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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346

나 때문에 이상한 대회에 나가려는 딸아이의 외국인 친구 나 때문에 이상한 대회에 나가려는 딸아이의 외국인 친구 자녀를 키우다보니 뜻하지 않게 제 어머니가 저의 유년시절에 했던 말들을 저도 딸아이에게 반복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뭔가 야단칠 때나 잔소리 할 때의 멘트들은 정말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내가 듣던 얘기 를 무의식 중에 딸아이에게 하고 있을 때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무의식 중에 딸아이에게 뱉은 저의 잔소리가, 딸아이의 그리스인 단짝 친구인 알리끼에게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해 버렸습니다. 막 1학년을 다니던 딸아이가 하루는 학교에 다녀 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제게 이렇게 말을 해 왔습니다. "엄마. 알리끼가 나와 같이 대회에 나가고 싶대." "응? 무슨 대회?" "있잖아. 엄마가 나 보고 맨날 나가라고 하는.. 2013. 5. 7.
춤추고 먹다 지쳐 쓰러지는 그리스 명절 24시 먹고 춤추고 또 먹다 지쳐 쓰러지는 그리스 명절 24시 금요일 저녁에 몇 시간 모였었는데, 또 본격적으로 토요일 저녁 8시쯤부터 모이기 시작한 가족들은 24시간 후인 일요일 저녁 8시가 되어서야 흩어졌습니다. 모든 가족 친척이 다 저희 집에 24시간 동안 붙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잔 시간이 채 다섯 시간도 되지 않고, 저희 시어머님과 저와 가족들은 거의 잠을 못 자다시피 했으니 명절 24시라는 말이 제격인 듯 합이다. 자 그럼 본격적인 사진과 함께 그리스 명절 24시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이 토요일 저녁엔 모두 파티 복장이나 정장을 입도록 되어 있어서, 가족 친척들을 그런 차림으로 저희 집으로 모였습니다. 12시 넘어서 먹을 소 혓바닥 스프와 염소고기 스프를 끓여.. 2013. 5. 6.
항상 폭소를 부르는 나의 외국인 시할머니 항상 폭소를 부르는 나의 외국인 시할머니 저에겐 두 분의 그리스인 시할머님이 계시는데 오늘 이야기는 그 중 시외할머님, 그러니까 시어머님의 엄마에 관한이야기입니다. 이 시할머님에 대한 이야기는 전에 팬티스타킹 착용에 대해서도 한번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요. 지금 본격적인 명절을 보내시기 위해 딸인 저희 시어머님 댁에 와 계십니다. 그런데 매번 오실 때마다 모계 사회인 그리스답게 사위(제 시아버님)의 분노를 유발하셔서, 눈치 0단인 시외할머님은 어쩔 수 없이 저희 집 소파베드를 펼쳐 주무시거나 딸아이 방에 있는 여분의 침대에서 주무시곤 한답니다. 그러나 저희 부부나 딸아이에게는 한 세대 건너의 일이라 그런 할머님이 귀엽고 재미있기만 한데요. (만약 시어머님이셨다면 얘기가 좀 달랐을 것 같습니다.^^) 시외.. 2013. 5. 4.
그리스인들이 선택을 잘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이것' 그리스인들이 선택을 잘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이것' 어제 끼끼의 남편 니코스가 뒷집인 시댁에 놀러왔길래, 저는 그의 딸 미카를 위해 사 두었던 이맘때 명절 어린이 선물로 주는 큰 달걀 모양 초콜릿(안에 장난감이 들어있는)과 선물을 내밀었습니다. 니코스는 "아! 뭘 이런 걸 다 챙겨주고 그래? 올리브나무. 우리는 마리아나 것을 못 샀는데..."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마리아나는 드디어 밝히는 제 딸아이의 그리스 이름입니다. 한국 이름은 따로 있습니다.) 민망해 하는 니코스에게 저는 성급히 대답했습니다. "아니에요. 마리아나는 '노나'에게 이미 선물을 받았어요. 미카는 '노나'가 이사가면서 잘 못 챙겨준다고 들어서 그냥 싼 걸로 산 거니까 너무 부담갖지 마세요." "아무튼 고마와. 올리브나무." 라고 대답.. 2013. 5. 3.
