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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74

그리스인 남편이 서울이 좋은 이유 vs 싫은 이유 "눈이 그립지 않아?" 요즘 그리스인 남편 매니저 씨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해마다 겨울만 되면 한국의 겨울을 그리워하는 매니저 씨는 오늘 따라 한국에서 있었던 많은 기억들을 제 앞에 나열하며 추억합니다. 추억이 만개하자 이 사람, 서울이 좋은 이유를 가열차게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그리스인 남편이 말하는 서울이 좋은 이유 1. 서울에는 다양하고 맛있는 식당이 많다. 남편은 짬뽕전문점, 숙성된 김치찌개집, 조개구이 식당, 감자탕 가게, 해장국집 등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들을 24시간 언제나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서울이 좋다고 말합니다. 집밥과 가족파티를 선호하는 그리스에는 대도시라 하더라도 외식할 수 있는 식당 종류가 한국만큼 다양하지도 않을뿐더러, 더 비싼 외식비를 지출해야 하니까요. "한 마디로 .. 2014. 1. 24.
이민 초기 나를 울고 웃긴 그리스 카레 살면서 카레를 그렇게 좋아했던 것은 아닙니다. 도리어 카레나 인도 요리를 좋아하는 것은 막내 동생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사는 동안 한번씩 입맛이 없을 때 카레를 해 먹곤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채소들을 작게 깍둑 썰어 고기든 햄이든 달달 볶다가 살짝 간을 하고 물에 잘 푼 카레가루를 부어 끓일 때 그 매캐한 향은 이상하게 안정감을 줄 때가 많았으니까요. 어릴 때, 참새처럼 입을 벌리고 밥상에서 기다리던 저희 세 자매의 밥 위에 엄마가 부랴부랴 국자로 카레를 부어 주던 그런 추억에서 오는 안정감인지도 모릅니다. 카레 마니아는 아니었지만 한번씩 먹고 싶을 때, 한국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동네 작은 슈퍼나 편의점을 가더라도 다양하게 골라 쉽게 살 수 있는, 제겐 그런 것이 카레였습니다. 그리스에 이민 와 한동.. 2014. 1. 15.
20년 된 한국 리코더, 그리스에서 딸아이 사랑을 받다. 그리스로 이민을 올 때 많은 물건을 다른 이들에게 주거나 버리고 왔습니다. 가져 올만큼 새것에 값나가는 물건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괜찮은 가구나 책들은 가져오기엔 많이 무거웠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더 이상 들여다 보게 되지 않는 초,중,고 대학교 졸업앨범, 20년 넘게 수기로 쓴 일기들까지 모두 버리고 왔습니다. 마치 가기 싫은 곳에 가야 하는데 돌아갈 배가 있으면 되돌아 오고 싶어질까 그 배를 불태워 버리는 심정으로 말이지요. 이런 사정으로, 지금 그리스 집에는 한국에서부터 오랫동안 쓰던 물건이 많지 않습니다. 처음 이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 엄마가 보내신 소포가 도착했는데, 그 상자엔 이런 저런 필요한 물품들 외에도 딸아이 앞으로 보내는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 2014. 1. 14.
지중해식 탕수육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반응 지난 신년맞이 파티 때 케이크는 다른 가족들이, 요리는 제가 담당했었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참석자 수가 많으니, 늘 여러가지 종류의 많은 양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날 요리했던 음식들의 일부를 소개하자면요. 삶은 문어와 치즈, 토마토, 칠리 소스를 이용한 그리스 요리입니다. 가족들이 그도록 기다렸던 한국음식 잡채입니다. 그리스는 겨울엔 시금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주 야채로 오이, 당근, 버섯, 양파, 다양한 파프리카를 사용했습니다. 올리브나무 표 닭가슴살 시저 샐러드와 감자 달걀 샌드위치 입니다. 레시피는 다음에 한번 소개하도록 할게요. 이런 요리와 함께, 밥과 야채에 간을 해서 계란 옷을 입혀 굽는 계란밥도 만들었습니다. 이 계란밥은 요리사 시누이와 딸아이가 가장 기다렸던 요리인데요. .. 2014. 1. 8.
