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83 그리스 여성의 과반수를 축하해주어야 하는 국경일 한국에서는 8월 15일이 광복절이라 모처럼 며칠 연이은 휴일을 맞이하게 된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리스에서도 8월 15일은 국경일로, 이 날은 그리스 여성의 반 이상이 축하나 선물을 받고 파티를 여는 대대적인 날입니다. 도대체 어떤 국경일이길래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축하를 받게 되는 걸까요? 이 날은 그리스의 국교나 다름없는 그리스 정교에서 지정한 성모승천일로(카톨릭과 같은 날입니다.), 그리스에서는 이런 종교적인 의미로 휴일 국경일로 지정하긴 했지만 실제로 이날 그리스에서 파티를 하며 여성들이 축하를 받는 이유는 이 날이 '마리아'와 관련된 이름을 가진 여성들의 '이름 날'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글을 쓴 대로 그리스에서는 생일 이상으로 중요한 날이 바로 이름 날인데요. (관련글 2.. 2014. 8. 17. 그리스인 남편이 한국에서 여름이면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 한국은 여름만 되면 납량특집을 이런 저런 형태로 심심치 않게 TV에서 보여주지만, 좀비 미드도 아무렇지 않게 보는 동수 씨가 그런 것을 무서워할 리가 없습니다. 도리어 신나하며 납량특집극을 보았었지요. 그렇다면, 좀처럼 겁도 없고 도리어 남 놀라게 하길 좋아하는 그리스인 동수 씨가, 도대체 한국에 살면서 여름을 보낼 때 "난 한국 여름에 이런 것이 정말 무섭다!" 라고 말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다름아닌 바로 한국의 모기와 매미입니다! 사실 곤충으로 치자면 일반적으로는 여름이 건조하고 환경이 비교적 깨끗한 그리스의 곤충들이 한국의 곤충에 비해 더 활동이 활발한 편입니다. 특히 로도스는 공기가 깨끗한 편이라서 각종 크기의 거미들이 얼마나 자주 거미줄을 만드는지 1주일만 베란다 같은 곳을 청소하지 않는다면 쉽.. 2014. 8. 13. 지친 나를 웃긴 그리스 친구의 증명사진 원래도 디미트라는 유쾌한 아가씨입니다. 함께 있는 사람까지 즐겁게 만들 만큼, 늘 에너지가 넘치고 잘 웃는 재미있는 친구이지요. 또 마리아나와는 얼마나 잘 놀아주는지 (아니 '함께 논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하네요!) 딸아이는 디미트라를 만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디미트라의 이 현란한 손동작 기억하시지요?^^ (관련글 2013/12/16 - 그리스인 친구들과 만리포사랑을 부르게 될 줄이야) 그런 그녀와 또 다른 친구인 갈리오삐는(그녀의 이름이 갈리 '오빠'로 들린다는 독자님을 위해 그녀의 애칭을 알려드릴게요. 그리스에서는 이 이름을 가진 여성들을 약칭으로 '뽀삐'라고 부른답니다. 처음엔 두루마리 화장지가 연상되어서 이 이름의 약칭을 들었을 때엔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지만, 이젠 제 지인 중에 여러.. 2014. 8. 11. 그리스 마리아나의 특별한 여름 관광 마리아나는 요즘 자주 심각합니다. 키와 덩치가 자라가며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고, 어른들의 일들도 배우며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올 여름 이 아이가 배워서 혼자 할수 있게 된 일은 이렇습니다. 청소기 돌리기, 라면 끓이기, 유리창 청소, 자기 방 침대 시트 교체하기, 자기 방 쓸고 닦기, 수영복 빨아 널기, 사무실 물건 품목별로 정리하기 등등입니다. 그리스 아이들이 일찍부터 부모의 일을 돕는 것을 배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 역시 아이가 자립적인 힘을 기르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저런 일들을 가르쳐보았는데 생각보다 곧잘 해내서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몸이 자라며 생각도 많아진 마리아나는 그간 묻지 않았던 질문들도 하게 되었고, 어떤 질문들은 답변을 해 주어도 .. 2014. 8. 7. 그리스에서 몇 년을 고민했던 문제가 이렇게 결론이 나다. 마리아나에 관한 글을 거의 다 써 편집을 앞 두고 있었던 어제, 글을 발행하자니 마치 꼭 할 일을 하지 않은 듯 한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 제게 문제들이 있다고 밝힌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문제들 중 몇 가지가 일단락이 되었고, 이번 일은 제 인생 전체를 두고도 오래 기억에 남을 일들이라 글로 마무리 하고 넘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썼던 마리아나 이야기는 일단 보류하고 하루를 더 보낸 후, 지난 주 제게 있었던 커다란 일들에 대한 이야길 이렇게 먼저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 내 가치관에 위배되는 유혹은 그렇게 찾아왔다. 작년 초에 제가 쓴 글 중에 '인종차별에 의해 자격증 시험에서 두 번 떨어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관련글 : 2013/02/07 - 인종차별의 끝.. 2014. 8. 4. 치열한 그리스의 여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이에서 그리스의 여름은 뜨겁습니다. 8월이 다가오며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지역들도 있습니다. 습하진 않지만 뜨거움이 피부를 뚫는 것 같은 기분. 그런 더위와 함께 찾아온 수 많은 관광객 덕에, 현지인들의 삶은 또 치열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때입니다. 그리스에 이민을 온 이후로, 올 여름이 제겐 가장 바쁘고 가장 해결할 일들도 많은 때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 저녁인 이 시간까지 얼음이 잔뜩 들어간 커피 한 잔과 물 몇 잔이 제가 오늘 먹은 것의 다 입니다. 바빠서이기도 했지만, 요 며칠 꼭 해결되어야 하는 일들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런 상황들은 입맛을 똑 떨어트리고 말았지요. 배는 고픈데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저는 지금 그렇습니다. 한편으론 이런 상황들에 대해 자세하게 글로 풀어 여러분들과 나누고 .. 2014. 7. 30. 그리스에서 부모님을 더 자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독특한 이유 "저는 하루에도 몇 번은 부모님에 대해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만 듣는다면, 이런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올리브나무 씨는 효심이 가득한 딸인가 보다.' 