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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결혼132

역시 그리스인들! 임산부를 대하는 부담스런 태도! 그리스인들은 대개 임산부에 대한 배려를 잘 하는 편입니다. 한국에 비해 몸에 딱 붙어 몸매가 드러나는 임부복을 선호하는 그리스 문화 덕에 그리스에서 임산부의 배는 더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그런 "나 임신했어요!" 라고 배를 내밀고 다니는 임산부들을 마주하는 일반인들의 태도는 놀랄 정도였습니다.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임산부라는 것을 아는 순간 상당히 친절을 베풀어서 당황할 때가 많았는데, 일예로 임신 초기 딸아이 학교에서 학부모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가 아무 요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엄마들은 순서가 뒤였던 저부터 상담을 받으라고 앞 순서로 바꿔주는 바람에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개중엔 평소 친분이 적은 엄마들도 있었고 대부분 직장맘들이.. 2015. 5. 25.
드디어 끝났다! 여러분! 저를 오래기다리셨지요? 몇 개월간 블로그에 접속조차 못 했더니, 티스토리 아이디가 휴면 상태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도대체 무슨 그리 바쁜 일이 있다고 댓글 승인도 안 하고 이리 오랜 시간 소식도 전하지 못 하고 있나, 궁금해하고 걱정하시는 분들의 많은 댓글이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실은 제게 아주 큰 일이 생겼답니다! 지난 글에서 몸이 몹시 아팠었다는 소식을 전했었는데,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알게되었지요. 저희 가정에 둘째 아이가 찾아온 것입니다! 소수의 블로그 지인분들은 알고 계셨듯... 실은 그간 몇 년 동안이나 둘째 아이를 기다려왔었는데 잘 생기지 않았었어요. 병원을 꾸준히 다녔었지만 나이가 있고 몇 년 전 수술도 했었기에 쉽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속상해하고 있었어요... 2015. 5. 14.
착각보다는 보상 이번 달 들어 감기가 두 번째입니다. 며칠 째 갖은 처치를 해 보아도 오늘 아침 또 38도로 열이 올랐습니다. 평소 자주 아프진 않는 편인데, 이번 달은 제 에너지를 소진하고도 남을 만큼 좀 버거운 시간들을 보낸 여파가 크구나 싶습니다. 늘 그렇듯 그리스의 연말 연시는 가족들의 모임이 끊이질 않는 때였고, 시부모님을 중심으로 치러지는 그 모임들은 집안 대청소부터 마지막 수십 개의 설거지까지 몸 쉴 틈 없이 이어졌습니다. 새해 연초만 지나면 괜찮겠구나 버티던 찰나, 외시할머님, 그러니까 남편의 외할머님이 심장에 문제가 있어 급히 입원을 하시게 되었고 1주일만에 겨우 안정되어 퇴원을 하셨지만 이전처럼 혼자 지내시는 것은 불안하여서 당분간 저희 집에 지내시게 되었습니다. 바로 뒷집인 딸인 시어머님 댁이 아닌,.. 2015. 1. 31.
아테네 출장 선물로 마리아나를 화들짝 기쁘게 했던 것 아테네에 머무는 짧은 일정 동안 저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명한 서점이나 예쁜 장신구를 파는 가게를 지날 때마다 마리아나를 위해 무언가를 사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짐을 풀었을 때도 시부모님, 남편을 위한 작은 선물들 외에 가장 많은 것이 딸아이를 위한 선물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라 어쩔 수 없는지, 정작 저 자신을 위해 산 것은 거의 없을 만큼 알뜰한 쇼핑의 결과물들은 모두 딸아이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아테네에서 떠나던 날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일행이었던 디미트라와 갈리오삐의 지인을 잠시 만나야 해서 '모나스티라끼' 지역의 한 카페에 머물게 되었는데, 전날 길가다 우연히 맛 보았던 마카롱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다름아닌 마카롱은, 마리아나가 평소 정말 먹고 싶어하던 것이.. 2014. 11. 18.
