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는 그리스 문화

춤추고 먹다 지쳐 쓰러지는 그리스 명절 24시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5. 6.

먹고 춤추고 또 먹다 지쳐 쓰러지는

그리스 명절 24시

 

 



 

 

 

 

금요일 저녁에 몇 시간 모였었는데, 또 본격적으로 토요일 저녁 8시쯤부터 모이기 시작한 가족들은 24시간 후인

일요일 저녁 8시가 되어서야 흩어졌습니다.

모든 가족 친척이 다 저희 집에 24시간 동안 붙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잔 시간이 채

다섯 시간도 되지 않고, 저희 시어머님과 저와 가족들은 거의 잠을 못 자다시피 했으니 명절 24시라는 말이 제격인

듯 합이다.

 

자 그럼 본격적인 사진과 함께 그리스 명절 24시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이 토요일 저녁엔 모두 파티 복장이나 정장을 입도록 되어 있어서, 가족 친척들을 그런 차림으로 저희

집으로 모였습니다.

12시 넘어서 먹을 소 혓바닥 스프와 염소고기 스프를 끓여 놓은 후, 일부는 폭죽놀이를 보려고 일부는 촛불을 받아

오려고 모두 밖으로 이동했습니다.

 

정장차림으로 모여 폭죽놀이를 보고 있는 가족 친척들

 

 

이렇게 자정이 넘으면 "흐리스토스 사네스티" "갈리 아나스타시" "갈로 빠스하" 등의 축하말을 나눕니다.

(모두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말의 의미의 인사말로 이 말과 함께 가족 친척 친구끼리 뺨키스를 나눕니다.)

 

집으로 돌아온 여성들은 정장이나 파티복장 그대로, 그리스 모든 스프에서 빠질 수 없는 "레몬계란거품(레모노

아브고)"라는 소스를 마지막으로 만들어 뿌리며 완성된 스프를 서빙하여 먹기 사작합니다.

(이 소스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종류의 스프를 먹게 되는 겨울이 되면 다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소고기와 상추, 허브를 넣어 끓이는 스프와 소 혓바닥 스프

둘다 비싼 고기들이라 고급 요리에 해당되고, 고기는 굉장히 부드럽답니다.

 

시어머님 댁 부엌에서 요리를 마무리 하는 시누이, 모델같은 사촌 니키, 셋째 시고모님

(제가 아직 몸이 온전치 않다고 올해는 다들 많이 배려해 주는군요. 밤새 설거지하고 집치우긴 했지만, 작년에 비해 완전 편한 명절이었습니다.)

 

 

 

식사는 저희 집에 차려졌는데요.


 


 


 



이렇게 밤 12시가 넘어 시작된 식사는 새벽 3시쯤 되어 끝이 났습니다.

헉몇년 전 이 명절 새벽 식사에 처음으로 참석했었때, 졸면서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요령이 생겨서 버티네요^^


집으로 돌아갈 사람들은 돌아가고, 저와 시어머님은 각자의 집에서 설거지부터 집 청소를 하고 내일 먹을 것을

준비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굿모닝

다음 날 빠스하 당일 아침 8시 그리스 전국의 대 가족이 모이는 집집마다 염소 통 구이가 시작되었는데요.

3시간 이상 구워야 속까지 잘 익는 이 고기를 굽기 위해 각 집안의 고기 굽는 담당 친척남자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전국의 라디오 채널들은 빠스하 당일인 이날, 그리스의 전통가요나(우리나라의 트로트와 비슷하게

젊은이나 나이든 사람들이나 좋아하는 음악장르), 전통악기 부주끼 연주 음악을 하루 종일 틀어줍니다. 바로 이 파티를

하며 적당히 흥이 오른 국민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서비스 하기 위해서이지요.

 

 

이날은 사람들이 어제와 달리 편안한 복장으로 모이는데요.

먹고, 마시고, 춤추고, 먹고, 마시고, 춤추고를 반복합니다.

평소 체력이라면 뒤지지 않는 저도 이 그리스인들의 끝이 안 보이는 먹고 마시고 춤추는 이 긴 여정이 웃다 지쳐

집에 들어와 쓰러져 쉬어야 했을 정도입니다.


이랬던 염소 통구이 두마리가

오후엔 이렇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먹는 사진들과 신난 가족들의 사진들입니다.

 

 






  


 








늦은 오후 춤을 추다추다 정원의 꽃까지 꺽어 머리에 꽂고 집 마당을 뱅글뱅글 돌며 춤을 추는 가족들입니다.





춤추다 웃다 지쳐 쓰러지셨네요.

우하하


 

 

이렇게 시친할머님까지 직계가족들의 훈훈한 단체 사진으로 길었던 명절 24시에 관한 포스팅을 마무리 합니다.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관련


2013/05/03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그리스인들이 선택을 잘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이것'

2013/05/02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그리스 최대 명절 빠스하(Πάσχα)의 신기한 풍습들

2013/04/19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그리스음식 BEST

2013/03/26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생선튀김에 마늘소스를 꼭 먹어야하는 그리스의 비장한 국경일

2013/03/19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12시간 동안 식탁에서 해산물만 먹는 그리스의 요상한 국경일

2013/03/09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전 국민이 고기를 구워먹는 그리스의 특이한 국경일


* 사진은 얼굴 공개를 허락한 가족 스무명 정도만 올렸지만, 실제 모인 인원은 사십명이 넘었습니다.

  올해에는 빠스하가 늦은 편이라, 여름 시즌 과도한 업무로 쉬시느라 참석 못한 가족들이 많았는데,

  참석 못하신 분들 중 어르신 친척 분들을 내일 저희가 찾아뵙기로 했답니다.^^ 이런 걸 보면, 한국 풍습과도 비슷하지요?


* 동영상이 있는데, 올라가질 않아 다음에 포스팅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