라거나 혹은 ‘해외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더 자주 생각하게 되나 보다.’ 라고요. 그런데 그리스에 살며 하루에도 몇 번씩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제가 ‘그리스’ 라는 독특한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인들, 오랜만에 만나면 무조건 부모님 안부를 물어요! 가족 관계가 끈끈한 한국에서도, 부모님을 알고 있는 어떤 연배 있는 지인을 오랜만에 만날 때면 간혹 부모님의 안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지인들이 제 부모님의 안부를 물어 오는 것은 그 정도의 빈도가 아닙니다. 가족 문화가 단단하고 친척 간의.. 2014. 7. 28. 성격 급한 한국인에게 차분함을 요하는 그리스 은행의 '문' 상대적으로 급한 한국인의 성격, 제 성격은 이렇습니다. 한국인 중에서는 평소 성격이 느긋한 편이라고 해도 막상 해외에 나가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보다는 내가 성격이 급하구나'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물며 저는 한국인 중에서도 성격이 급한 편인데요. 다만 친구나 지인들이 제가 아주 빠르게 행동하거나 급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잘 모르기도 하는데, 이유는 제가 이상하게도 슬램덩크 감독님처럼 무표정할 때가 많아 겉으로는 조급증을 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걸음걸이를 보면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하지요. 제 걸음은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그래서 늘 함께 걷는 사람의 걷는 속도를 신경 써야 합니다. 자칫 저도 모르게 일행을 놔 두고 한참 앞장 서서 걷게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2014. 7. 25. 지루한 그리스 마리아나에게 아기 토끼보다 더 기쁜 선물 방학을 한 지 한 달이 넘은 마리아나는 수영과 과외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는 시간 동안 엄마 일 하는 데 쫓아 다니며 구석에 앉아 만들기만 주구장창 하고 있자니 지루함에 몸을 비틀고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좋아하는 만들기이니, 별의 별 것을 다 만들어 가며 나름 창작의 기쁨?을 누리고 있지만 그것도 매일 매시간 이어지니 지루할 수 밖에 없겠지요. 최근 동수 씨에게 태블릿PC를 선물 받은 마리아나는 그걸 이용해 유투브에서 온갖 만들기 동영상을 봐 가며 열심히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초등학생들은 부모가 항상 같이 다녀야 하는 법적인 부분 때문에 스마트폰 소지자가 현저히 적습니다. 다시 말해 굳이 휴대폰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대신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태블릿PC를 갖고 있습니다... 2014. 7. 22. 여러분, 어떻게들 지내시나요? 그간 계속 글을 쓰고는 있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제 근황과 여러분의 근황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서 오늘 글을 씁니다. 관광객이 아주 많은 로도스에서, 저는 해수욕은 커녕 일만 열심히 하며, 저보다 더 일이 많아 예민해진 동수 씨를 다독여 가며^^ 자주 배고픈 마리아나를 먹여 가며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2014년 로도스 호텔리어 연합에서 만든 '로도스의 여름' 동영상입니다. 로도스 섬의 모든 장소를 담진 못 했지만 가장 유명한 몇 곳은 제대로 찍은 듯 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는 저이지만... 저의 여름은 사무실, 은행, 관공서, 집, 거래처를 왔다 갔다 하느라 이 아름다운 곳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을 관광하는' 수준을 넘질 못 하는 일상이랍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오늘은 참 좋은.. 2014. 7. 20. 내 결혼식이 그리스 이웃 코스타스 아저씨를 놀라게 할 줄 몰랐어요! 최근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그리스에서의 촬영을 앞 두고 그리스식 결혼식에 대해 자세히 알고자 여러 번 이 메일과 유선상으로 문의를 해왔습니다. 이런 질문들을 받는 것은, 제가 블로그 오른편에 그리스 결혼식에 대해 아예 따로 빼서 글을 모아둘 정도로 그리스 결혼식이 그 만큼 거대하고 준비할 것이 많은 대단한 축제인데도 불구하고 그리스와 교류가 많지 않은 한국에는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독자님께서는 제 결혼식이 유난히 컸기에 그리스 결혼식을 특별히 소개하는 것으로 알고 계셨는데 그건 아니고요. 본래 그리스 결혼식은 영화 제목처럼 크고 독특하기 때문에 소개를 드리는 것입니다.) 어제도 곧 그리스 촬영을 앞둔 방송국 작가분과 통화를 하고 나니, 문득 제 결혼식에서 본의 아니게 이웃 코스타.. 2014. 7. 18. 내 그리스 친구의 갑작스런 울음의 이유 딸아이가 방학 한지 한 달이 되어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하던 차에, 때마침 딸의 반 친구 알리끼의 엄마 마리아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알리끼는 딸아이와 친한 아이들 중 유일하게 다른 지역의 조부모님 댁에 가지 않은 친구라, 역시 제 딸아이가 보고 싶다고 계속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악테온이라는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카페에서 만났는데, 언제나처럼 마리아의 다른 친구들도 그 자리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스 엄마들의 보통의 만남 그리스인 엄마들은 특별히 1:1로 개인적인 만남을 가져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자리에 아이들을 둔 다른 엄마를 갑자기 초대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서로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하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잘 모르는 엄마가 갑자기 약속 장소에 온 것에 대.. 2014. 7. 16. 이전 1 2 3 4 5 6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