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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74

드디어 끝났다! 여러분! 저를 오래기다리셨지요? 몇 개월간 블로그에 접속조차 못 했더니, 티스토리 아이디가 휴면 상태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도대체 무슨 그리 바쁜 일이 있다고 댓글 승인도 안 하고 이리 오랜 시간 소식도 전하지 못 하고 있나, 궁금해하고 걱정하시는 분들의 많은 댓글이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실은 제게 아주 큰 일이 생겼답니다! 지난 글에서 몸이 몹시 아팠었다는 소식을 전했었는데,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알게되었지요. 저희 가정에 둘째 아이가 찾아온 것입니다! 소수의 블로그 지인분들은 알고 계셨듯... 실은 그간 몇 년 동안이나 둘째 아이를 기다려왔었는데 잘 생기지 않았었어요. 병원을 꾸준히 다녔었지만 나이가 있고 몇 년 전 수술도 했었기에 쉽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속상해하고 있었어요... 2015. 5. 14.
준 것과 받은 것 준 것과 받은 것 제가 늘 잘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에 '그 때 참 고마웠었다'고 다시 찾아와 이야기 하는 지인들을 보며 그런 저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어떤 계기로 전반적인 저의 재정에 대해 점검하며 세밀하게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고, 좀 새로운 시스템으로 돈의 출납뿐만 아니라 물건으로 주고 받은 것까지 매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10 렙따(유로화10센트의 그리스어 표현=약140원)까지도 빠짐없이 기록했고, 커피 한잔, 토스트 하나를 대접 하거나 받은 것까지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주 기록하지 않아서 저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저에 대해 늘 잘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일지 모르나, 놀랍게도 저.. 2014. 11. 3.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과 인사하기 쉬운 그리스 문화 아테네의 지하철역에서 순간 '저 사람이 누구였더라? TV에서 봤던 배우였었나?" 라며 재빨리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을 만큼, 그 여자와 저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그녀의 몇 안 되는,어쩌면 유일한 동양인 지인 중 하나일 제 얼굴은, 알아보기 참 쉬운 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어머! 반가워요!" 그녀가 제게 웃으며 다가와 그리스인 예의 볼키스를 해오며 격하게 아는 체 할 때서야, 저는 그녀가 올 여름 마리아나 수영강습에서 처음 알게 된 꼬마 요르기아의 엄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아이엄마 답지 않게 여릿한 몸매에 예쁜 얼굴을 갖고 있어서, 순간 TV에서 봤던 배우인가? 착각했던 것입니다. 일 때문에 아테네로 잠시 출장 온 것이라 했습니다. 여름 내내 수영장에서 .. 2014. 10. 29.
딸아이와 같이 하는 그리스 역사 공부, 반전 매력 넘쳐 "엄마! 이스토리아(역사) 과목이 너무 어려워요!!!!" 4학년이 된 마리아나는 새로운 그리스 역사(국사) 교과서로 몇 번의 역사 수업을 듣고 나더니, 정색을 하며 우는 소리를 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약 9년을 배워야 하는 국사인데, 신화 위주로 쉽게 진행되었던 3학년 교과서에 비해 4학년 교과서에서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농업, 목축, 항해, 이주, 생활, 종교와 고대 도시국가 등 비교적 낯설고 어려운 주제들을 시간 순차적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딸아이가 처음 들어 보는 고대 지역 이름들과 어려운 그리스 단어들(한국어로 풀이하자면 조직력, 이주, 자산 등의 단어 등입니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래도 4학년부터 교과과정에서 한국의 '사회과 부도.. 2014. 9. 27.
