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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남편14

복권 사랑 그리스에, 이런 복권이 다 있다니요!! 제가 그리스에 처음 여행 오기 한 참 전에 그리스가 궁금해 관련 책을 사다 보던 때에도, '그리스인들은 복권을 참 좋아한다.' 라는 정보가 있었을 정도이니, 그리스인들이 복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한데요. 다만 그리스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복권을 구매하는 데에는 그저 "로또 맞고 싶다." 라는 심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리스에 이렇게 복권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었다 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스인들은 복권을 사는 것을 그저 인생의 하나의 소소한 재미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물론 당첨되면 더할 수 없이 기쁘겠지만, 당첨 여부와 상관 없이 그저 재미로 사고 또 그걸 이야기 소재 삼아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그리스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복권이 존재.. 2014. 5. 20.
그리스 사위에게 큰 오해 받은 한국 장모님 친구 동수 씨는 한국에 살면서 친구나 지인들 집에서나 식당에서 수 많은 김치를 먹어보았지만, 언제나 저희 엄마 김치가 제일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들곤 했습니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인 엄마 김치가 맛있다는 얘기는 학교 다닐 때 도시락을 나누어 먹던 친구들에게도 가끔 듣던 말이라서, 주변 한국인 지인이 그렇게 말을 했다면 의심 없이 "고맙습니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수씨는 어디 가도 절대 굶을 사람은 아니다 생각될 만큼 워낙 필요할 때에는 얼굴 두껍게 남을 추켜세우며 비위 맞추기도 잘 하는 성격이라, 처음엔 솔직히 '외국인이 김치 맛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저렇게 자신만만할까?' 생각하며, 그 말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동수 씨의 그런 말이 공치사가 아님이 밝혀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엄마는.. 2014. 5. 15.
꽃피는 4월, 그리스에 가짜 꽃을 파는 뭉클한 이유 그리스의 4월은 한국의 4월만큼이나 꽃이 만개한 때입니다. 한국과 피는 꽃의 종류는 다르지만, 겨울 동안 많은 강수량으로 푸르렀던 나무와 풀들이 건조한 여름이 되어 초록이 바싹 말라 누런 건초로 변하기 전인 4월은 특히 가는 곳마다 아름답게 꽃을 피웁니다. (물론 그리스는 일년 내내 꽃을 볼 수 있는 곳도 많습니다. 로도스 역시 겨울엔 좀 종류가 적지만 일년 내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 그리스에 많이 피어있는 꽃들입니다. 로도스의 몬테스미스 언덕에 피어 있는 꽃들입니다. 대부분의 그리스 호텔들은 4월 중순을 넘어서며 문을 열고 본격적인 여름 관광객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스 다수 지역에서는 이르면 4월 말이면 한 낮에 바다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렇게 꽃이 만.. 2014. 4. 3.
날 20분 행복하게 만든 그리스인 남편의 거짓말 "지금 어디야?" "나? 이제 마리아나 데리러 학교에 가려고." "긴급 상황이야. 애 데려다 놓자마자 어머니에게 맡겨 놓고 빨리 여행가방부터 싸."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홀랜드(네덜란드)에서 연락이 왔는데, 당장 출장 오래. 급한 일이 있다고. 근데 티켓을 두 장 보내 주겠대. " "뭐야. 무슨 일인데 그렇게 급한 출장이 다 있어." "아무튼 시간 없어. 3시간 후 비행기야. 서둘러." 이런 뜬금 없는 말과 함께 바쁘다며 매니저 씨는 전화를 툭 끊어 버렸습니다. 기가 막힌 상황이란 것은 알지만,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는데요. 네덜란드라니… 그것도 출장으로 공짜 티켓이라니… 내가 아테네에 못 가게 되버린 게 이렇게 보상되는 건가 싶었습니다. 몇 년 전에 경유하느라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 두 번.. 2014. 4. 2.
