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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404

"잠시만요! 아스프로 좀 보고 가실게요~!"^^ 몇 주 전, 그리스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일입니다. 아스프로는 개그콘서트의 뿜 엔터테인먼트의 "잠시만요!" 코디 언니처럼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미옹~ 이오오옹~ 미옹~~~ 미오오오옹!!!" ("잠시만요! 아스프로 좀 보고 가실게요~~~~") 좀 소심하지만 차도남인 그가 이렇게 잔소리를 해대며 시니컬하게 불러 세우니, 저는 몹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몇 주를 떠나있었던 제가 원망스러웠나 봅니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 큰 수컷 고양이가 나타나며 동네를 흔들어 놨을 때, 두려움과 저에게 삐친 감정을 동시에 갖고 저희 집 지붕에 오르지도, 부엌 방충망을 타고 올라가지도 않았던 그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몇 주 만에 그리스로 돌아오니, 마치 "내가 좀 그랬다고 그렇게 사라져버리냐? 너무 한 것 .. 2013. 8. 28.
한국의 어린이 직업체험 프로그램에 관한 유럽인들의 반응 이번 한국 방문 때 딸아이는 말로만 듣던 어린이 직업체험 프로그램이 있는 잠실의 'K'라는 장소에 가고 싶어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두 번 저는 딸아이를 데리고 그곳을 찾아 갔었는데요. 어린이 한 명과 어른 한 명이 입장할 경우 여섯 시간에 48,000원~53,000까지 내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이었는데, 국내의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해 간판을 걸고 체험하게 하는 만큼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었고, 경찰서 소방서 등은 크기를 줄였을 뿐 아이들 수준에 맞게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한눈에도 놀이동산 저리가라 할 만큼의 화려함과 재미를 드러내고 있었기에 딸아이는 놀라고 흥분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수십 개의 직업들 중에 시간 내에 얼마든지 고를 수 있지만 최소 인원이 한 가지를 체험하도록 .. 2013. 8. 26.
첫 시행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C)에 포부를 밝힌 그리스인 아마 한국어능력시험인 TOPIC(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에 관하여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능력시험에 TOEIC, TOEFL이 있는 것처럼,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국내,외에 위치한 한국 회사에 취업을 생각하는 경우, 혹은 한국어에 대한 능력을 점검해 보는 의미로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TOPIC 시험을 주관하는 대한민국 교육부 산하 기관인 국립국제교육원에서 밝힌 이 시험에 관한 개요 및 활용에 관한 내용입니다. 한국 내에 사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최근 국외에 사는 외국인들 중에도 한류의 열풍 등으로 한국어를 좋아하고 공부하는 것을 넘어, 이렇게 토픽 시험을 치르길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그.. 2013. 8. 24.
몇 년 만에 한국에서 심야영화 보려다 낭패를 겪었어요! 지난 칠월 한국에 들어갔을 때 일입니다. 이민 후 첫 한국행이었고 가족은 물론, 한국사람들 속에 섞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설렜던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 후 며칠이 지난 날 밤, 하루 내내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여섯 시간이 늦은 그리스와의 시차 때문에 잠이 통 오질 않았습니다. 부모님과 딸아이는 모두 잠이 든 열한 시 삼십 분쯤이었습니다. 저는 인터넷을 잠시 뒤져 정보를 찾은 후, 결심했습니다. "그래! 심야영화를 보는 거야! 그리스에서는 더 이상 영화관 가고 싶지 않다고! 한국에 있는 동안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몰라!" 자고 있는 식구들이 깰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집을 빠져 나온 저는, 비가 추적추적 오는 강변북로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특별히 음향시설.. 2013. 8. 23.
이제는 남편에게 제 입을 다물 때가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부끄럽지만, 먼저 제 성격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몇 번인가 언급한 적 있지만, 저는 싸우는 것을 크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분쟁이 일어나는 것도 싫고 언성을 높이는 것도 싫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참거나, 좋게 넘어가거나, 긍정적으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뭐가 잘못 되었다고 따지는 것도 대개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좀 손해 보더라도 큰 피해를 입은 게 아니면 그냥 말 없이 지나갑니다. 그래서 이제껏 살아오는 과정에서, 사람을 제대로 파악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저와 알고 지냈다고 하면서도 제가 화를 내지 않으니 그냥 뭘 해도 다 수용해 줄줄 알고 한계 없이 제 맘대로 대하다가, 나중에 저에 대해서 깜짝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또한 가까운 사람이면 사람일 수록 .. 2013. 8. 22.
손바닥을 잘못 보여주면 큰일나는 그리스 문화 매니저 씨가 한국에 살 때, 우리나라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단체 인사를 하거나 연예인 붐 씨가 간혹 손바닥을 쫙 펴며 인사를 하는 경우를 보고, 혼자 빵 터져서 소파에서 굴러 떨어질 만큼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만약 붐 씨나 한국 아이돌 그룹이 그리스에 와서 공연을 할 기회가 있다면(그런 날이 오긴 하겠지요?^^)정말 알아 두어야 할 그리스 문화 때문입니다. 만약 이 그리스 문화를 모르고 단체 인사를 손바닥을 앞으로 펴고 한다면, 그 날 공연을 망치는 것은 물론 그리스 풍자 프로그램에 두고두고 반복되며 회자될 수 있으니 말이지요. 제가 이 '손바닥을 잘못 보여주면 큰일나는 그리스 문화'를 처음 제대로 알게 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그리스에 처음 왔을 때, 저 나름대로 미리 알아 두어야 할.. 2013. 8. 20.
