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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12

낯선 한국어 표현에 당황한 그리스의 마리아나와 갈리오삐 그리스인 친구 갈리오삐는 혼자 큰 고민에 빠졌다고 했습니다. 한국어 숙제를 하다가 이런 한글 지문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꽃차를 자주 마십니다. 꽃차는 입으로만 마시는 차가 아닙니다. 눈으로 마실 수도 있습니다. 맛도 좋고 색깔도 예쁘기 떄문입니다. (중략) 이 지문은 어떤 이가 '꽃차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쓴 내용인데, 한국인이라면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더라도 차나 다예, 다도 등의 문화에 대해 한번쯤은 TV를 통해서라도 접한 적이 있으니, 전통적으로는 차를 마실 때에 향을 맡고, 눈으로 빛깔을 보고, 입으로 맛을 음미하는 느릿한 과정을 통해 차를 마시곤 했다 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니 '차를 눈으로 마신다.'는 말이 '눈으로 차의 색을 보며 느낀다'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경험적으.. 2014. 7. 5.
뭐? 그리스 아이들이 그것 때문에 한국에 가겠다고?! "엄마!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가기로 했어! 우리끼리만!" 마리아나가 얼마 전 학교에 다녀와 한 말은 참 기가 막혔습니다. 아니, 이제 만 나이 8-9세(한국 나이 10세)인 아이들이 어딜 간다는 것인지, 그것도 자기들끼리만 간다니 무슨 소린가 싶었습니다. 그냥 장난으로 하는 소린가 싶어 무시하려 했지만 그 다음 이어지는 말은 제법 구체적이었습니다. "우리가 계획을 세워봤는데, 열 두 살이면 신분증이 나오고 우리끼리 다닐 수 있는 나이가 되니까, 오! 엄마 신분증 나오면 정말 좋겠다! 그치? 어른 같잖아요! 하하! 아무튼 열 네 살이나 열 다섯 살 쯤엔 우리끼리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들 없이! 하하. 생각만 해도 정말 좋아요!" 저는 하던 일을 멈추고 녀석의 얼굴을 쳐다보며 묻지 않을 수 없었.. 2014. 3. 29.
그리스인 남편의 한국어 외래어 발음법, 진짜 특이해! "컴.퓨.터!" 그리스인 남편 동수 씨는 한국에서 이 단어를 말을 할 때에는 '터'를 유난히 강조해서 말하곤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웨.이.터!" "샌.드.위.치!" 한국에 살면서 한국어 외래어를 말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마지막 음절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말을 하는 것입니다. 어느 날, 도대체 왜 이렇게 발음하는지 정말 의아해서 물어 보았습니다. "왜 그렇게 이상하게 발음을 하는 거야?" "그건 말이지. 한국어 외래어가 발음이 어려워서 그래." "응? 잘 발음이 안 되면 그냥 영어 식으로 발음해도 될 텐데??" "내가 그렇게도 해 봤지만, 그렇게 하면 잘 못 알아 듣는 사람이 많아. 게다가 내 발음이 영국식 영어 발음이라 한국 사람들은 더 못 알아 듣는다고!! 특히 동네 가게 주인 아줌마 아.. 2014. 2. 14.
한국어, 그리스인에겐 이렇게 들린다고 하네요! 한국인이 없는 곳에 사는 저와 딸아이는 평소 그리스인들과 섞여 있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있을 때는 그리스인들을 배려해서 둘이 대화를 해야 할 경우에도 그리스어를 사용합니다. 물론 둘만 있을 때는 항상 한국어 위주로 사용하지만, 만약 여러 친구들이 함께 있는데 우리끼리만 계속 한국말로 속닥 속닥 얘기할 경우 자칫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을 따돌리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감정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좀 다른 경우지만 제가 한국에 살 때, 한국인 재일 교포 출신의 지인이 있었는데 한국어도 잘 아는 지인의 아들과 이 지인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굳이 항상 일본어로만 대화를 해서, 사람들에게 빈축을 샀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저와 딸아이는 그리스인들 앞에서도 한국.. 2014. 2. 4.