그리스 남편의 문신을 처음 인식한 딸아이의 반응 그리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문신(타투)이 한국에 비해서는 보편적인 문화라, 작은 문신 하나 정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어디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노출이 많은 여름에 그리스를 찾는 인근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을 보면 참 다양한 문신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곤 하는데요. 제 친구 디미트라 양만 하더라도 보편적인 직업을 갖고 있고 제법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자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몸 전체에 7개의 작은 문신들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인인 또 다른 친구는 다리에 발찌 모양의 문신을 갖고 있는데, 그녀는 그냥 일반 회사원이고 성격도 조용한 편입니다. 또한 제 그리스인 시댁 친척들 중에도 크고 작은 문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즉, 유럽에서의 문신이란 특별히 예술적인 영혼을 가진 사.. 2014. 8. 27.
그리스 햇볕을 무시했던 동수 씨, 호되게 당했어요! 14일이었던 지난 목요일, 연휴 전날이라 사람들이 미어지게 사무실에 들이닥쳤지만 내일부터는 간만의 휴가라 이쯤은 참을 수 있다 했었습니다. 연휴 동안 책 작업도 좀 많이 하고, 외시할머님 사시는 지역의 큰 축제에도 가봐야지 했었습니다. 연휴가 시작되었던 15일 새벽, 아버님과 친구 스테르고스와 함께 바다 낚시를 떠나는 동수 씨의 등뒤에 대고 "물고기 많이 잡아 와! 오랜만에 생선스프 먹을 생각하니까 정말 좋다!~~" 라며 즐겁게 배웅했었습니다. *그리스의 생선스프 ψαρόσουπα프사로 수파 는 흰살생선을 손질해서 당근, 호박, 감자 등과 함께 버터와 약간의 밀가루를 풀어 넣고 한참을 끓이다가, 소금과 후추간을 해서 마지막에 레몬을 곁들여 먹는 것인데, 우리나라 생선탕들처럼 맑은 국물은 아니지만 먹고 나.. 2014. 8. 19.
그리스인 남편이 한국에서 여름이면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 한국은 여름만 되면 납량특집을 이런 저런 형태로 심심치 않게 TV에서 보여주지만, 좀비 미드도 아무렇지 않게 보는 동수 씨가 그런 것을 무서워할 리가 없습니다. 도리어 신나하며 납량특집극을 보았었지요. 그렇다면, 좀처럼 겁도 없고 도리어 남 놀라게 하길 좋아하는 그리스인 동수 씨가, 도대체 한국에 살면서 여름을 보낼 때 "난 한국 여름에 이런 것이 정말 무섭다!" 라고 말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다름아닌 바로 한국의 모기와 매미입니다! 사실 곤충으로 치자면 일반적으로는 여름이 건조하고 환경이 비교적 깨끗한 그리스의 곤충들이 한국의 곤충에 비해 더 활동이 활발한 편입니다. 특히 로도스는 공기가 깨끗한 편이라서 각종 크기의 거미들이 얼마나 자주 거미줄을 만드는지 1주일만 베란다 같은 곳을 청소하지 않는다면 쉽.. 2014. 8. 13.
지친 나를 웃긴 그리스 친구의 증명사진 원래도 디미트라는 유쾌한 아가씨입니다. 함께 있는 사람까지 즐겁게 만들 만큼, 늘 에너지가 넘치고 잘 웃는 재미있는 친구이지요. 또 마리아나와는 얼마나 잘 놀아주는지 (아니 '함께 논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하네요!) 딸아이는 디미트라를 만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디미트라의 이 현란한 손동작 기억하시지요?^^ (관련글 2013/12/16 - 그리스인 친구들과 만리포사랑을 부르게 될 줄이야) 그런 그녀와 또 다른 친구인 갈리오삐는(그녀의 이름이 갈리 '오빠'로 들린다는 독자님을 위해 그녀의 애칭을 알려드릴게요. 그리스에서는 이 이름을 가진 여성들을 약칭으로 '뽀삐'라고 부른답니다. 처음엔 두루마리 화장지가 연상되어서 이 이름의 약칭을 들었을 때엔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지만, 이젠 제 지인 중에 여러.. 2014. 8. 11.
