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 나라에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이 놀이, 알고 보니 지구촌 놀이였어?!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10. 16.

 

 

 

저는 얼마 전, 미국에서 소포를 하나 받았습니다.

바로 이웃 블로거이신 이방인 님으로부터 온 소포였는데요.

아마 이방인 님의 블로그(http://strangerca.tistory.com)를 구독하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아시겠지만, 제가 그분 블로그 이벤트에 당첨되면서 이벤트 선물과 자필 편지를 제게 보내주신 것입니다.

사실 진작 소포의 내용물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워낙 이방인 님이 인기 블로거이시기에 제가 이 선물을 자랑하는 것이 이방인 님의 다른 애독자 님들에게 아쉬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게 만들까 싶어서 자랑하지 않고 꾹 참고 있었는데요. (여전히 소포 내용물에 대해서는 저 혼자만 알고 있을 생각이랍니다. 소포를 받고 많이 좋아서, 감동이 물결쳤었기 때문에 그 기분을 혼자 간직하고 싶은 것인지도요.^^)

 

그런데 내용물을 공개하지도 않을 거면서 굳이 이 소포에 대한 이야길 밝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이 소포를 받고 내용물의 일부는 집으로 옮겨 놓고, 일부는 박스 안에 넣어둔 채로 차 안에 남겨 두었는데요. (가족들 중 이것들을 탐내는 사람들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습니다.~ㅎㅎ)

어제 딸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가는데, 지난 번 소개한 딸아이의 단짝 친구 알리끼의 엄마 마리아가 제게 전화를 해, 미안하지만 알리끼도 함께 데리고 하교할 수 있겠냐고 부탁을 했습니다.

마리아는 수술한 지 얼마 되질 않아 몸이 좋지 않은 상태라 저는 기꺼이 그러겠다고 대답했고, 이 두 아이를 함께 학교에서 데리고 나와, 상대적으로 학교에서 가까운 알리끼의 집에 먼저 태워다 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매니저 씨 가게를 지나게 돼서 잠깐 차를 세우고 매니저 씨와 급히 할 얘기가 있어 대화를 나눈 뒤, 아이들에게 "이제 다시 출발할까?" 라고 말을 하며 뒤를 돌아보았는데, 저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만 것입니다!!!

 

글쎄 두 아이가….

 

 

 

뽁뽁이(Bubble wrap) 터트리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던 것입니다.

ㅎㅎㅎ

저는 빵 터져서 도대체 그 뽁뽁이가 어디서 난 거냐고 묻자, 딸아이는 엄마 이 박스 안에 있었는데? 라며 이방인 님이 보내주신 소포를 보여주는 게 아니겠어요? (이방인 님께서는 내용물을 보호하기 위해 소포 안에 뽁뽁이를 넣어서 함께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저를 계속 웃게 만든 것은 딸아이가 아니라, 딸아이 친구 알리끼는데요.

얼마나 뽁뽁이를 열심히 집중해서 터트리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그 얼굴만 봤다면 아마 상당히 중요한 미션을 수행하는 중이라고 착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알리끼는 집 앞에서 내리면서 "올리브나무 아줌마, 제가 이걸 좀 집에 가져가도 될까요? 집에서 동생이랑 같이 터트리고 놀고 싶어요." 라고 정중히 물어서 저를 더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거기에 대답하는 딸아이 때문에 저는 또 한번 빵 터졌습니다. "알리끼, 이건 엄마의 아주 중요한 친구가 보내준 뽁뽁이라고. 멀리 미국에서 온 귀한 뽁뽁이야. 이걸 너에게 준다면 엄마 친구가 서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그치 엄마?"

ㅋㅋㅋ

딸아이는 재미있게 터트리고 노는 미국 뽁뽁이도 선물 품목 중 하나라고 굳건히 믿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습니다.

"그래. 엄마가 그분에게 물어보고 난 후에 알리끼에게 줄지 결정하자."

 (알리끼에게 줘도 되겠지요? 이방인 님?^^)

 

저는 한국 아이들 뿐만 아니라 그리스 아이들까지 이렇게나 좋아하는 '뽁뽁이 터트리고 놀기'를 보면서 인터넷에 '뽁뽁이 터트리기'를 검색해보고 정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이런 결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뽁뽁이 터트리기가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요양병원에서 치매 예방프로그램으로 쓸 만큼 신체에도 도움을 주는 놀이였군요!

대박

그런데 이런 뉴스 동영상도 있어서 더 놀라고 말았는데요.

바로 미국 뉴저지의 한 고등학교에서 뽁뽁이 터트리기 대회가 있었는데, 기네스 기록까지 수립했다는 것입니다!

(기네스에 그런 기록이 다 있단 말인가요?!)

 

 

 

이 뽁뽁이 터트리기 대회 수익금을 코네티컷 총기사고 유가족을 위해 썼다니, 정말 대박 뽁뽁이 터트리기 놀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이런 사람도 있었습니다. 바로 뽁뽁이 자전거를 만들어 타는 사람이었는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리스어로 '뽁뽁이 터트리기' να σπάσω Φύσκες 를 검색해 보니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이 그리스 신문에 기사화된 것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출처 google image)

작년 연말 이탈리아 한 버스 정류장에서, 어떤 청년이 이렇게 뽁뽁이를 걸어 놓고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풀도록 도왔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런 문화가 곧 국경을 넘어오길(그리스로) 바란다는 댓글이습니다.^^

 

 

아~! 그리스인, 미국인에 이어 이탈리아인들도 뽁뽁이로 스트레스를 푸는군요!

 

제가 어릴 때 새 가전제품이라도 집에 들어오는 날엔 동생들과 무념 무상으로 놀았던 이 뽁뽁이 터트리기가, 온 지구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기는 놀이라니, 이제 뽁뽁이를 무시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한 때 방영했던 Veggie Tales 에니메니션의 뽁뽁이 송(bubble rap - silly song)입니다. 

 

 

아무래도 이방인 님 소포 속에 있던 뽁뽁이는, 즐거움을 주고 치매 예방까지 돕는 기능이 있는데다가 그리스 어린이도 소장하길 원하는 것을 보니, 딸아이 말처럼 분명 제게 보낸 선물 품목 중 하나가 틀림 없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프로포즈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오케이2

 

관련글

2013/05/28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그리스에서 알게 된 천연해면스펀지의 신기한 비밀(스펀지밥의 출생의 비밀)

2013/04/15 - [세계속의 한국] - 그리스인들이 가장 질색하는 한국의 놀이

2013/04/02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미미'를 남자 이름으로 사용하는 깜놀한 그리스 문화

2013/03/22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어쩜 신기하게 나와 같은 만화를 보고 자란 그리스인 가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