준 것과 받은 것 준 것과 받은 것 제가 늘 잘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에 '그 때 참 고마웠었다'고 다시 찾아와 이야기 하는 지인들을 보며 그런 저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어떤 계기로 전반적인 저의 재정에 대해 점검하며 세밀하게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고, 좀 새로운 시스템으로 돈의 출납뿐만 아니라 물건으로 주고 받은 것까지 매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10 렙따(유로화10센트의 그리스어 표현=약140원)까지도 빠짐없이 기록했고, 커피 한잔, 토스트 하나를 대접 하거나 받은 것까지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주 기록하지 않아서 저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저에 대해 늘 잘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일지 모르나, 놀랍게도 저.. 2014. 11. 3.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과 인사하기 쉬운 그리스 문화 아테네의 지하철역에서 순간 '저 사람이 누구였더라? TV에서 봤던 배우였었나?" 라며 재빨리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을 만큼, 그 여자와 저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그녀의 몇 안 되는,어쩌면 유일한 동양인 지인 중 하나일 제 얼굴은, 알아보기 참 쉬운 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어머! 반가워요!" 그녀가 제게 웃으며 다가와 그리스인 예의 볼키스를 해오며 격하게 아는 체 할 때서야, 저는 그녀가 올 여름 마리아나 수영강습에서 처음 알게 된 꼬마 요르기아의 엄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아이엄마 답지 않게 여릿한 몸매에 예쁜 얼굴을 갖고 있어서, 순간 TV에서 봤던 배우인가? 착각했던 것입니다. 일 때문에 아테네로 잠시 출장 온 것이라 했습니다. 여름 내내 수영장에서 .. 2014. 10. 29.
깨닫지 못 하고 여기까지 와서, 돌아보니 그리스어에는 할라라(Χαλαρά),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쩜 어감이 그리 뜻과 어울리는지 '느슨한, 헐렁한' 이란 뜻의 이 단어를 생각하며, 저는 오늘 애써 할라라 한 마음을 갖고 글을 쓰려고 차분히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길지도 않은 안부를 전하는데 다섯 번을 끊어서 다시 써야 했을 만큼, 제게 긴 시간이 없었던 탓입니다... 도대체 올 여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거의 4개월 정도가 통으로 날아가버린 기분이 듭니다. 살며 이런 적이 몇 번인가 있었는데 열중했던 시간에 대한 결과물이 있다면, 분명 잃은 것들도 있었기에... 저는 일들이 마무리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심호흡을 크게 하며 혹시 중요한 것을 놓쳤을까 잠시 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마무리 되는 그리스의 여름 시즌, 변덕스런 날씨 그.. 2014. 10. 7.
딸아이와 같이 하는 그리스 역사 공부, 반전 매력 넘쳐 "엄마! 이스토리아(역사) 과목이 너무 어려워요!!!!" 4학년이 된 마리아나는 새로운 그리스 역사(국사) 교과서로 몇 번의 역사 수업을 듣고 나더니, 정색을 하며 우는 소리를 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약 9년을 배워야 하는 국사인데, 신화 위주로 쉽게 진행되었던 3학년 교과서에 비해 4학년 교과서에서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농업, 목축, 항해, 이주, 생활, 종교와 고대 도시국가 등 비교적 낯설고 어려운 주제들을 시간 순차적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딸아이가 처음 들어 보는 고대 지역 이름들과 어려운 그리스 단어들(한국어로 풀이하자면 조직력, 이주, 자산 등의 단어 등입니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래도 4학년부터 교과과정에서 한국의 '사회과 부도.. 2014. 9. 27.
