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보기483

그리스 가족들의 나를 위로하는 각기 다른 방식 예정대로라면 저는 오늘 아테네에 가 있어야 합니다. 이래저래 일이 있어 다녀와야 했는데, 때마침 한국어 학생들인 디미트라와 갈리오삐가 아테네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고 해서 한두 달 전부터 함께 가기로 이야기가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2주 전부터 업무 스케줄과 갈 여건들이 막 꼬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지난 금요일, 최종적으로 이번엔 다녀오지 않는 걸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금요일 저녁 한국어 수업을 하러 가서 이 사실을 전하는데,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요. 업무적인 일로 가는 것이지만, 사실 그녀들과 저는 이번에 아테네에 가면 한국 식당에 함께 매 끼니마다 가자고 잔뜩 의기투합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전… 남이 해주는 한국음식이 먹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여기선 먹을 수 없는 두부도 작.. 2014. 3. 17.
고대불가사의 그리스 로도스거상, 도대체 왜?어디로?! 그리스 로도스에 여행 왔을 때 로도스 거상이 있었던 장소를 안내 받게 되었습니다. 독특한 느낌이 드는 장소였습니다. 현재는 다른 나라의 요트들이 왔다 갔다 하는 이 평화로워 보이는 곳에 도대체 얼마나 커다란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는 것인지, 그리고 왜 그것이 고대7대 불가사의로 불리게 되었는지 그 모든 것이 제겐 이상하기만 했습니다. 게다가 현재 로도스 시에 있는 여러 회사나 점포들은 여전히 이 로도스 거상의 형상을 따라 상징적으로 회사로고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2300년 전에 만들어졌다가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어느 동상이, 21세기 현대 그리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로도스의 농구팀 중 하나인 콜로소스의 로고입니다. 수 많은 로도스 기념품에 그림으로 새겨져 있는 로도스 거상의 모.. 2014. 3. 16.
안녕, 아스프로. 잘 가. 너와 헤어진 지 한 달이 넘었어. 난, 아직 울지 못했어. 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나 봐. 너와 마브로가 우리 집 뒷마당에서 처음 태어났을 때 난 막 태어난 아기 고양이를 처음 보았거든. 좀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 붙임성 좋은 마브로와 달리, 넌 언제나 나와 거리를 두었지. 네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네 엄마가 죽고 1년쯤 후에 마브로가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지고 네가 내 옆에 남아 주었어. 다른 고양이들도 정말 사랑스럽고 말라꼬처럼 붙임성 좋은 녀석들도 있는데 내가 쓰다듬을 수 없게 늘 도도한 네가 난 늘 제일 좋았어. 너와 마브로는 나의 첫 번째 고양이였으니까. 그런데 뭐니. 4년 가까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속 시원하게 만지지 못 하게 하더니 그렇게 .. 2014. 3. 14.
내 결혼식에서 춤춘 이유를 자꾸 말하는 그리스인들 그리스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그리스인들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지는 잠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2013/04/01 - 초등학교에서 배워 클럽에서 추는 그리스의 전통 춤 2014. 3. 13.
한국 추억 때문에 헐값된 그리스인 남편의 사랑! "조개구이 먹으러 가자!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서 살 때 조개구이를 먹는 것을 좋아했던 그리스인 동수 씨는, 아쉽게도 집 가까운 곳에 조개구이 식당이 없어서 날을 잡아 친구 몇몇과 조개구이를 먹으러 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해산물을 좋아하는 그리스인들이 가끔 바비큐 석쇠에 문어나 조개를 얹어 구어 먹곤 하는 익숙한 모습처럼, 동수 씨는 그리스에 비해 한국의 값싸고 신선한 조개들을 잔뜩 쌓아 놓고 구워먹는 것이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었겠다 싶기도 합니다. 해산물 먹는 국경일(까싸라 데프테라)이었던 지난 주 월요일, 시어머님이 여행 중이셨던 관계로 저희 가족은 제가 이민 후 처음으로 '먹는 국경일'에 외식을 했답니다. (오예~~!) 로도스 시에서 50km 떨어진 지역의 해산물 식당들만 .. 2014. 3. 12.
그리스 아이들이 매년 책가방을 사야 하는 이유?! 새로 산 지 6개월 된 알리끼의 책가방 끈 부분이, 벌써 떨어져서 천이 너덜거리고 있었습니다. 마리아나와 알리끼가 일 주일에 두 번 방과 후 합창단 연습을 시작하며, 야근이 잦은 알리끼 엄마 마리아를 대신해서 매주 목요일은 제가 아이를 챙겨 집에 데려다 주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아이의 책가방이 눈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분명 작년 9월에, 3학년에 올라오면서 새로 산 책가방이었습니다. 알리끼 엄마가 어디서 책가방을 살까 고민하다가 좋은 브랜드의 책가방이 세일하길래 알리끼 동생 것까지 두 개를 샀다며 보여주었기 때문에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밖에서는 수줍은 마리아나와 달리, 활동적이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알리끼답게 아마 가방을 급히 던져 놓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다가 그렇게 더 빨리 가.. 2014. 3. 11.
