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는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을 위해 닭가슴살이 다양한 종류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제가 한국에 살 때만 해도 이런 닭가슴살 포장제품들이 지금처럼 보편화 되기 전이어서, 저는 닭가슴살만 일부러 사다 요리해 먹을 일이 많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고기가 주식인 그리스에 이사 와서 대형마트 정육코너나 정육점에서 닭가슴살만 따로 쌓아 놓고 파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저는 호기심에 닭가슴살을 사서 이 요리 저 요리에 넣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의외로 그리스 양념들과 닭가슴살이 만나니 담백하고 맛있는 요리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덕에 저는 그리스에 온 이후로 닭가슴살을 정말 많이 먹게 되었고, 어차피 고기가 주식인 곳이니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다른 고기 대신 닭가슴살과 그리스 양념을 섞어 응용한 요리들을 가족들에게 먹이기 시작했는데요.
물론 그리스인 남편 매니저 씨는 원래 담백한 맛의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닭가슴살 순서로 진행되는 1주일의 고기요리 재료 중에 닭가슴살이 반복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했고, 이러다가 내가 닭이 되는 게 아닌지 몰라! 라며 불평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러다가 갑자기 다이어트 한다며 닭가슴살 샐러드를 만들어내라고 변덕을 부리기도 하지만요.^^
오늘 또 닭가슴살이야? 올리브나무? 난 닭가슴살 싫어!! 돼지고길 달라고!!
아니아니! 내일은 다이어트 해야겠어! 닭가슴살 샐러드를 만들어 줘!
뭐 대략 이런 식이랍니다.
당신 변덕으로 죽을 끓였으면, 아주 죽집을 차리고도 남았을거야...
하지만! 한국음식에 닭가슴살과 그리스 양념을 섞어 넣을 때, 딸아이는 우와~ 맛있겠다! 환호하고 좋아하는데요!
이렇게 해서 떡볶이 떡이 생길 때마다 닭가슴살을 함께 넣어 만드니 '그리스 양념 섞은 닭가슴살 떡볶이'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도 저녁으로 이 요리를 만들어 딸아이와 먹었는데요.
담백한 맛에 신선한 건강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만들기도 참 쉽답니다.
♡ 그리스 양념 섞은 닭가슴살 떡볶이 ♡
재료 (3~4인분 기준)
* 닭가슴살 400g
* 토마토 2개 (방울토마토를 이용하는 경우 20알)
* 파슬리 3~4 줄기(신선한 파슬리가 훨씬 맛있지만 만약 구하기 어렵다면 파슬리가루를 이용합니다.)
* 떡볶이 떡 400g, 파프리카1/3 (빨강, 주황, 노랑 어떤 것이든 맛있어요) 양파1/2, 당근 1/3
이렇게 냉장고에 있던 쓰고 남은 채소들을 잘라 써도 된답니다.
* 양념 * 물 1/2 cup 올리브오일 3Ts 오레가노 1ts (없으면 허브솔트) 고추장 1Ts 고춧가루 1/2Ts 멸치가루 1Ts 간장 1Ts 설탕 2Ts 케첩 1Ts 소금1/2Ts, 후추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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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소금과 후추는 마지막에 간을 맞춰가며 넣습니다. 아이들이 없는 집은 좀 더 맵게 고추장의 양과 설탕 소금의 양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 기호에 따라 마늘이나 다른 좋아하는 채소를 섞을 수 있는데(저는 양송이버섯을 넣을 때가 많습니다.)
단 어묵은 이 떡볶이의 담백한 맛과 어울리지가 않아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한번 맛이 궁금해 넣어 본 적이 있는데, 꼭 약간 매운 파스타에 어묵이 들어간 텁텁하고 이상한 맛이 되어 버렸어요ㅠㅠ)
* 토마토에서 국물이 생기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좋아하는 면 사리(라면, 쫄면 등의 찰진 면이 더 잘 어울려요)를 넣어 줘도 맛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1. 떡은 냉동실에 있을 경우 1시간 전에 미리 꺼내 해동시켜 두거나, 시간이 없다면 꺼내 잠시 미지근한 물에 담가둡니다. (명절 때 남은 떡국 떡으로 해도 맛있어요.)
2. 파슬리, 당근, 파프리카, 양파는 총총 다지듯 작게 썰어줍니다.
3. 토마토와 닭가슴살은 깍둑썰기로 썰어줍니다. (방울토마토의 경우 반으로 잘라줍니다.)
4. 큰 팬에 (밑이 넓은 냄비도 괜찮아요.) 1,2,3번을 넣고 *양념*까지 모두 넣어줍니다. (케첩만 빼고요.)
5. 모든 재료를 팬에 넣은 채 골고루 버무려 줍니다. (미리 볼에 넣어 버무려도 되는데, 저는 설거지를 하나라도 줄이려고 이렇게..^^;; )
이렇게 위생장갑을 끼고 손으로 버무리면 양념이 채소와 닭가슴살에 골고루 베게 됩니다.
노란 것은 황설탕이에요.
재료를 이렇게 충분히 버무려주면 더 짧은 시간에 요리가 됩니다.
이곳은 떡이 귀해서, 저희 집 떡들은 냉동실에 꽁꽁 얼어있던 것들 뿐이라
해동하며 저렇게 갈라졌답니다.
7. 아무 뚜껑이나 덮고, (꼭 팬에 맞는 제 뚜껑이 아니라도 상관 없어요.) 15분을 끓여줍니다.
-> 인덕션레인지에서는 강불로 해도 괜찮은데, 가스레인지에서는 중불 정도로 가열하는 게 좋아요.
(토마토에서 물이 나오면서 15분을 그렇게 뚜껑을 덮어 둬도, 재료가 눌러 붙지 않는답니다.)
저도 팬보다 조금 작은 다른 냄비의 뚜껑을 덮었습니다.
8. 뚜껑을 열어 재료를 섞어 준 후,
경우 1) 면사리를 넣고 싶으면 물 반 컵을 더 넣고 사리를 안쪽으로 넣어 줍니다.
다시 뚜껑을 덮고 5분을 더 끓인 후, 뚜껑을 열고 간을 개인 기호에 맞게 맞추고 사리를 익히며 다시 5분을 더 끓여 줍니다.
(이 때 케첩을 넣어 줍니다. 매운 것을 좋아하면 고춧가루나 청양고추 등을 더 넣어도 되고 소금이나 후추를 더 넣어도 된답니다.)
경우 2) 사리를 넣고 싶지 않으면, 뚜껑을 열고 재료를 섞은 후 5분만 더 끓인 후에 케첩 넣고 간을 맞추면 됩니다.
♡ 만약 채소를 더 완전히 흔적 없이 감추고 싶다면(아이들 먹이려고) 물을 조금 더 넣고 약불에 10분이상을 더 끓여주면, 채소가 더 물컹하게 소스와 섞여서 알아볼 수 없게 됩니다.
짜잔! 완성!
간단하지요?
파슬리나 토마토 때문에 많이 맵지 않고 닭가슴살도 퍽퍽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제 주변 그리스인들도 잘 먹는 것을 보면 속이 편하면서도 맛있는 담백한 건강식을 원하는 어른들이나 어린이들도 제법 잘 먹을 수 있을 듯 하네요!
마리아나는 접시를 박박 긁어가며 "맛있어! 엄마! 언제 또 해줄 거에요??" 이러며 먹는답니다^^
여러분, 오늘도 맛있는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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