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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그리스 문화

한국과는 많이 다른 유럽인들의 오토바이에 대한 개념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3. 4.

한국과는 많이 다른 유럽인들의

오토바이에 대한 개념

 

 

 

 

 

세상에 살다 보면 황당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스에 와서 받은 가장 황당한 질문 중 하나는 다름아닌 그리스인 시어머님으로부터였는데요.

 

"얘, 너는 그 나이 되도록 어떻게 오토바이도 안 배웠니?"

라는 것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궁금한 얼굴로 이런 질문을 하는 시어머님을 보며

저는 정말이지 한동안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난감했었습니다.

뭥미

그렇지만 그리스와 주변 유럽국가의 오토바이 이용 현황을 보면 이런 질문을 하셨던 시어머님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그리스의 경우를 살펴보면,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좁게 만들어진 도로상황, 시내 중심가의 주차 공간 협소,

비싼 휘발유 가격(한국보다 조금 더 비쌉니다.) 등의 이유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6세 이상이면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들이 오토바이로 등 하교 하는 모습,

초등학생 부모들이 아이들을 뒤에 태우고 등 하교를 시키는 모습 등은 그리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오전에는 공영주차장마다 만차로 주차할 자리가 전혀 없는 로도스 시내 안에 볼일이 있는 경우에,

자가용이 있더라도 아줌마 할머니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에 가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 내에 있는 오토바이 매장의 규모, 매장의 수만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로도스의 오토바이 매장들 google image>

 

그리스에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구의 100%가 아니듯이, 모든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동차를 운전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도 오토바이는 운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습니다.

즉, 그리스에서 오토바이에 대한 개념은,

한국에서처럼 멋있게 스피드를 즐기기 위함이나 혹은 특별한 이동수단으로서의 개념이 아니라,

자동차를 운전하기 전에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도구, 혹은 붐비는 도로를 손쉽게 다닐 수 있는 경제적인 도구로서의 개념 것입니다.

저희 가족만 해도, 시아버님과 매니저 씨는 물론, 시어머님, 시누이, 고모님들, 조카들, 사촌들 등 모두가 오토바이를

운전할 줄 알고 때때로 필요에 따라 운전을 합니다.

딸아이의 학교 같은 반 18명 학생 학부모 중에 오토바이 운전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저와 다른 엄마 한 명까지

딱 둘 뿐입니다.

시어머님도 여름성수기에는 자동차를 놔두고 오토바이로만 복잡한 시내로 출퇴근을 하십니다. 다른 나라라고는

페리(배)로 두 시간 거리의 옆 동네 터키밖에는 경험해본 적이 없어, 그리스가 세상의 중심인줄 알고 계시는 시어머님

입장에서 위의 질문을 제게 던질 만 했던 것입니다.

 

<집 앞에 오토바이를 처음으로 몰고 온 조카이야기를 듣고, 파티 중에 굳이 시승을 해보시는 시어머님과 조카들>

 

 

다른 주변 유럽국가의 경우도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비율은 다를지라도, 이런 오토바이에 대한 개념은 비슷합니다.

그 증거로 로도스에 있는 렌터카 회사마다 유럽 관광객들에게 자동차 숫자만큼 오토바이를 빌려주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http://www.exoticrentals.gr/moto_en.html 로도스의 한 오토바이 렌트회사 광고 사진>

 

실제로 지난 여름 오스트리아의 사촌 베르니와 함께 로도스를 여행 왔던 오스트리아인 알렉스와 트루디(여성), 토마스를 보면, 이십 대 후반의 직업 군도 다른 그들 모두가 오토바이를 운전 할 수 있어서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함께 빌려 여행을 즐겼었습니다.

로도스에 거주하는 호텔 요리사 이탈리아인 친구들을 봐도 남녀 모두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오토바이를 배운 시기는 역시 십대 후반, 기동성을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독일에서 이사 온 딸아이 친구의 독일인 엄마로부터도 독일 역시 비슷한 개념이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어떤 특정 부분에 대해 개성이 다른 유럽국가들이 비슷한 성향을 나타내는 것은,

유로 존이 형성되면서 유럽인이라면 무비자 무여권으로 출입할 수 있는 유럽국가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유럽 젊은이들이 서로 비슷한 유행의 패션동향을 나타내는 것 또한 이런 이유입니다.

이런 유럽 안의 그리스에 살면서, 오토바이 면허를 획득해야 하나 갈등하는 순간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황당질문이었지만, 시어머님 입장에서는 진정 궁금했었을 그 질문에 대해서

한국의 오토바이 진입이 불가한 대다수의 도로사정과 유럽에 비해 큰 차를 선호하는 문화,

한국의 오토바이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등으로 겨우 대답은 했지만,

저 역시 이곳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으면 참 편하겠다 라고 여기는 순간들이 참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하교 시, 쭉 막혀있는 주차장을 유유히 뚫고 나가는 오토바이 위의 학부모들을 볼 때, 주자 공간 전혀 없는 시내에 쉽게 주차할 때 등)

그러나 매니저 씨의 지도 하에, 빈 공터를 한 두 바퀴 오토바이로 운전 해 본 경험을 떠올려 볼 때,

제게 오토바이는 여전히 위험하고 좀 어려운 도구랍니다.

시러

언젠가 오토바이 면허를 획득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이 온다면

여러분께도 당장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어떻게 보셨나요?

붐비는 월요일입니다.

그러나 즐거운 월요일 되시길 바랄게요~

좋은하루

 

 

 

 

 

 
* 저희 동네는 어제 온 폭우와 사냥총소리 같았던 천둥 번개로 인터넷라인이 다시 파손됐습니다.

  빨리 댓글을 승인해드리지 못해도 양해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