그리스에서, 한국에서도 어김없이 시작되는 월요일! 한국에선 이제 하루가 시작되었고, 그리스에서는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호주나 뉴질랜드, 동북, 동남아시아는 한국과 조금씩 차이나게 하루가 시작될 것이고, 아마 유럽에서 들어오시는 분들은 지금쯤이면 저처럼 모두 밤이라 앞으로 6~7시간은 있어야 월요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이나 캐나다, 남미나 중앙아시아 혹은 다른 곳에서는 또 다른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생각해보면, 이렇게 제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많은 분들의 하루의 시작은 각기 다른 시간에 이루어집니다. 이 월요일, 여러분은 어떻게 하루를 시작하고 계신지요? 사실 제게는 평소 월요일이 일 주일 중에 가장 힘이 든 날입니다. 주말에 잦은 가족모임으로 잘 쉴 수 있는 날이 드문데다가, 일 주일 중 사무실 일, 아이 학교, 학원, 집.. 2014. 3. 10.
졸지에 시어머니의 샴푸가 된 그리스인 시아버지 시어머님께서 1주일의 여행에서 돌아오셨습니다. 시어머님의 어머니이신 외할머님의 고향 섬에 친척분들을 모시고 다녀오셨는데, 그간 제가 아버님 식사를 챙겼던 것이 고맙다며 오늘 거하게 요리를 해서 함께 먹자고 하셨습니다. 마침 국경일이었던 오늘, 저희 가족과 시부모님, 시누이까지 모여 식사를 하는데 틀어둔 TV 에서는 그리스의 유명 여성 MC인 엘레니가, 올해 유로비전에 그리스 대표로 출전할 남자 가수와 토크쇼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리스 유명 TV쇼 MC 엘레니 메네가끼 Ελένη Μενεγάκη 2014 년 올해, 유럽 음악 축제인 유로비전에 그리스 대표로 출전 준비 중인 코스타스 마르따끼스 Κώστας Μαρτάκης 코스타스의 출전곡인데 올해는 노래가 아주 특이하네요. 노래보다는 가수 눈이 자꾸 먼저.. 2014. 3. 8.
감사와 변명 먼저, 2014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 투표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비록 제 블로그가 선정되진 않았지만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제겐 대단한 영광이었고, 덕분에 제 블로그와 제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의 지지를 받는 기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럼 이제는 변명을... 어제 한 독자님께서 언급하셨던 '로도스 거상'에 관한 글은 조만간 꼭 찾아갈 예정입니다. 글이 늦어진 것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자료를 모두 수집해 놓고 그리스어 자료에 대한 번역도 마친 상태였지만 글이 써지지가 않아 쓰지 못 했답니다. 아마 중요한 역사에 관한 이야기라서 어떻게 하면 뻔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풀어갈까 너무 고민을 많이 한 듯 하네요. 글을 쓰는 일은 제 의욕대로 되지 않을.. 2014. 3. 8.
아테네 공항 직원에게 큰 오해 받았던 우리 엄마 엄마는 늘 지나치게 절약하는 분이셨습니다. 한국 전쟁을 어린 시절에 겪은 그 세대의 많은 부모님들이 그러하듯 중학교부터는 스스로 돈을 벌지 않으면 다닐 수 없어, 일하며 공부하며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서울에 처음 신접살림을 차렸을 때 얼마나 단칸 방이 작았고, 얼마나 세간이 없었는지, 그래서 자식들을 키우려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노력해야 했는지 그런 얘기들은 저절로 외워질 만큼 수 없이 듣고 자랐습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깎고 또 깎고, 심지어 아픈 제 손을 잡고 약국에 약을 지으러 갔었는데 그 약값을 깎으려고 했던 엄마가, 어린 마음에 참 너무 한 것 아닌가 이상해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아직도 제게 선명하게 기억나는 하나의 장면이 있습니다. 저희 세 딸이 부모님과 한 방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 2014. 3. 7.
한국-그리스 축구, 우리 부부 어딜 응원했을까요? 몇 주 전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아테네에서 있을 한국-그리스 축구 경기에 대한 이메일이 왔습니다. 친절하게도 대사관에서 이곳 한인들에게 경기 입장권을 저렴하게 배포해 주니 관람을 원하는 한인들은 답신을 하라는 메일이었습니다. 그리스 전국 거주 한국인 수가 250명에서 350명을 사이를 오르내릴 만큼 적다 보니, 이렇게 한국대사관에서 특별한 배려도 해주는구나 싶어 감사할 때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을 응원하러 가야겠다는 마음이 선뜻 들지 않았던 것은 비단 제가 축구에 큰 관심이 없어서만은 아닙니다. 그럴 리가요. 아무리 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월드컵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중요한 국제 경기이고, 대한민국과 그리스 두 나라의 이름이 나란히 뉴스에 오르는 것은 참 드문 일인데 관심이 없을 수가 없.. 2014. 3. 6.
그리스 양념 닭가슴살 떡볶이, 맛도 영양도 좋아요! 요즘 한국에서는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을 위해 닭가슴살이 다양한 종류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제가 한국에 살 때만 해도 이런 닭가슴살 포장제품들이 지금처럼 보편화 되기 전이어서, 저는 닭가슴살만 일부러 사다 요리해 먹을 일이 많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고기가 주식인 그리스에 이사 와서 대형마트 정육코너나 정육점에서 닭가슴살만 따로 쌓아 놓고 파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저는 호기심에 닭가슴살을 사서 이 요리 저 요리에 넣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의외로 그리스 양념들과 닭가슴살이 만나니 담백하고 맛있는 요리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덕에 저는 그리스에 온 이후로 닭가슴살을 정말 많이 먹게 되었고, 어차피 고기가 주식인 곳이니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다른 고기 대신 닭가슴살과 그리스 양념을 섞.. 2014.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