그리스 최대 명절 빠스하(Πάσχα)의 신기한 풍습들 그리스 최대 명절 빠스하(Πάσχα)의 신기한 풍습들 그리스의 연중 가장 큰 명절은 빠스하(Πάσχα)와 흐리스투예나(Χριστούγεννα) 인데요. 그 중 그리스의 국민들은 요즘 '빠스하 명절 기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학교는 지난 금요일부터 2주간 빠스하 방학에 들어갔고, 관공서, 회사와 가게들도 이번 주 금요일 오후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는 연휴입니다. 빠스하는 사실 다른 나라의 부활절인 셈인데요. 천 년 넘게 이어진 국교 정교회의 풍습대로 굳어진 '빠스하의 풍습들'은 사실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서 우리나라의 추석에 가족들이 송편을 빚고, 설날 때 전을 만들고 떡국을 끓여 먹는 것처럼 전 국민이 하나같이 풍습대로 일사 분란하게 따르는 신기한 기간인 것입니다. 자, 그럼 제가 처음 겪으며 몹시 .. 2013. 5. 2.
그리스 중세 성곽 마을의 고양이들 그리스 중세 성곽 마을의 고양이들 지난 토요일 빨리아 뽈리 안에 갔을 때, 저희 일행은 여러 고양이와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고양이들이 있는 곳에 대해서는 2013/05/01 - [신비한 로도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로도스 “빨리아 뽈리” 를 참고해주세용. 이 참고글은 원래 그저께 포스팅하려다가 인터넷이 갑자기 끊어졌다 작동되면서 편집했던 걸 다 날려서 최봉재 포스팅으로 대체되었다가, 오늘 포스팅으로 다시 편집한 공들인 글이랍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좋아하는 장소라 정말 공유하고 싶어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관대한 이들이 더 많은 듯 해서, 관광객이 없고 상점들이 문을 닫는 겨울이면 고양이들이 새끼를 참 많이 낳습니다. 지난 겨울 이곳에 잠깐 들렀다가 정말 예쁜 고양이 새끼들이 제 .. 2013. 5. 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로도스 “빨리아 뽈리”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로도스 “빨리아 뽈리” 드디어 여름이 오면서, 제가 그리스 전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장소인 '빨리아 뽈리' 안의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빨리아 뽈리는 원래 공식 명칭인 Medieval Town (중세 도시) 라는 이름이 있으나, 현지에서는 누구도 이 이름 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래된 도시, 라는 뜻의 빨리아 뽈리(παλαιά πόλη :Old Town)는 BC 408년 세워진 로도스 의 고대도시로 시작된 도시입니다. 약 2,40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셈입니다. 로도스에는 빨리아 뽈리, 이알리소스, 까미로스 이렇게 세 군데의 고대도시가 존재했었는데, 그 고대도시의 집터와 흔적은 2,400년 동안 큰 지진을 겪으면서도 까미로스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2013. 5. 1.
그리스에 있는 '최봉재'라는 간판에 흥분한 딸아이 그리스에 있는 '최봉재'라는 간판에 흥분한 딸아이 한 낮 온도 섭씨 35도로 본격적 더위가 시작된 그리스입니다. 그래서 작년 여름 옷이 다 작아진 딸아이의 옷을 좀 사려고 어제 저녁 무렵 딸아이와 함께 시내를 여기저기 돌아다 니며, 아동복을 세일하는 가게들을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에도 길을 걷다가 어떤 간판을 보고 흥분해서 뭐라뭐라 했던 딸아이가, 그때는 바빠서 제가 무시하 고 빨리 집에 가자고 해서 할 말을 못했다며, 오늘은 작정한 듯 제 팔을 붙잡고 간판을 보여주며 이렇게 소리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저기! 한글로 최봉재라고 써있어!" 오잉? 저는 그게 무슨 소린가 싶어서 딸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윗 쪽을 쳐다봤습니다. " 최봉재? 글쎄다. 딸. 최봉재라고 딱히 단정짓기에는 좀.. 2013. 4. 30.