한국 추억 때문에 헐값된 그리스인 남편의 사랑! "조개구이 먹으러 가자!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서 살 때 조개구이를 먹는 것을 좋아했던 그리스인 동수 씨는, 아쉽게도 집 가까운 곳에 조개구이 식당이 없어서 날을 잡아 친구 몇몇과 조개구이를 먹으러 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해산물을 좋아하는 그리스인들이 가끔 바비큐 석쇠에 문어나 조개를 얹어 구어 먹곤 하는 익숙한 모습처럼, 동수 씨는 그리스에 비해 한국의 값싸고 신선한 조개들을 잔뜩 쌓아 놓고 구워먹는 것이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었겠다 싶기도 합니다. 해산물 먹는 국경일(까싸라 데프테라)이었던 지난 주 월요일, 시어머님이 여행 중이셨던 관계로 저희 가족은 제가 이민 후 처음으로 '먹는 국경일'에 외식을 했답니다. (오예~~!) 로도스 시에서 50km 떨어진 지역의 해산물 식당들만 .. 2014. 3. 12.
한국어, 그리스인에겐 이렇게 들린다고 하네요! 한국인이 없는 곳에 사는 저와 딸아이는 평소 그리스인들과 섞여 있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있을 때는 그리스인들을 배려해서 둘이 대화를 해야 할 경우에도 그리스어를 사용합니다. 물론 둘만 있을 때는 항상 한국어 위주로 사용하지만, 만약 여러 친구들이 함께 있는데 우리끼리만 계속 한국말로 속닥 속닥 얘기할 경우 자칫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을 따돌리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감정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좀 다른 경우지만 제가 한국에 살 때, 한국인 재일 교포 출신의 지인이 있었는데 한국어도 잘 아는 지인의 아들과 이 지인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굳이 항상 일본어로만 대화를 해서, 사람들에게 빈축을 샀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저와 딸아이는 그리스인들 앞에서도 한국.. 2014. 2. 4.
그리스에서 인터넷으로 세배하고 울어버린 딸아이 한국이 설이란 것을 어제야 알았고 오늘 부랴부랴 한국의 부모님께 인터넷 메신저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오랜만에 딸과 손녀 얼굴을 보시며 반가워 하시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그 동안 전화통화는 자주 했어도 얼굴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어서, 며칠 전 물어 보셨던 제 가족 안부를 또 물어보시며 궁금해하셨습니다. 한참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던 중, 딸아이는 갑자기 "할머니, 할아버지! 잠깐만요~~~~~금방 다시 올게요~~~" 라며 2층으로 올라가버렸고, 아마 뭔가 새로 만든 것을 보여주려고 그러나 보다 싶어 우리는 대화를 하며 딸아이가 내려오길 기다렸습니다. 오잉? 그런데 2층에서 내려온 딸아이는 어느새 한복으로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원래 워낙 큰 한복이었기에 작년까지도 넉넉하게 입었었는데 얼핏 .. 2014. 1. 31.
그리스인 남편이 서울이 좋은 이유 vs 싫은 이유 "눈이 그립지 않아?" 요즘 그리스인 남편 매니저 씨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해마다 겨울만 되면 한국의 겨울을 그리워하는 매니저 씨는 오늘 따라 한국에서 있었던 많은 기억들을 제 앞에 나열하며 추억합니다. 추억이 만개하자 이 사람, 서울이 좋은 이유를 가열차게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그리스인 남편이 말하는 서울이 좋은 이유 1. 서울에는 다양하고 맛있는 식당이 많다. 남편은 짬뽕전문점, 숙성된 김치찌개집, 조개구이 식당, 감자탕 가게, 해장국집 등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들을 24시간 언제나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서울이 좋다고 말합니다. 집밥과 가족파티를 선호하는 그리스에는 대도시라 하더라도 외식할 수 있는 식당 종류가 한국만큼 다양하지도 않을뿐더러, 더 비싼 외식비를 지출해야 하니까요. "한 마디로 .. 2014. 1. 24.
