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그리스 문화175 단풍놀이는 꿈도 못 꾸는 아쉬운 그리스 요 며칠 댓글에 그리스의 가을 날씨, 9월 날씨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리스의 가을에 대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그리스의 여름은 바다수영이 가능한 5월 초부터 10월 초까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겨울 동안 문을 닫았던 호텔들이 문을 여는 4월 중순이 지나면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해서 10월 중순이 되면 더위가 끝이 나는 것이지요. 제가 지내는 곳이 그리스 남부라 좀 더 덥긴 하겠지만, 지중해와 에개해의 기후상 그리스는 북부와 남부 간의 전국 여름 날씨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북부 일부 지역에서만 겨울에 눈이 올 뿐, 중부 지역인 아테네에서도 겨울엔 눈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언젠가 로도스에 출장 오셨던 아테네에 사시는 한국인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테네에서는 .. 2013. 9. 4. '한국사 수능 필수 채택'에 들여다본 그리스의 국사 교육 그간 현재 한국 학생들과 젊은이들의 역사 개념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한국사가 다시 수능 필수 과목으로 채택되어야 한다,아니다 라는 논제가 이어져 오던 중, 드디어 한국사가 2017년부터 다시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필수 과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는 지금의 중학교 3학년부터 해당이 됩니다. 일제강점기의 731부대를 독립군 부대로 인식하거나 신사참배의 신사를 gentleman이라고 알고 있는 세대들을 위해 이는 상당히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국사를 입시 과목으로 공부했던 저 역시 학생이었던 당시엔 대입 시험을 위한 암기과목으로 여기며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때 외워둔 내용이 분명 훗날 역사에 대해 다시 공부하면서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 사회교육 관계자들 중 일각에서는 이런 교.. 2013. 8. 29. 열여섯 살 연상 유부녀에게 대시하는 그리스 남자 그리스인들의 연애와 대시법에 대한 글을 시리즈로 엮어서 쓴 적이 있었습니다. 애독자님들이라면 알고 계시지요? (관련글들은 글 가장 아랫부분에 링크해 두겠습니다.) 그런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 일들은 그때 그때 일일이 블로그에 다 소개할 수 없었지만 여전히 제 주변에 계속 생기고 있답니다. 몇 달 전에는 저희 시누이의 오랜 친구가 매니저 씨에게 SNS를 통해서 집에 커피를 마시러 혼자 오라고 작업을 시도했었고, 그게 공교롭게도 당시 노트북이 고장 나 매니저 씨 데스크탑을 쓰며 일을 하던 저에게 딱 포착이 된 적도 있습니다. 그녀는 딸 둘을 키우는 싱글맘인데 저와도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그녀를 응징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리스에서 우리나라 드라마에 나오는 뻔뻔.. 2013. 8. 19. 오스트리아인 며느리도 결국 울려버린 그리스 시어머니 어제 저녁 저희 집엔 서른 명이 모인 바비큐 파티가 있었습니다. 오늘이 바로 명절과 같은 대단한 국경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한 국경일에 대해서는 다시 자세히 쓰도록 할게요.) 사람들이 돌아가고 집을 치우고 나니 시간은 새벽 세 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참 언제 봐도 모여서 이야기하고 먹고 하는데 누가 오래 버티나 대회가 있다면 매달 감인 그리스인들입니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오스트리아 고모님께서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저희 집에 그냥 주무시게 되었습니다. 