빼앗긴 유물 반환을 호소하는 그리스인들의 독특한 운동 빼앗긴 유물 반환을 호소하는 그리스인들의 독특한 운동 지난 주 만났던 그리스인 친구로부터 만났을 때 본인이 찍은 딸아이의 사진을 SNS에 올려뒀으니 확인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그 친구의 SNS로 들어가 그간 친구가 찍은 사진들을 둘러보는데, 친구의 SNS에 링크되어 있는 흥미로운 것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이 사진을 보고는 푸하핫 하고 크게 웃었습니다.그게 저 그리스 여신상이 저런 멘트를 날린다는 발상이 너무 웃겼기 때문입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도대체 이 여신상은 어디에 있길래 그리스로 돌아오려고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이 사진을 만든 사람이 왜 그리스어가 아닌 영어로 이런 걸 만들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링크된 이 포스터 비슷한 사진 옆.. 2013. 4. 29.
한국과는 좀 비슷한 vs 다른 그리스 시댁의 문화 한국과는 좀 비슷한 vs 다른 그리스 시댁의 문화 시어머니가 새 며느리에게 "난 너를 딸처럼 생각한단다." 하는 말에 대해 저는 스무 살 때부터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 시어머니 얘길 하며 "우리 시어머니 멋지지?" 하는 순진한 새 며느리 아가씨들을 보면서 속으로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물론 어떤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고자'하는 좋은 의도에서 이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습 니다. 하지만 어떤 어르신들은 좋은 시어머니 코스프레로 이런 말을 내 뱉기도 하지요. 만약 시어머니가 이십 년 같이 산 며느리에게 "난 너를 딸처럼 생각한단다."라고 말한다면, 그 말은 믿을 수 있겠 지요. 자식이 낳아야 꼭 자식은 아니니까요. 유수의 세월을 같이 보내다보면 미우나 고우나 정말 가족같이 되어버리.. 2013. 4. 27.
팬티 차림으로 나를 맞이한 외국인 남편 친구들 팬티 차림으로 나를 맞이한 외국인 남편 친구들 어제 예고한 대로 로도스에 첫 여행을 왔던 때 깜짝 놀랐던 사건을 소개합니다. 사실 다른 그리스 지역을 여행할 때와는 달리 이 로도스 여행은 환상적으로 멋있기도 했었지만, 반면 조금 스트레 스이기도 했었는데요. 그냥 아는 사람이었던 매니저 씨 덕에 관광지가 아닌 그리스인들의 일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일단 그리스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었기에 매니저 씨의 영어 통역이 아니면 제 욕을 한들 알아들을 수 없을 지경 이었습니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으로 나름 여러 나라를 다녔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갑자기 낯선 언어에 동양 인 한 명 만나기 어려운 곳에 뚝 떨어진 적은 처음이라, 음식 설고 말 설고 사람 설고, 몽환적인 지중해 날씨와 처음 보.. 2013. 4. 27.
왜 남자를 찾지 않았냐는 그리스인들의 황당 질문 왜 남자를 찾지 않았냐는 그리스인들의 황당 질문 그리스에 첫 여행을 왔을 때, 그리고 로도스 공항에 첫 발을 들였을 때의 제 모습은 좀 웃겼다고 매니저 씨는 회상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여행 가방과 라면 세 박스를 짐을 옮기는 트롤리에 올려 놓고, 누가 봐도 동양인인 여자가 눈을 꿈뻑 거리머 두리번거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당시 매니저 씨를 제가 본 첫 인상은 어땠을까요? 저는 깜짝 놀랐었습니다. 어느 해 여름에 찍은 매니저 씨 사진입니다. 이제껏 웃긴 얼굴 사진을 많이 투척했더니 멀쩡한 자기 사진을 올려달라며, "난 소중하니까.."를 외쳐서 네네..뭐 들어주기로 했답니다.--; 혹시 못 알아볼까봐 사진을 주고 받긴 했었지만, 실물로 본 매니저 씨의 얼굴 크기가 너무 작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서양.. 2013.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