이민 1.5세 딸아이의 요상한 끝말잇기 유치원 때 그리스에 왔으니 사실 이민2세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지만, 태어나 한국에 산 몇 년 동안 딸아이는, 일하는 엄마 때문에 15개월 무렵부터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 종일반을 다녀야 했습니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라고 그런 계기로 한국어와 한글의 기본을 닦았습니다. 그리스어, 한국어, 영어를 사용하며 생활하는 딸아이는 감사하게도 한국어 삼행시나 끝말잇기 등의 놀이를 좋아합니다. 3.6.9 게임을 한국어 제자 갈리오삐에게 가르치려다 한국어도 아직은 서툰 그녀를 혼돈의 세계에 빠뜨린 이후로는 이젠 갈리오삐, 디미트라, 이로 아주머님을 만나면 자꾸 한국어 삼행시 놀이를 하자고 해서 또 당황하게 만들곤 하는데요. 아무리 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도, 아직은 딸아이가 알고 있는 생활 단어 양을 따라갈 수는 없기 .. 2013. 10. 31.
한국어와 그리스어의 합성신조어를 사용하는 그리스인들 그리스인들은 관광국에 사는지라 다른 언어를 접할 기회가 많아, 처음 들어 보는 언어를 접할 경우 대개 그 언어의 "안녕하세요?" 정도의 인사말은 배우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 그런 호기심 넘치는 그리스인들을 보며, 저는 도대체 알아서 뭘 하려고 이런 질문들을 하나 싶을 때가 많았는데, 한국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는 게 좀 황당하기도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러한 외국어에 대한 자연스런 관심 때문에 제 주변엔 영어는 물론이고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인근 유럽국가의 간단한 기본 회화 정도는 구사할 줄 아는 그리스인들이 참 많습니다. "어떤 땐, 제가 독일어나 이탈리아어 간단 회화를 모르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여겨지니 참 말도.. 2013. 10. 17.
한국여자여서 받은 오해, 한국어로 해결되다! 어제 이야기에 이어서 말씀드릴게요. 2013/07/09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내가 한국여자여서 제대로 오해한 그리스인 내 친구 그 모임은 예상치 못한 자리였습니다. 작년 연말 연일 이어지는 손님 치르기에 분주한 때였는데, 딸아이의 친구 알리끼의 엄마 마리아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올리브나무, 아테네에서 옛날 병원 동료들이 로도스로 휴가를 왔어. 그래서 야외에서 바비큐나 하려고. 마침 내일 모처럼 비가 안 온다고 하네? 나머지는 올리브나무도 아는 친구들인데 올 수 있지? 그리고 알리끼 생일 축하도 하려고 해." 알리끼는 크리스마스에 태어나서 늘 가족끼리만 생일 파티를 해 왔다고 합니다. 모두 각자의 가정에서 바쁜 때이니 말이지요. 그래서 올해도 그냥 넘어가나 했었는데 마리아는 어차피 친구들이 모.. 2013. 7. 10.
내 그리스인 친구가 백만장자를 한번도 만나지 못한 이유 이번 주엔 그리스인 친구 디미트라 양과 평소와 달리 두 번 수업을 했습니다. 지난 주에 미국에서 동생네가 와서 수업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화요일에 수업을 할 때 몇 주 동안 배운 미래형 동사 사용법에 대해 몹시 헷갈려 했었기에, 오늘은 앞부분 수업에서 미래시제로 한국어를 말하는 것을 예문을 통해 충분히 공부를 했습니다. 그녀가 더욱 미래시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평소 숙제를 할 때 새 단어 반복 써오기와 함께 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을 중심으로 작문을 해 오게 하는데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과거시제 동사를 중심으로 늘 사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뒷부분을 공부하며, 제시한 단어 중 골라 문장을 만들 때, 그녀는 백만장자와 만나다를 선택해서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당연.. 2013. 7. 6.