그리스에서 부모님을 더 자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독특한 이유 "저는 하루에도 몇 번은 부모님에 대해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만 듣는다면, 이런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올리브나무 씨는 효심이 가득한 딸인가 보다.' 라거나 혹은 ‘해외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더 자주 생각하게 되나 보다.’ 라고요. 그런데 그리스에 살며 하루에도 몇 번씩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제가 ‘그리스’ 라는 독특한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인들, 오랜만에 만나면 무조건 부모님 안부를 물어요! 가족 관계가 끈끈한 한국에서도, 부모님을 알고 있는 어떤 연배 있는 지인을 오랜만에 만날 때면 간혹 부모님의 안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지인들이 제 부모님의 안부를 물어 오는 것은 그 정도의 빈도가 아닙니다. 가족 문화가 단단하고 친척 간의.. 2014. 7. 28.
그리스 남편이 지은 '싫은데 부인할 수 없는' 별명들 남편 동수 매니저 씨는 평소 표현을 참 직선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누가 이 둘이 같은 인물이냐고 물어 보셔서 둘 다 썼는데, 쓰고 보니 동수가 이름이고 매니저가 성 같네요^^) 물론 사회생활을 해야 하니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나 잘 보여야 되는 사람 앞에서는 절대로 그런 식으로 말 하지 않지만, 친한 사이인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는 에둘러 표현하는 것은 좀처럼 못 합니다. "너 예쁘다!" "네가 한 음식 맛있다!" "저 사람 멋지다!" 등 상대의 좋은 점을 표현할 때는 이런 직선적인 표현이 감동을 주지만, 반대로 별로 상대가 좋아하지 않은 콤플렉스나 단점에 대해 말할 때도 직선적이어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쉽습니다. 어떤 땐 자기 가족이라고 어머님이나 시누에게도 너무 직설화법을 사용해서, 도리어 제가.. 2014. 7. 8.
요즘 그리스 시어머니를 보며 기분이 좋지 않았던 진짜 이유 참 이상했습니다. 왜 시어머님께서는 가족 모임으로 다같이 외식을 할 때마다 늘 음식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드시는지요. 종류를 막론하고 아무리 맛있다는 식당에 가도 늘 뭔가 혼자 꼬투리를 잡으며 맛이 없다고 투덜거리셨는데, 또 음식은 남김없이 다 드시는 것을 보면 정말 맛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서 도무지 어머님의 심리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왕 드시는 거 기분 좋게 드시면 될 것을 꼭 그렇게 투덜거릴 필요가 있을까 싶었고, 저희 부부가 무슨 날이라서 식사를 대접할 때에도 그렇게 꼭 음식 트집을 잡으셔서 속상하기까지 했습니다. 몇 주 전 동수 씨 생일 때 이틀 연속 가족끼리 외식을 했었습니다. 역시나 이 때도 맛있는 식당에서 이렇게 불평을 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심하게 언짢아진 제 기분의 정체.. 2014. 7. 3.
그리스 남편이 계산에 머리 뜯는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세금 비율이 높고 종류도 많은 그리스에서는 회사든 개인이든 대부분 개별적으로 회계사를 두고 소득과 세금 관리를 해야만 합니다. ⊙ 그리스의 세무 제도는 이래요. 사업자의 경우엔 반드시 영수증 혹은 세금 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는데, 세금계산서야 수기로 발행하더라도 사업자 번호와 상대의 세무 번호가 남기 때문에 투명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주민등록번호 보다 AΦΜ라고 불리는 개인의 세무 번호가 훨씬 중요한 번호로 취급되어, 그리스에 사는 사람이라면 자국민이든 외국인이든 이 AΦΜ를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필수 입니다. 그 만큼 이 번호를 요구하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금계산서가 아닌 일반 영수증을 발행할 때도 그것을 발행하는 기계가 회사마다 관할 세무서에 등록된 기계만 사용하는 것을 원칙.. 2014.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