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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그리스 문화

그리스 어린이 파티의 맛난 단골 메뉴~!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 4. 14.

 

 

지난 주엔 마리아나 생일파티를 두 번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과 재작년에 파티를 해본 결과, 가족과 친척들이 가까이 살고 있는 저희 상황에서는 아무리 최소 인원으로 파티를 하려 해도 인원을 30명 이하로 줄일 수가 없었고, 아이들보다 어른이 파티 자리에 더 많이 참석하게 되니 제가 그 분들을 다 일일이 챙기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올해는 가족 파티와 친구 파티로 분리시킨 것입니다.

물론 그리스의 다른 아이들의 경우에도 타지에서 와 친척들이 멀리 사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어린이 파티에는 조부모나 친척들까지 다 참석하는 것이 그리스의 문화인데요.

매년 초대 받는 이런 대가족 파티들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도대체 내가 여기에서 뭘 하고 있는 건가 입니다.

친분 때문에 가긴 했는데, 어느 어린이 파티의 경우 60~70명이 참석한 파티에서 어른이 50명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파티 주최자 가족을 제외하고 친분이 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엔 그 자리에 앉아는 있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이런 땐 요령껏, 해마다 이 파티에서만 만나는 좀 얼굴이 익은 사람과 되도록 가까이 앉아 대화를 나누는 수 밖엔 없습니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그리스인들 어린이 파티에 친척들까지 초대하지 않으면 친척들이 서운해 하기도 해서, 어떤 파티는 양가 조부모와 그 증조부모까지 다 참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올해에는 참석자들의 불편함을 피하고 좀 더 아이들이 즐거울 수 있는 파티를 하고자 두 번의 파티를 하게 되었고, 파티를 두 번 치르는 고생을 하더라도 시댁 친척 어른들과 딸아이 친구 부모들을 한꺼번에 접대하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또한 재작년과 작년 파티에서는 음식을 모두 업체에서 주문해서 했는데(어린이 파티 인원이 많은 만큼 그리스에서는 이렇게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가 흔한데요. 엄마는 그 외에도 케이크를 맞추는 등 부대적으로 챙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두 번의 파티의 경제성을 고려해 제가 직접 파티 음식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파티가 있던 이틀 내내 총 40인분의 음식을 만들었는데요. 음식을 만들며, 그간 그리스에서 집안끼리 친해서 혹은 딸아이 친구여서 참석했던 이름 날을 비롯해 생일 파티까지, 수 많은 어린이 파티들이 떠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어른 파티와는 사뭇 다른 '그리스 어린이 파티의 맛난 단골 메뉴들' 을 소개합니다.

 

 

 작은 파이들 (μικρά πιτάκια 미끄라 피따끼아) – 치즈 파이, 소시지 파이, 시금치 파이

이 파이들은 보통 그리스 어린이들의 아침 메뉴가 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아이들이 먹기가 좋고, 어른들까지도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제가 지난 주 파티 때 만들었던 둥근 피자와 치즈 파이입니다.

 

그리스의 일반적인 소시지 파이

 

밀가루 반죽 시트 안에 그리스의 전통 치즈인 페타 치즈와 다양한 재료를 섞어서 작은 크기로 만든 것인데, 슈퍼마켓에서는 바로 굽기만 하면 되도록 다양한 상표의 반죽된 파이들이 냉동식품으로 팔기에, 이것을 사다가 구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마다 맛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한데요.

저희 시어머님은 이런 파이를 반죽부터 직접 만드시는 것을 좋아하셔서 평소에도 자주 만들어 저희에게도 나누어 주십니다.

이런 그리스의 작은 파이들은 일반 그리스의 빵집(푸르노)이나 샌드위치 가에서 쉽게 맛 볼 수 있고 대부분 가게는 영어로 주문이 가능하니, 그리스를 여행하는 분들은 한번쯤 맛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저는 시금치 파이버섯 파이를 가장 좋아해서 한국인 손님이 오는 경우 자주 대접을 하는 편인데, 어린이 파티에서는 어린이 입맛을 고려해 치즈파이와 소시지 파이가 더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민 후 제 첫 번째 생일 날, 뭣도 모르고 친척들에게 이 파이만 세 가지 종류를 대접했었는데, 지나고 생각하니 푸짐한 먹거리를 준비하는 그리스인들에게 좀 민망하도록 부족한 단일 메뉴였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이후로 제 생일은 시부모님과 시누만 불러서 외식을 하는 것으로 조용히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토스트(Τοστ)

보통 그리스에서 샌드위치(ΣάντουΪτς)토스트(Τοστ)를 나누는 기준은 일반 빵식빵의 사용여부인데요.

물론 클럽 샌드위치의 경우엔 식빵을 이용하지만 내용물이 많이 들어가니 그리스에서도 샌드위치라고 불리고, 웬만한 그리스의 카페에서는 이 클럽 샌드위치를 감자튀김과 함께 간단한 스낵 메뉴로 팔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그리스에서는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그리스에서 보통 '토스트' 라고 불리는 것은 식빵에 치즈와 햄, 버터 등만 넣어 굽는 기계에 넣고 치즈가 녹을 정도까지 구운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의 클럽 샌드위치토스트

 

역시 이 토스트는 샌드위치만큼이나 그리스인들의 아침식사로 많이 애용되어, 어린이들 역시 토스트를 학교에 아침으로 싸 가지고 갈 때도 많습니다.