헤라클레스가 지나갔다는 장소에 가보니 지난 주말, 저희 가족은 남편 매니저 씨의 일 때문에 로도스 섬의 산악지대에 있는 한 지역에 가야 했습니다. 그 지역에도 면 단위의 개성 넘치는 마을들이 있지만, 저희가 살고 있는 로도스 시에서 100km가 넘어 차로 두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지역이고, 우리나라 대관령 고개처럼 산으로 구불구불 도로를 타고 한참을 올라가는 곳들이라 평소에 특별한 일 없이 가게 되는 곳은 아닙니다. (로도스 섬에는 로도스 시를 제외하고 읍 면 단위의 마을들이 총 45 개가 있습니다.) 일을 끝내고 로도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인 엠보나라는 곳에, 그곳 출신인 이웃 술라 아주머님 가족들이 연휴 내내 머물고 있어 저희도 그곳에 잠깐 들르기로 했습니다. 엠보나 마을이 위치한 아타비로 산은 해발 1216m 높이로 설악산 .. 2014. 1. 6.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의 새삼스런 의미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리스인 시댁 가족 친척들과 함께 그리스 식 새해 맞이 파티를 함께 하고, 사람들을 모두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고 나니 이곳 시간으로 새벽 세 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꼭 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그리스인들의 새해 맞이 문화와 풍습에 대해서는 곧 다시 자세히 쓰도록 할게요.) 이곳 시간으로 오늘 낮에, 이미 12월 31일 밤이 되어버린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메신저로 영상통화를 하면서 저와 딸아이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때마침 저희 집에 들르셨던 시어머님께서, 사돈인 저희 부모님께 새해 인사를 하셨는데요. "안녕!(한국어로) 하우 아 유? (영어로) 갈라 이세?(그리스어로) " 떠오르는 대로 좀 급하게 3개국어.. 2014. 1. 1.
가끔 한국이름 ‘동수’로 불리고픈 그리스인 남편 지난 24일 저녁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파티는, 제가 그리스로 이민 온 후 처음으로 저희 집이 아닌 셋째 고모님 댁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빵빠라빵~~~~! 이 얼마 만에 가족파티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어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으러 우아하게 파티에 참석하러 가는 건가요! 제 생일보다 기분이 더 좋네요!"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고모님의 이름 날이 크리스마스와 겹치기 때문에 이번엔 고모님께서 파티를 주최하시기로 한 것입니다. 파티에 참석할 가족 친척 명단을 미리 전해 들은 저는, 24일 오전까지도 선물을 사러 돌아다니느라 바빴습니다. 드디어 고모님 댁에 도착해 다양한 와인과 이에 잘 어울리는 음식들로 가득한 식탁을 보니 무척 기분이 좋았는데요. 파티가 무르익자, 음악에 맞춰 그리스 전통춤을 추기.. 2013. 12. 27.
그리스인 남편 덕에 엄청 특이해진 어느 크리스마스 휴가 몇 년 전 크리스마스 때 오스트리아 고모님 댁으로 휴가를 갔을 때, 저는 나름 기대했던 일들이 있습니다. 비엔나 벨베데레 갤러리에 걸린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를 보러 가고 싶었습니다. 클림트의 다른 대표작들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 작품만은 직접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엔나 벨베데레 겔러리에서 클림트의 키스를 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니면 모차르트의 흔적을 따라가거나, 학생들이 하는 연주회라도 좋으니 음악의 도시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의 연주회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스에도 전국적으로 클래식 연주회나 특별 작가 초대전이 큰 겔러리에서 열릴 때가 많지만, 그리스는 역사적 특성상 고대 유물에 관한 전시회나 다양한 극장 연극을 볼 기회가 훨씬 더 많기에, 이왕 음악과 예술의 도시 비엔.. 2013. 12. 24.