그리스인들이 한국어 숫자를 셀 줄 아는 놀라운 이유 그리스인들이 한국어 숫자를 셀 줄 아는 놀라운 이유 그리스에서 여름에 관광객이 많이 드나드는 장소를 찾아갈 경우, 저는 어김없이 관광객 취급을 받습니다. 아무리 현지인처럼 옷을 입고 있어도 말 한 마디 안 하고 조용히 있을 경우 누가 봐도 아시아인 얼굴이기 때문입니 다. 그런데 지난 주에 매니저 씨와 한국인은 당연히 없고 아시아인이 정말 살지 않는 지역으로 장거리 출장을 갔을 때, 커피를 사러 카페에 들렀다가 "러시아인이세요?" 라는 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내, 내, 내가 어딜 봐서 러시아인이란 말인가!!! 이렇게 쌍커풀 없는 눈의 러시아인이 다 있단 말인가?! 이제 듣다 듣다 별 소리를 다!! 혹시 중앙아시아인을 말하는 것인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다 못해 이제 중앙아시아인으로 까지 오해받.. 2013. 6. 26.
그리스인 한국어 제자와의 아주 특별했던 책거리 그리스인 한국어 제자와의 아주 특별했던 책거리 저에게는 한국어를 배우는 디미트라와 갈리오삐라는 제자들이있습니다. 애독자분들이시라면, 디미트라의 폭소를 부르는 가족관계에 관한 작문을 기억하실거에요. 2013/02/23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유럽인들을 멘붕시킨 한국의 가족관계호칭 지난 주까지 기초 한국어 과정에서의 명령문을 몇 주 동안이나 배우던 디미트라는, 상황별 한국어 명령문에 거의 '나는 누구이고, 여긴 어디인가..' 멘탈이 붕괴되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리스어에서는 아무리 상황별 명령 동사가 여러 개가 있다해도 한 동사 당, 세 개의 명령 동사만 잘 기억하면 모든 사람을 상대로 명령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어의 경우 그렇지가 않다는 걸 아시지요. 이를테면, '가.. 2013. 3. 30.
그리스 아이들이 영어가 쉽다고 말하는 이유 그리스 아이들이 영어가 쉽다고 말하는 이유 그리스에서 매니저 씨 친척 소년 스타브로스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깜짝 놀랐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그 아이가 얼마나 영어로 대화를 잘 하는지, 속으로 '이 아이는 분명 영어 조기교육을 잘 받은 공부를 아주 잘 하는 아이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는 공부에 통 흥미가 없는 아이였었습니다. 작년에 우연히 친구의 딸인 에브도끼아가 영어 학원 교재를 읽는 모습을 보았는데, 영어를 읽고 쓰고 말하기 수준이 우리나라 고등학생 정도여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그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리스에서 아주 특별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그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어떻.. 2013. 3. 15.
3개국어를 알아들어야 하는 딸아이의 유머돋는 한국어 실수. 3개국어를 알아들어야 하는 딸아이의 재밌는 한국어 실수. 매니저씨와 올리브나무씨가 처음 친구로 알고 지낼 때, 그들이 사용한 언어는 무엇이었을까요? (맞추시는 분께 복 많이) 두둥.. 네. 정답입니다. English! 영어였습니다. 한류 열풍이 불기 전, 그리스와 교류가 적은 나라의 말 한국어를 알리 만무한 매니저씨와 그리스어라고는 수학시간에 배운 씨그마, 알파,비따,감마α β γ가 전부였던 올리브나무씨는 (그나마 그 기호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잊어버린지 백만년은 되었고) 영어로 밖에는 달리 대화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올리브나무씨 영어 실력이 수준급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갈고 닦은 미국드라마 몰아보기(^^) 실력과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의 수다떨기로 단련된 내 멋대로 영어로 매니저씨와 일반 대화를 나누기.. 2013.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