필요한 게 더 없으시냐고 딸아이 방에 들어가 물어보는 저에게, 고모님은 딸인 마사의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마사가 집에 가면서 울었어!" "어머! 왜요?" "술라가 스테르고스에게 커피를 만들어 줬나 봐." 아...안 봐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2013. 8. 15. 아무때나 남의 집에서 자고 가는 불편한 그리스 문화 저희 집 정원에 모인 고모님들입니다. 오른쪽이 제가 좋아하는 오스트리아 고모님입니다. 며칠 전, 오스트리아에 사는 매니저 씨의 사촌 마사가 그리스에 남자친구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들은 서로 장거리 연애 중이지요. 그런데 보통 그리스에 도착한 날에는 저희 집에 들르지 않는 마사가 어쩐 일인지 밤 늦게 저희 집에 찾아왔습니다. 사실 그날은 마사가 집에 들르지 않겠구나 싶어서 딸아이 친구 알리끼 엄마 마리아와 퇴근한 매니저 씨까지 함께 밖에서 차를 마시고 한국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다가 늦게 집에 들어왔습니다. 집 앞에 주차를 하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정원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 담 사이로 들여다보니 어랏? 마사와 남자친구 스테르고스가 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희와 한 마당의 뒷집에 사시는 시부모님은.. 2013. 8. 12. 컴퓨터 대신 엉뚱한 것을 컴퓨터라 부르는 신기한 그리스 문화 처음 그리스에 왔을 때는 그리스에 컴퓨터를 지칭하는 단어가 따로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컴퓨터가 외래어이듯이 당연히 그리스에서도 컴퓨터라는 단어를 그대로 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그리스에서 컴퓨터를 컴퓨터라고 지칭한다고 해서 못 알아듣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리스에 살다 보니, 그리스인들끼리 그리스어로 컴퓨터를 지칭하는 단어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이뽈로기스띠스(υπολογιστής) 라는 단어인데, 외국인들과 대화할 때가 아닌 그리스인들끼리 대화를 할 때에는 컴퓨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내 이뽈로기스띠스를 새로 바꾸었어" "네 이뽈로기스띠스에는 윈도우7이 깔려있니? 8이 깔려 있니?" 라는 식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다시피,.. 2013. 8. 10. 내가 한국여자여서 제대로 오해한 그리스인 내 친구 제 글에 몇 번 등장한 그리스인 친구 마리아와의 이야기입니다. 딸아이의 친한 친구 알리끼의 엄마인 마리아는 로도스 국립종합병원 의사입니다. 그녀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공부를 오래하다 결혼이 늦어지듯이, 공부를 끝내고 직장이 안정된 후 결혼해서, 저보다 한참 나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늘 통통 튀는 에너지가 느껴질 만큼 언제나 명랑하고 부지런한 성격입니다. 일주일에 세 번은 야근을 하는 종합병원 업무에도 아이들 학원에, 가사일까지 척척 하는 대단한 엄마이지요. 아까 저녁에 내일 모처럼 쉬는 날이라며 낼 아침 아이들과 공원에서 보자고 전화가 왔는데, 평일 늦은 시간인데도 아이들을 데리고 연극을 보러 갔다고 하네요. 어제 밤새 야근하고 오늘 낮에 퇴근했는데 말이지요. 그런데 그런 활기찬 마리아가 저에 대해.. 2013. 7. 9. 이름이 뭐예요? 주소가 뭐예요? 그리스에서 관공서 찾다 숨 넘어가요~ 올리브나무 씨 : "타, 타, 타히드로미오(우체국)가 어디예요?" 지나가는 그리스인 : "뭐라고요?" 올리브나무 씨 : "아니..그러니까 시티 홀(영어로)이 어디냐고요?" 지나가는 그리스인 : "아! 디마르히오? (그리스어로 시청)" 올리브나무 씨 : 아...그게 '타히드로미오'가 아니고 '디마르히오'군요....ㅠㅠ 처음 그리스에 이사와 가장 어려웠던 일 중 하나가 관공서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관공서~그까이꺼 대충 간판, 지도 보고 찾으면 될 줄 알았는데, 그리스 관공서들! 왜 이렇게 찾기가 어려운 건가요? 게다가 활자로만 외웠던 관공서 이름은 또 왜 이렇게 입에 착 안 감기는 건지... 