그리스에서는 갈 수 없는 찜질방에 대한 딸아이의 해소법 한국에 사는 동안엔 딸아이는 어렸고, 손발에 늘 열이 많은 편인 엄마를 둔 탓에 찜질방에 갈 기회가 많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한국에서의 몇 번의 찜질방 행은 그 아이에게 큰 기쁨과 추억을 주었던 듯 합니다. 그리스에 살면서 한번씩, "엄마! 우리도 찜질방 가고 싶다. 그치요?" 라고 동조를 구하는 눈빛으로 묻곤 하니까요. 도대체 뜨뜻하게 지지는 것을 좋아하기엔 어린 나이에 경험했던 찜질방의 무엇이 그리 좋았을까, 궁금했던 저는 딸아이에게 진지하게 되물었습니다. "넌 찜질방에 왜 그렇게 가고 싶은데?" "그건...이렇게 말 한다고 엄마, 나 놀리지 말아요. 사실은, 찜질방 달걀이랑 미역국이랑 식혜랑...그런 게 정말 정말 맛있거든요! 그리고 안마 의자도 재미있어서 좋아요!!! 근데 .. 2014. 9. 19.
그리스에서 여러분께 안부 전해요! 토요일에도 글을 올리려고 시도했다가 결국 다 쓴 글을 편집 할 시간이 없어서 아직 발행을 못 하고 있는, 염치 없이 공사다망한 올리브나무 씨입니다. 마리아나는 무사히 개학을 했는데, 최근 크게 신경 쓸 일들이 있다보니 차일 피일 댓글도 못 쓰고 글 발행도 못 하고 있네요. (덕분에 살은 계속 쭉쭉 빠져 옷들이 다 커지는 것을 보면, 역시 맘고생이 최고의 다이어트인가보네요!) 그래도 이번 주엔 마리아나의 학원이 모두 새롭게 시작되니 제게도 좀 더 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작업도 비롯해 업무도 바쁘고 신경 쓸 일이(사실은 크게 스트레스 받았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마리아나가 형제가 없는 아이라 엄마에게 껌처럼 붙어 있는 시간이 더 많아 여름 내내 더 정신이 없었던 듯 하네요. 특히.. 2014. 9. 15.
그리스 남편의 문신을 처음 인식한 딸아이의 반응 그리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문신(타투)이 한국에 비해서는 보편적인 문화라, 작은 문신 하나 정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어디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노출이 많은 여름에 그리스를 찾는 인근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을 보면 참 다양한 문신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곤 하는데요. 제 친구 디미트라 양만 하더라도 보편적인 직업을 갖고 있고 제법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자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몸 전체에 7개의 작은 문신들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인인 또 다른 친구는 다리에 발찌 모양의 문신을 갖고 있는데, 그녀는 그냥 일반 회사원이고 성격도 조용한 편입니다. 또한 제 그리스인 시댁 친척들 중에도 크고 작은 문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즉, 유럽에서의 문신이란 특별히 예술적인 영혼을 가진 사.. 2014. 8. 27.
그리스 햇볕을 무시했던 동수 씨, 호되게 당했어요! 14일이었던 지난 목요일, 연휴 전날이라 사람들이 미어지게 사무실에 들이닥쳤지만 내일부터는 간만의 휴가라 이쯤은 참을 수 있다 했었습니다. 연휴 동안 책 작업도 좀 많이 하고, 외시할머님 사시는 지역의 큰 축제에도 가봐야지 했었습니다. 연휴가 시작되었던 15일 새벽, 아버님과 친구 스테르고스와 함께 바다 낚시를 떠나는 동수 씨의 등뒤에 대고 "물고기 많이 잡아 와! 오랜만에 생선스프 먹을 생각하니까 정말 좋다!~~" 라며 즐겁게 배웅했었습니다. *그리스의 생선스프 ψαρόσουπα프사로 수파 는 흰살생선을 손질해서 당근, 호박, 감자 등과 함께 버터와 약간의 밀가루를 풀어 넣고 한참을 끓이다가, 소금과 후추간을 해서 마지막에 레몬을 곁들여 먹는 것인데, 우리나라 생선탕들처럼 맑은 국물은 아니지만 먹고 나.. 2014.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