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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404

내게 너무 특이한 그리스의 영화관 문화 그리스에 온 후, 매니저 씨에게 영화관에 좀 가자고 아무리 얘길 해도 늘 시큰둥한 반응이었습니다. 매니저 씨는 저와 영화 보는 취향은 달라도, 영화와 미드, 영드 수시로 다운로드 해서 TV로 연결시켜 보곤 하기때 문에, '왜 영화관에 안 가려고 할까 바빠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 살 때 저와 코엑스로 테크노마트로 자주 영화를 보러 다녔었기에, 그리스에 와서 영화관에 안 가려 하니 '뭐지? 나하고 이제 영화 보러 다니는 것도 싫은거야?' 오해할 정도였습니다. 혹시 영화관이 너무 시설이 나쁘거나 안 좋아서 그런가 싶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로도스 시에는 두 개의 대형 영화관이 있는데 각각 개봉관 7개로 최신 헐리웃 영화나 그리스 영화를 상영하는 시설 좋은 곳이었습니다. 2013년 6월 현.. 2013. 6. 18.
먹을 것을 좋아하는 딸에게 생긴 행운 먹을 것을 좋아하는 딸에게 생긴 행운 딸아이는 먹을 것을 참 좋아합니다.아기 때부터 남달랐지요.맛있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 알고, 맛있어 하는지 콧노래를 부르며 먹을 때도 있어 시부모님께서 웃으실 때가 많습니다.편식하지도 않고 뭐든 맛있게 참 잘도 먹습니다. 저희 시어머님보다 더 많이 먹는 그 양에 비해 저만큼이라도 몸매를 유지하는 게 용하다고 할 정도입니다.(운동을 꾸준히 시키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딸아이가 지난 금요일 2학년이 끝나고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딸아이는 일찍 안 일어나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무엇보다도 아침부터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더 기뻐하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를 살살 꼬셔서 맛있는 것을 요리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거든요. 어떻든.. 2013. 6. 17.
아버지가 딸의 신발을 신겨 보내는 감동의 그리스 결혼문화 제 지인 이리니와 그녀의 아버지 스뗄리오스 씨입니다. 거대하고 독특한 그리스식 결혼식, 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첫 번째 이야기에서 소개한 대로 결혼식 당일 신부는 신부의 집에서, 신랑은 신랑에 집에서 하루 종일 친척 친구가 보는 가운데 축하 속에서 몸 치장을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를 못 보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 해 주세요~^^ 2013/06/05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나이트가운 입고 하객을 맞이해야 하는 그리스 결혼식 몸 치장의 마지막 단계에서 결혼식에 신고 들어갈 구두를 신어야 하는데, 이 구두는 미리 준비해서 드레스와 함께 집 안에 잘 놓아 둡니다. 시대에 따른 유행은 있지만, 그리스 결혼식 에서는 주로 흰색, 은색, 금색으로 된 반짝이는 파티용 힐을 신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준비해 .. 2013. 6. 15.
내가 미처 몰랐던 그리스 고양이 아스프로의 시선 시아버님 눈치보던 제가 밥을 늦게 준다고 삐쳤던 아스프로가 저희 집 뒷마당으로 돌아왔습니다. 누구보다도 포르토갈리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둘은 저를 한번 쳐다보더니 반갑다는 듯, 한참을 서로 인사를 합니다. 그러던 아스프로가, 갑자기 벽 뒤로 들어와 먼 곳을 응시합니다. 저는 그런 아스프로가 이상해서 최대한 몸을 낮추어 아스프로의 시선으로 앞을 응시했습니다. 응? 요즘 자주 나타나는 새로운 그 녀석이네? 근데 아스프로 너 왜 그러는거야?저는 차도남 아스프로가 이렇게 굳어 버린 채 있는 게 몹시 이상했습니다. 그랬던 것입니다. 제 블로그 어느 남성 애독자 님께서 댓글로 말씀해 주신대로,아스프로는 저 새로운 덩치 큰 남자 녀석에게 겁을 먹은 것이었습니다.(역시 남자 마음은 남자가 아는군요--;) 그것도 모르고.. 2013. 6. 15.
한국의 '말하는 압력밥솥'에 대한 유럽인들의 엉뚱 반응 한국의 '말하는 압력밥솥'에 대한 유럽인들의 엉뚱 반응 저희 집의 쿠쿠 압력밥솥입니다. 그리스에 이사 온 초창기에는 아시아인이 적은 이곳의 전기밥솥이 종류도 적고 맘에 들지도 않아, 그냥 그때 그때 냄비밥을 해서 먹었습니다. 어차피 저희 집에서 쌀밥을 먹는 사람은 저와 딸아이 둘 뿐이기에, 매니저 씨나 다른 손님들을 위해 그리스음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저는 매일 밥을 해 먹을 수는 없으므로 그럭저럭 냄비밥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리스에 부모님이 오시게 되면서 이 쿠쿠압력밥솥을 선물로 들고 오셨고, 저는 밥이 되는 것을 지키고 서 있지 않아도 되는 전기 압력밥솥이 새삼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십년 넘게 쿠쿠압력밥솥을 써 왔었는데, 단 한번도 고맙다라는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던.. 2013. 6. 14.
그리스 내에 하루아침에 불어닥친 중국어 열풍 요즘 그리스 내의 대형 서점에는 부쩍 중국어 회화 책을 사는 그리스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리스어를 유창하게 하며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하는 그리스인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간혹 한국인들이 백인이라면 국적 불문하고 영어는 기본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처럼, 그리스인들은 동북아시아인이라면 누구나 중국어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경 우가 많습니다. 이제껏 한국어가 중국어와 일본어와 비슷한지, 글자는 어떠한지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아 왔던 저 역시, 요즘 부쩍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겠냐,라는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타인종에 대해 인종차별이 심한 편인 그리스에서 하루 아침에 갑자기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이것입니다. 지난 달.. 2013. 6. 13.