가끔 한국이름 ‘동수’로 불리고픈 그리스인 남편 지난 24일 저녁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파티는, 제가 그리스로 이민 온 후 처음으로 저희 집이 아닌 셋째 고모님 댁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빵빠라빵~~~~! 이 얼마 만에 가족파티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어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으러 우아하게 파티에 참석하러 가는 건가요! 제 생일보다 기분이 더 좋네요!"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고모님의 이름 날이 크리스마스와 겹치기 때문에 이번엔 고모님께서 파티를 주최하시기로 한 것입니다. 파티에 참석할 가족 친척 명단을 미리 전해 들은 저는, 24일 오전까지도 선물을 사러 돌아다니느라 바빴습니다. 드디어 고모님 댁에 도착해 다양한 와인과 이에 잘 어울리는 음식들로 가득한 식탁을 보니 무척 기분이 좋았는데요. 파티가 무르익자, 음악에 맞춰 그리스 전통춤을 추기.. 2013. 12. 27.
추석, 한국의 특별한 과자 생각에 넋 놓은 그리스인 남편 "이야~ 한번만 다시 먹어봤으면 좋겠네. 정말 맛있는데…" 지난 금요일 한국에 추석선물을 보내는 것 때문에 인터넷을 뒤지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나란히 앉아 일을 하던 매니저 씨는 제 컴퓨터 모니터를 멍하게 쳐다보며 이렇게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배를 비롯해 과일 사진을 보고 있던 저는 "응? 한국 배 먹고 싶어?" 라고 물어봤더니, 여전히 멍한 눈길로 허공을 응시한 채 매니저 씨는 "아니. 그거. 입에 넣으면 완전 살살 녹는데, 안에서 고소하게 씹히는 거." 라고 대답했습니다. 아하! 저는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단번에 뭘 말하는 지 알아차렸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매니저 씨는 한국을 떠날 때 이 '입에 넣으면 완전 살살 녹는데 안에서 고소하게 씹히는' 과자를 만드는 기계를 수입해서 그리스에서 장사를 해도 .. 2013. 9. 15.
그리스인 남편의 한국영화 '26년'에 대한 뜻밖의 반응 매니저 씨가 이 영화에 그렇게 놀랄 줄 몰랐습니다. 평소 영어자막이 올라오는 한국영화는 웬만하면 구해서 보는 매니저 씨라 그 동안 참 많은 한국영화를 봐 왔습니다. 가장 좋았던 한국영화는 유머와 규모가 있는 해운대였다고 말하는 매니저 씨는, 외국인들에게 영어자막과 함께 알려질 만큼 유명한 한국영화들이 좀 끔찍한 소재가 많지만, 추격자(김윤석, 하정우 주연. 연쇄살인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나 바람의파이터(양동근 주연. 최배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좋았다고 꼽을 만큼 제가 권하지 않아도 혼자 열심히 찾아 가며 그 동안 다양한 한국영화를 접해 왔습니다. 특별히 영화 '26년'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라, 저는 멀리 해외에서 이 영화가 제작비 부족으로 제작 이 지연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2013. 7. 5.
장의사와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정말 괴기스런 외국인 친구들 장의사와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정말 괴기스런 외국인 친구들 어제 소개한 할끼다에 여행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아테네 근교의 소도시인 할끼다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프랑스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의 호텔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오길 잘 했다 생각했는데요. 당시 저희가 묵었던 할끼다의 호텔정원과 베란다 사진입니다. 매니저 씨는 할끼다에서 아테네로 가는 길 중간 쯤의 경치 좋은 바닷가에, 친한 친구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며 오랜만에 그들을 만나고 싶으니 함께 들르자 했습니다.기존의 제가 알던 매니저 씨 친구들이 다들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들이라, 새로 만날 이들에 대해서 별 거부감 없이흔쾌히 함께 가게 되었는데요. 호젓한 바닷가에 있는 이 카페 간판을 찾았을 때부터, 저는 뭔가 좀 특이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왜.. 2013.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