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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그리스 문화

생선튀김에 마늘소스를 꼭 먹어야하는 그리스의 비장한 국경일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3. 26.

생선튀김에 마늘소스를 꼭 먹어야하는

그리스의 비장한 국경일

 

 

 

 

 

 

 

제목을 보면서 그리스는 먹는데 목숨을 거는구나 생각되시는 분들, 몇 계실거라 여겨집니다.

불과 얼마전 그렇게 전국적으로 고기 구워먹는 국경일에, 하루종일 해산물 먹는 국경일도 있었으면서

이제 생선튀김에 마늘소스까지? 라고 여겨지실 거에요^^

우선 테이블 세팅을 시작해서, 어제 먹었던 음식 사진부터 공개하자면요.

이번엔 예외없이 저희 집에서 모였습니다.^^

향긋한 잣, 열무와 비슷한 종류의 야채, 키프로스 산 구운 치즈 할루미로 만든 러드  

(키프로스 걱정에 키프로스 산 전통 치즈를 사서 먹는 그리스 사람들입니다. 물론 맛있기도 하지만요.)

바자리아(비트)할라피뇨 피클

냄새 때문에 먹기 전에 랩을 씌워 둔, 생선튀김을 위한 마늘 소스

오늘도 등장한 새우 요리

오징어 먹물소스 요리 수피아

오늘의 메인 요리 생선튀김 '바깔야로스'(대구)입니다.

(흰살 생선 대구튀김옷(맥주, 밀가루, 이스트)을 입혀 튀깁니다.^^)

 

그리스 요리엔 레몬이 필수인데요, 아직도 이웃집 레몬트리들에 레몬이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생선튀김 바깔야로스를 반으로 잘라 마늘 소스와 접시에 담았습니다.

 

이 국경일에 대해 이야기를 좀 풀어보자면,

어제 3월 25일그리스 오스만 투르크(현재의 터키)로부터 오랜 세월 지배를 당하다가 

독립을 선언하고 독립전쟁을 시작한 일입니다.

국경일로 정해 두었고, 올해는 아이들과 직장인들 환호하게 월요일에 이 국경일이 딱 걸렸네요.

그런데 그 독립전쟁이 시작된 3월 25일은, 근대가 아닌 1821년 3월 25일이었습니다.

다시말해 우리나라가 조선시대였던 때 일어난,  200년 전의 독립운동에 대해 아직도 국경일로 정하고 

전국민이 생선튀김에 마늘소스를 먹으며 기념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날이 그리스인들에게 중요한 날이라는 뜻입니다.

350년간 오스만 투르크로부터 갖은 고통을 겪으며 수차례 독립운동을 시도했으나 번번히 성공할 수 없었던 그리스였습니다.

그런 그리스가 1821년 3월 25일 시작한 독립전쟁으로 드디어 독립하게 된 것이지요.

잠깐 그리스 역사를 살펴보면요.

 

 15세기 중반부터 여러 봉건 국가로 분리되었던 그리스는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멸망하면서 350년 동안 역사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오스만 투르크는 통치 기간 동안 강력하게 이슬람화를 요구했지만, 그리스는 그리스 정교의 전통을 지키며 독립 운동을 계속했다.

 오스만 투르크의 혹독한 지배에도 그리스인들은 상업과 외교에서 실권을 장악하였다. 프랑스 혁명의 계몽사상에 영향을 받은 유럽 각지의 그리스 상인들은 비밀 결사 조직을 통해 지속적으로 반란을 일으켰고, 마침내 독립군이 승리하게 된다. 1830년에 런던 회의에서 국제적으로 독립을 인정받아 1832년에는 그리스 왕국이 성립되었으며, 바이에른의 왕자 오토가 초대 왕으로 즉위한다. 그러나 독립 후에도 크림 전쟁, 발칸 전쟁 등 잦은 전쟁을 치렀고, 공화정과 왕정이 반복되는 등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는다. 2천 년간의 이민족의 지배에서 벗어난 그리스는, 1981년 EU에 가입하고 민주 국가로서 자리를 잡았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그 350년 동안, 터키는 그리스인들에게 정말 잔인한 행위를 많이 가했었습니다. 그리고 터키와는 그 이후에도 키프로스 소유권문제로 또 다른 전쟁을 겪었던 바 있어, 여전히 그리스인들에게 터키는 감정이 좋지 않은 국가인 것입니다.

 

 그리스와 터키가 축구 시합을 할경우?

한일전과 아주 똑같은 현상이 그리스 전국적으로 일어난답니다.

ㅎㅎㅎ

그러니 이 독립전쟁을 시작한 기념일 3월 25일국경일로 지키며,

전 국민이 생선튀김에 정말 매운 마늘 소스를 먹으며 비장하게 지내게 되는 것이지요.

딸아이의 학교에서도 이에 대해 특별한 교육을 시키며 독립관련 자료를 나누어줬을 정도니 그리스인들이 이 독립기념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시겠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똑같은 독립기념일이라도 2차대전 당시 그리스가 이탈리아로 부터 점령당했다가 독립한 10월28일의 경우

그냥 국경일로 퍼레이드를 하고 행사를 할 뿐 무엇을 하루 종일 먹는 이런 류의 전통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인들은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그다지 나쁜 감정도 없습니다. 이탈리아가 점령 당시 야만적인 행동을 일삼았던

터키에 비해 신사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200년이나 된 독립전쟁일을 지키고, 국기에까지 그 의미를 새기는 그리스인들의 비장한마음을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겠지요?

 

 

그런데 어제는 키프로스 사태로 '트로이카'(EU·ECB·IMF)와 키프로스가 새로운 구제안을 채결했습니다.

특히 EU는 키프로스에 신뢰할만하고 실현 가능한 '플랜 B'를 내놓을 것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했는데요.

안그래도 비장한 날, 식사를 하며 뉴스를 보던 그리스인 가족들은 갑자기 식탁에 놓인 단골 맥주인 독일맥주는

이제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었습니다.

 

 

키프로스독일맥주가 무슨 상관이냐고 묻자,

이번 키프로스 사태에 물의를 일으켰던 EU의 임원국인 독일 키프로스를 어렵게 몰고가는 게 꼴보기 싫어서라고 대답들 하시는군요.

그랬구나

키프로스 국민의80%는 그리스계 사람들이니, 팔이 안으로 굽는 셈이지요.

키프로스 때문에 키프로스 전통 치즈를 사주고, 독일 맥주는 먹지 않겠다는 그리스인들.

어찌보면 감정적이고 유치해 보이지만, 의리하나는 끝내주는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국경일은

여러모로 비장한 국경일이었답니다.

 

그런데 제 입맛은 왜 비장하지 못한 걸까요.

왜 이렇게 음식은 맛있는 걸까요?

많이 먹고 포만감 작렬이었습니다.^^

 샤방

좋은 하루 되세요~~~~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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