관공서를 찾다 말고, 관공서 이름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관공서 이름을 기억한 후에도 발생했.. 2013. 7. 8. 선행학습? 복습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리스 교육 몇 주 전, 제 그리스어 선생님이었고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소피아를 시내 맥도날드에서 만났습니다. 그녀는 그리스 교사들이 예고 없이 파업을 감행해 이미 등교한 학생들과 학부모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당황스런 순간에도, 그런 류의 무분별한 파업에는 절대 동참하지 않는 책임감 있는 교사입니다. (그리스에서는 교원공무원이 과외를 하거나 다른 직업을 갖는 것이 합법입니다.) 소피아를 만난 이유는 여름 방학 동안의 딸아이 과외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이제는 저와 자주 만나 커피를 마시는 친구가 된 소피아는, 그리스에 이민 올 때 알파α 비따β도 몰랐던 딸아이가 그리스어를 체계적으로 알 수 있도록 도왔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딸아이의 선행학습을 해 주었습니다. 2학년에 올라가던 여름방학 .. 2013. 7. 7. 내 그리스인 친구가 백만장자를 한번도 만나지 못한 이유 이번 주엔 그리스인 친구 디미트라 양과 평소와 달리 두 번 수업을 했습니다. 지난 주에 미국에서 동생네가 와서 수업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화요일에 수업을 할 때 몇 주 동안 배운 미래형 동사 사용법에 대해 몹시 헷갈려 했었기에, 오늘은 앞부분 수업에서 미래시제로 한국어를 말하는 것을 예문을 통해 충분히 공부를 했습니다. 그녀가 더욱 미래시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평소 숙제를 할 때 새 단어 반복 써오기와 함께 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을 중심으로 작문을 해 오게 하는데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과거시제 동사를 중심으로 늘 사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뒷부분을 공부하며, 제시한 단어 중 골라 문장을 만들 때, 그녀는 백만장자와 만나다를 선택해서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당연.. 2013. 7. 6. 한국인에게 미국보다 그리스 이민생활이 어려운 이유 어제 예고한 대로 미국 이민생활을 십이 년 한 동생이 그리스에 와서 느낀 부분, 제 블로그에 비밀댓글을 써 주셨던 그리스인과 결혼해 미국에서 이민생활 중이신 한국 여성분들, 역시 비밀댓글을 써 주셨던 그리스인과 미국에서 장기간 연애 중이신 한국 여성분, 남성분들의 그간 이야기, 그리고 제가 그리스에서 한 경험을 종합해 한국인에게 미국 이민생활보다 그리스 이민생활이 어려운 이유를 밝혀 보겠습니다. (우선, 미국과 그리스에서 동일한 상황에서 이민 생활을 할 경우를 비교해 쓴 글임을 알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 그리스인들의 찐한 가족문화 미국 동부에 사는 동생의 경우 그리스인들이 여는 축제(Greek Festival) 현수막을 본 적이 있는데, 타국에서 조차 어찌나 그리스인들끼리 모여 파티를 하고 친목을.. 2013. 6. 25. 서양연극 근원지 그리스의 극장문화를 지켜나가는 특별한 방법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그리스는 서양연극의 근원지입니다. 그리스의 고대 원형극장에서 현대 서양연극의 근원인 고전극이 시작된 것은 정말 오래전 일입니다. 그리스의 연극과 극장문화의 시작 고대 그리스에서의 희극 및 비극 등의 기원은 기원전 2,000년에 크레타 섬이나 마케네 등을 중심으로 개화한 에게 해 문화의 농경제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봄이면 풍요를 기원하고 가을에는 결실을 감사하는 해마다의 연중행사에서 연극적인 시도가 생겨났습니다. 그리스 연극은 사회 공동체의 번영과 평화의 기원에 뿌리를 두고 농민 보호 정책에서 시작해, 국가적 원조 아래 아테네의 정치적 체질을 극본적으로 개혁하는 민주정치의 도구로 사용된 문화적 산물이었습니다. 아테네 국립극장에서의 상연 기록은 현존하는 비문자료에 의하면 기원전 5.. 2013. 6. 20.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