이 토스트를 4 조각으로 삼각형으로 자른 것이 어린이 파티메뉴에 주로 사용되는 것인데, 크기가 작으니 어린이들이 들고 먹기에 좋아 단골 메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 다른 파티에서 시어머님께서 만드셨던 토스트인데, 이런 식으로 잘라서 파티에 내 놓는 것입니다.

 

 

 치킨너겟(고또부케스κοτομπουκιές) 감자튀김(띠가니떼스 빠따떼스τηγανιτές πατάτες)

 

이 들은 둘 다 튀긴 음식이므로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리스 어린이들도 치킨너겟을 좋아해서, 키즈 카페나 햄버거 프랜차이즈에는 어린이 메뉴에서 꼭 치킨너겟을 볼 수 있습니다.

작년 마리아나의 생일 파티를 했던 키즈 카페에서도 아예 어린이 메뉴에 치킨너겟과 감자튀김 두 가지만 넣어서 셋트 메뉴로 판매했는데, 생일 파티에 온 아이들이 남김없이 싹싹 먹었답니다.  

 

 

그래서 저도 이번에 치킨너겟을 메뉴에 넣었습니다.

 

 

 

 

 작은 조각 피자 (πιτσάκια) 

 

그리스에서도 피자를 자를 떈 한국처럼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주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더 큰 패밀리 사이즈의 피자는 피자 모양 자체가 사각형이라 자를 때도 사각형으로 잘라서 주는데요.

어린이 파티에 사용되는 피자는 대게 이런 대형 사각형 피자여서 아이들이 먹기 좋게 더 작은 사각형으로 잘라서 주는 것입니다.

 

 

 

 

google image

 

 

그리스에서는 도우까지 직접 만드는 수제피자를 파는 가게가 많기 때문에 보통 얇은 씬 도우의 피자가 많아서, 이렇게 작은 사각형으로 잘라 놓은 피자는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식어도 많이 딱딱해지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에 아주 좋습니다.

 

 

 

 핫도그(홋독χοτ ντογκ)

 

그리스의 어린이 파티용 핫도그는 작은 빵에 익힌 소시지를 넣고 케첩만 발라서 만드는데요.

소시지가 신선한 것이 많으므로 평소에도 아이들의 좋은 간식거리가 되곤 합니다.

물론 어른용 핫도그엔 야채나 양파, 머스터드 소스 등 다양한 것들이 들어가지만, 그리스 어린이 파티에는 부모가 참석하면서 아주 어린 동생을 함께 데리고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다른 재료들을 아직 먹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있어, 어린이용 핫도그를 만들어 대접하게 됩니다.

 

어른용 핫도그

 

어린이용 핫도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소시지를 골라

먼저 끓는 물에 삶은 후에,

이렇게 케첩과 함께 빵에 넣으면 됩니다. 끝~!

 

 

마지막으로 제가 이번 파티에서 만든 메뉴를 소개하자면요.

저는 어린이 메뉴와 어른 메뉴를 구분해서 만들었는데요. (물론 키즈 카페에서도 주최자가 생일 파티 메뉴를 미리 예약할 때, 가격대별로 어린이 메뉴와 어른 메뉴를 각각 고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치즈 파이, 작은 피자, 치킨너겟, 핫도그를 준비했고, 어른들을 위해서는 햄버거, 핫도그, 작은 파이, 또르띠아 샌드위치를 준비했습니다.

 

 

 

♡ 올리브나무표 또르띠아 샌드위치

재료(20 조각 기준)

또르띠아 5장

삶은 감자 3개, 삶은 달걀 4개,

터키햄 4장 (없으면 햄 또는 소시지), 

파슬리 2~3 줄기(없으면 파슬리 가루), 붉은 파프리카 1/4 개,

소금, 후추, 설탕, 마요네스, 머스터드 소스

 

재료를 잘게 썰어, 아주 잘 부서질 때까지 마구 반죽해줍니다. 

 

또르띠아 위에 이렇게 재료를 올려 놓고

 

납작하게 말아서 4등분으로 잘라줍니다.

(접은 부분이 펼쳐지지 않게 하려면 물을 발라줍니다.)

 

짜잔! 완성!

 

 

 

어른 메뉴에 굳이 햄버거를 넣은 이유는 가끔 점심 메뉴로 동수 씨와 시댁 식구들에게 햄버거를 만들어서 줄 때가 있는데, 이상하게 제 햄버거를 아주 좋아들 해주시기 때문이었는데요.

 

 

이번 파티에는 소고기패티(비프떼끼μπιφτέκι), 상추, 치즈, 터키 햄과 소스(마요네즈, 케첩, 머스터드, 소금, 후추 혼합)를 넣은 햄버거를 만들었는데, 보통 때는 달걀 프라이를 추가로 얹고 터키 햄 대신 베이컨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스인들에게 달걀프라이는 즐겨 먹는 메뉴가 아니라서 아예 안 먹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파티용으로 만들 때는 생략한 것입니다. (소고기패티인 그리스식 비프떼끼를 만드는 법은 다음에 자세히 소개하도록 할게요.)

 

 

 두 번의 파티에서 제가 만든 음식을 먹는 사람들입니다. 다행이 맛있다고 해주었어요.(휴우~다행이다~)

파티 사진들은 다른 포스팅과 함께 다시 소개해 드릴게요. 재미있는 일이 있었답니다.^^

 

 

그리스 어린이 파티의 메뉴들, 맛있게 보셨나요?

오늘도 맛있는 음식 든든히 드시는 그런 하루 되세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 여러분~~ 오늘 오후부터 드디어 밀린 답글 쓰기에 돌입합니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했어요! 마리아나는 2주간 명절 방학인데요. 덕분에 아침에 한 시간 정도 더 잘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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