내가 ‘권투 하는 곰’이라 불린 이유 한국에 살 때도 연말이면, 1년 동안 일정을 적어둔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며 올해는 뭘 잘 했지, 뭘 감사할 일이 있었지, 계획했는데 못 이룬 일은 뭐지, 좋았던 기억은 있나, 난 작년 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나 등등 생각이 많아지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에 이민 온 후 첫 번째 연말을 맞았을 때, 그 연말증후군은 한국에 있을 때와 비할 바가 안 되게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아직은 많이 낯선 시댁가족들은 모두 서로를 챙기는 것 같았고, 연말 연시 파티가 이어질 때마다 시어머님은 당신 딸인 시누이 앞으로 음식접시를 밀어놓곤 하셨는데, 어떤 날은 정말 정신 없이 딸을 위하시느라 제 앞에 놓인 접시까지 밀어 옮기신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민 후 첫 번째 연말은, 한국과 한국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매일 눈물.. 2013. 12. 12.
크리스마스트리에 전구 대신 진짜 초를 달다니. 몇 해전 겨울, 저희 가족은 감사하게도 오스트리아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해 여름에 사촌 마사가 저희 집에 여행 와 머물게 되면서, 고모님은 내심 당신 딸을 먹이고 재워준 제게 고마우셨던 것 같습니다. 놀러 오기만 하면 편하게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성화셨고, 늘 음악과 예술의 도시 오스트리아 비엔나(빈)에 한번 가보고 싶었던 저는 감사하게 그 초대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청 앞의 크리스마스 마켓입니다. (프랑스, 독일, 체코 등의 크리스마스 마켓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의 볼거리로 유명합니다.) 주차가 어려운 시내 안쪽은 지하철을 탔어요. 그리스 로도스에서 비엔나까지는 약 2시간 30분 정도 비행시간이 소요되니 크게 먼 거리는 아닙니다. 관광시즌인 여름엔 로도.. 2013. 12. 11.
우리는 한국을 그리워하는 식구다. 토요일에도 함께 밥을 먹기가 어려울 때가 많을 만큼 바쁘게 일을 하던 남편 매니저 씨는, 원래 평일엔 저희와 함께 밥을 먹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한국의 저녁식사처럼 하루의 메인 요리가 점심식사인 그리스에서는 이 점심이 참 중요한 밥인데, 매니저 씨가 만약 매일 점심을 사 먹는다면 정말 지겨운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엔 제가 요리를 해다가 갔다 주면 매니저 씨와 직원은 가게 일을 하며 밥을 먹고, 저는 마리아나와 집에 와서 밥을 먹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달 전부터 마리아나가 사무실 근처의 영어학원에 다니게 되면서, 레벨테스트를 해서 배정받은 수업 시간이 하필이면 하교 후 1시간 후에 시작하는 수업이라 집에 와서 점심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사무실에서 집까진 차로 20-.. 2013. 12. 6.
한국 여성 지인들이 그리스인 남편에게 부러워한 한 가지 매니저 씨는 한국에 있을 땐, 지금처럼 수염을 길도록 놔둘 수 없었습니다. 날씨가 뜨거운 그리스인들은 대개 날씨가 추운 북유럽인들 보다는 머리숱이 많고 수염도 빨리 자라, 면도를 하더라도 금새 자라버려 그리스에는 그냥 그대로 수염을 놔두고 다듬기만 하며 수염을 유지하는 남자들이 많습니다. 몇 년 전, 그리스에서의 매니저 씨 (저와 딸아이도 그리스에 온 후, 날씨와 단백질 섭취량 덕에 머리숱이 늘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지요?)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수염을 이렇게 내버려 두면, 자칫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매니저 씨도 되도록 면도를 하고 다니려고 애썼는데요. 언젠가 소개한, 한국에 살 때 L월드에서 찍은 매니저 씨의 사진을 기억하시나요? 확실히 위의 사진과 비교해 수염이 짧은 것을 확인할 .. 2013.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