짧은 일탈, 특별한 밤 외출에 마음이 시원해졌어요.(그리고 미안해.) 한국에 살 때도 답답할 때는 가끔 마음 맞는 친구와 삼청동 골목이나 올림픽 공원 서쪽 능선, 파주출판단지 안쪽 처럼 한가한 길을 걷고, 맛있는 커피 마시는 게 제가 일탈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업무에 쫓기고 많은 사람을 만나며 복잡하게 갈라졌던 마음이, 한가한 풍경 속에서 가닥이 모아져 생각이 정리되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리스에 와서는 이렇게 한가한 일탈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적응이 되니 해야할 일이 늘어나서 낮엔 이런 저런 일을 하고 밤엔 가족 돌보고 손님 맞이 하느라 정신 없는 시간들이었지요. 시부모님이 바로 뒷집에 사시기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저희 가족끼리만 맛있는 것을 먹고 들어올 때도 어떨 땐 좀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 2013. 6. 12.
그리스 고양이 못난이가 드디어 새끼를 데리고 나타났어요! 그간 새끼를 낳아서 배는 홀쭉해진 못난이가 새끼는 왜 안 데리고 나타나고 다른 애들 밥만 빼앗아 먹고 있나 했었는데요. 블로그 대문에도 그려 넣었지만, 못난이가 드디어 새끼를 데리고 나타났어요! 제가 아직 무서워서 처음엔 이렇게 차 아래로 숨어 버렸어요~ 꺄악~ 저 발, 어떻게~~~~ 너무 예뻐욧 >. 2013. 6. 11.
장의사와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정말 괴기스런 외국인 친구들 장의사와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정말 괴기스런 외국인 친구들 어제 소개한 할끼다에 여행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아테네 근교의 소도시인 할끼다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프랑스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의 호텔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오길 잘 했다 생각했는데요. 당시 저희가 묵었던 할끼다의 호텔정원과 베란다 사진입니다. 매니저 씨는 할끼다에서 아테네로 가는 길 중간 쯤의 경치 좋은 바닷가에, 친한 친구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며 오랜만에 그들을 만나고 싶으니 함께 들르자 했습니다.기존의 제가 알던 매니저 씨 친구들이 다들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들이라, 새로 만날 이들에 대해서 별 거부감 없이흔쾌히 함께 가게 되었는데요. 호젓한 바닷가에 있는 이 카페 간판을 찾았을 때부터, 저는 뭔가 좀 특이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왜.. 2013. 6. 11.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든 한국어와 발음이 똑같은 그리스어들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든 한국어와 발음이 똑같은 그리스어들 1. "알겠다." 그리스에 이사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친척 끼끼의 딸 미카가 저희 집에 놀러왔는데, 저희 아이와 비슷한 또래라 둘이 말이 잘 통하지 않았어도 재미있게 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둘이 너무 떠들어서 제발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어야 할 만큼 친구같은 사촌입니다.) 그 무렵, 지금보다 많이 어렸던 두 아이입니다. 둘이 노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미카가 딸아이에게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알겠다."응????? 쟤 지금 한국말 한거야?저는 제가 혹시 잘못 들었나 해서 다시 더 가까이에 앉아 들어 보았습니다.딸아이가 미카에게 그림 도구를 나누어 주고 있었는데, 미카는 또 다시 또렷하게 이렇게 말하는.. 2013. 6. 10.
여러분 대문이 바뀌었어요~! 맘에 드세요? 여러분 대문이 바뀌었어요!맘에 드세요? 성격대로 신나는 옷을 입고, 가슴에 S자 대신 M자 마크를 단 매니저 씨.인어공주처럼 빨강에 가까운 핑크색 머리가 어릴 때부터 소원이었던 (커서 너 알아서 하라고 차분히 달래왔답니다.) 딸아이는태극기와 그리스 국기를 들고 있습니다.고양이는 포르토갈리입니다. 저는 전문 디자이너도 아니고, 마우스를 이용해 그린 것이니 그냥 재미있게 보아주세용^^ 나무 뒤에 숨은 고양이는 아스프로이고요.(요새 내내 잘 나타나지도 않아서요ㅠㅠ)못난이가 드디어 새끼를 데리고 나와서 (곧 못난이 새끼 사진도 올릴게요^^) 이번엔 새끼 조금만 오래 끼고 있어달라고 커다랗게 그렸답니다.다른 아이들도 다 그리고 싶었지만 제 능력의 한계가..ㅎㅎㅎ 오른쪽의 그리스어 글씨는"그리스와 한국""나와 우리.. 2013. 6. 9.
한국 장인을 단번에 녹여 버린 외국인 사위의 비결 한국 장인을 단번에 녹여 버린 외국인 사위의 비결 "아, 글쎄. 아빠가 그런 걸 좋아하실 리가 없다니까! 절대 그런 말을 하지 말아 줘." "왜 아빠한테 그런 걸 권하려고 해? 우리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군복무하실 때 간첩 잡는 일 하셨다고. 부탁이야. 제발." 그리스로 이사온 후, 아버지께서 저희를 보러 그리스에 오시기로 하셨을 때, 제가 매니저 씨에게 던졌던 말들입니다. 장거리 해외여행은 늘 힘들어 하시고, 땅 넓은 미국이라 맘대로 돌아다닐 수 없어 미국 딸네 집도 지루하다며 긴 세 월 동안 딱 한 번 밖에 안 다녀 오셨던 아버지이신지라 저는 정말 긴장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깔끔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성격에, 몸 아프셨던 과거때문에 음식을 상당히 까다롭게 드시는 분이 저희 아버지셨습.. 2013.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