열여섯 살 연상 유부녀에게 대시하는 그리스 남자 그리스인들의 연애와 대시법에 대한 글을 시리즈로 엮어서 쓴 적이 있었습니다. 애독자님들이라면 알고 계시지요? (관련글들은 글 가장 아랫부분에 링크해 두겠습니다.) 그런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 일들은 그때 그때 일일이 블로그에 다 소개할 수 없었지만 여전히 제 주변에 계속 생기고 있답니다. 몇 달 전에는 저희 시누이의 오랜 친구가 매니저 씨에게 SNS를 통해서 집에 커피를 마시러 혼자 오라고 작업을 시도했었고, 그게 공교롭게도 당시 노트북이 고장 나 매니저 씨 데스크탑을 쓰며 일을 하던 저에게 딱 포착이 된 적도 있습니다. 그녀는 딸 둘을 키우는 싱글맘인데 저와도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그녀를 응징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리스에서 우리나라 드라마에 나오는 뻔뻔.. 2013. 8. 19.
아직은 밀린 한국 이야기를 쓸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 중에, 두 개의 글을 써 대략 정리해 두었는데 아직 포스팅으로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다시 한국에서 있었던 사진들을 들여다 보며 포스팅과 함께 올리려니 사진을. 들여다 볼 수가 없네요. 분명히 그리스로 돌아온 직후에는 쉬웠던 일인데 정신 없이 시간이 흐르고 한국에서 있었던 시간들이 마치 꿈 같고, 거기에 제가 있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그리운 느낌이 들게 되니 다시 사진을 들여다 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밀린 글들을 올리기 위해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보는 용기를 얻는 데까지 며칠 시간이 더 필요하겠구나 싶습니다. 계속 그리스 관련 포스팅이나 다른 글들만 올라와도 좀 이해를 부탁 드릴게요. 분명히 제 블로그를 오랫동안 방문해 온 고정 독자분들 중에는.. 2013. 8. 18.
이집트 사태가 빚은 현상, 이집트인에게 직접 들어보니! 이집트 유혈사태는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집트 정부의 불안한 행보를 시작으로 현재의 군부가 들어서며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잔인하게 군부가 민간인을 대량학살하는 일이 국제 사회에 또 다시 벌어졌다는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제 이집트 유혈사태 사망자↑…'실탄 사용' 지시 기사입력시간 2013.08.16 21:14:39 최한성 | hsforyj@obs.co.kr 【앵커멘트】 이집트 시위대 무력진압에 따른 공식 사망자 수가 600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번 유혈사태를 야기한 과도정부는 전 경찰에 실탄사용까지 지시했습니다. 최한성 기자입니다. 【리포터】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군.. 2013. 8. 17.
오스트리아인 며느리도 결국 울려버린 그리스 시어머니 어제 저녁 저희 집엔 서른 명이 모인 바비큐 파티가 있었습니다. 오늘이 바로 명절과 같은 대단한 국경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한 국경일에 대해서는 다시 자세히 쓰도록 할게요.) 사람들이 돌아가고 집을 치우고 나니 시간은 새벽 세 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참 언제 봐도 모여서 이야기하고 먹고 하는데 누가 오래 버티나 대회가 있다면 매달 감인 그리스인들입니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오스트리아 고모님께서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저희 집에 그냥 주무시게 되었습니다. 필요한 게 더 없으시냐고 딸아이 방에 들어가 물어보는 저에게, 고모님은 딸인 마사의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마사가 집에 가면서 울었어!" "어머! 왜요?" "술라가 스테르고스에게 커피를 만들어 줬나 봐." 아...안 봐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2013. 8. 15.
그리스인 남편이 멋진 배에서 내 팔에 남긴 반전 낙서 한국에서 막 그리스로 돌아왔을 때, 매니저 씨는 상당히 감격하여 공항에서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뭘 그렇게 감격까지 하고 저럴까?' 싶었고, 스물 여섯 시간이 걸린 여행으로 저는 빨리 씻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얼른 샤워를 하고 대충 짐을 풀고 부엌에서 물을 마시려다가 저는 완전 빵 터지고 말았는데요. 매니저 씨가 설거지를 해 놓은 모양새가 너무 웃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형태로 설거지한 그릇이 쌓여 있었는데, 그 나마 지저분하게 설거지 한 것도 있어서, 왜 저를 그렇게나 감격해서 맞이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매니저 씨의 집안일 해주는 아내가 돌아온 감격은 며칠 동안은 유지되었는데, 툭하면 일하다가도 전화해서 반갑게 안부를 묻곤 해서 '이 인간이 웬일이래?'라는 .. 2013. 8. 14.
아무때나 남의 집에서 자고 가는 불편한 그리스 문화 저희 집 정원에 모인 고모님들입니다. 오른쪽이 제가 좋아하는 오스트리아 고모님입니다. 며칠 전, 오스트리아에 사는 매니저 씨의 사촌 마사가 그리스에 남자친구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들은 서로 장거리 연애 중이지요. 그런데 보통 그리스에 도착한 날에는 저희 집에 들르지 않는 마사가 어쩐 일인지 밤 늦게 저희 집에 찾아왔습니다. 사실 그날은 마사가 집에 들르지 않겠구나 싶어서 딸아이 친구 알리끼 엄마 마리아와 퇴근한 매니저 씨까지 함께 밖에서 차를 마시고 한국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다가 늦게 집에 들어왔습니다. 집 앞에 주차를 하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정원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 담 사이로 들여다보니 어랏? 마사와 남자친구 스테르고스가 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희와 한 마당의 뒷집에 사시는 시부모님은.. 2013.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