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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시어머니28

그리스에서는 갈 수 없는 찜질방에 대한 딸아이의 해소법 한국에 사는 동안엔 딸아이는 어렸고, 손발에 늘 열이 많은 편인 엄마를 둔 탓에 찜질방에 갈 기회가 많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한국에서의 몇 번의 찜질방 행은 그 아이에게 큰 기쁨과 추억을 주었던 듯 합니다. 그리스에 살면서 한번씩, "엄마! 우리도 찜질방 가고 싶다. 그치요?" 라고 동조를 구하는 눈빛으로 묻곤 하니까요. 도대체 뜨뜻하게 지지는 것을 좋아하기엔 어린 나이에 경험했던 찜질방의 무엇이 그리 좋았을까, 궁금했던 저는 딸아이에게 진지하게 되물었습니다. "넌 찜질방에 왜 그렇게 가고 싶은데?" "그건...이렇게 말 한다고 엄마, 나 놀리지 말아요. 사실은, 찜질방 달걀이랑 미역국이랑 식혜랑...그런 게 정말 정말 맛있거든요! 그리고 안마 의자도 재미있어서 좋아요!!! 근데 .. 2014. 9. 19.
그리스 햇볕을 무시했던 동수 씨, 호되게 당했어요! 14일이었던 지난 목요일, 연휴 전날이라 사람들이 미어지게 사무실에 들이닥쳤지만 내일부터는 간만의 휴가라 이쯤은 참을 수 있다 했었습니다. 연휴 동안 책 작업도 좀 많이 하고, 외시할머님 사시는 지역의 큰 축제에도 가봐야지 했었습니다. 연휴가 시작되었던 15일 새벽, 아버님과 친구 스테르고스와 함께 바다 낚시를 떠나는 동수 씨의 등뒤에 대고 "물고기 많이 잡아 와! 오랜만에 생선스프 먹을 생각하니까 정말 좋다!~~" 라며 즐겁게 배웅했었습니다. *그리스의 생선스프 ψαρόσουπα프사로 수파 는 흰살생선을 손질해서 당근, 호박, 감자 등과 함께 버터와 약간의 밀가루를 풀어 넣고 한참을 끓이다가, 소금과 후추간을 해서 마지막에 레몬을 곁들여 먹는 것인데, 우리나라 생선탕들처럼 맑은 국물은 아니지만 먹고 나.. 2014. 8. 19.
요즘 그리스 시어머니를 보며 기분이 좋지 않았던 진짜 이유 참 이상했습니다. 왜 시어머님께서는 가족 모임으로 다같이 외식을 할 때마다 늘 음식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드시는지요. 종류를 막론하고 아무리 맛있다는 식당에 가도 늘 뭔가 혼자 꼬투리를 잡으며 맛이 없다고 투덜거리셨는데, 또 음식은 남김없이 다 드시는 것을 보면 정말 맛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서 도무지 어머님의 심리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왕 드시는 거 기분 좋게 드시면 될 것을 꼭 그렇게 투덜거릴 필요가 있을까 싶었고, 저희 부부가 무슨 날이라서 식사를 대접할 때에도 그렇게 꼭 음식 트집을 잡으셔서 속상하기까지 했습니다. 몇 주 전 동수 씨 생일 때 이틀 연속 가족끼리 외식을 했었습니다. 역시나 이 때도 맛있는 식당에서 이렇게 불평을 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심하게 언짢아진 제 기분의 정체.. 2014. 7. 3.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말 거는 그리스인 가족들 그리스인 남편 동수 씨는 아테네에서 1박2일 세미나를 잘 마치고 오늘 저녁 돌아왔습니다. 새로 받아온 책 등의 무거운 짐 가방을 한 바탕 푼 후, 저에게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아테네 공항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났어. 그래서 어떻게 했는지 알아?" "또 말 시켰구나!!!" 동수 씨는 관광지역 등에서 혹시 한국인들이 자신들끼리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꼭 한국어로 말을 시켜 상대를 놀라게 한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아니야. 이번엔 그 사람들이 먼저 말을 시켰다고." "응? 뭐라고?" 저는 혹시라도 블로그 독자님들 중에 그리스 여행을 하시다가 동수 씨 얼굴을 알아보고 말을 시켰나 싶어 깜짝 놀라서 되물어보았는데요. "영어로 길을 물어보더라고. .. 2014.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