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중, 영국 윌리엄 왕자를 만났던
그리스인 남편 이야기.
매니저 씨는 로도스에서 배로 세 시간 거리에 있는 까스뗄로리조Kastelorizo 라는 섬에서 군복무를 마쳤습니다.
지금도 그리스는 18세 이상 남성에게는 군복무가 의무인 국가입니다.
현재는 8개월로 복무 기간이 짧아졌지만, 매니저 씨가 군복무를 할 때만 해도, 복무 기간은 2년이었습니다.
그 2년 중 1년 6개월은 로도스 섬 안의 부대의 탱크 운전병이었고, (터키와 인접한 국경 지대인 로도스는, 숨겨져 있는
비밀 부대 기지가 많습니다.) 나머지 6개월은 까스뗄로리조로 보직을 명 받아, 그 곳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했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보직이 바뀐 사연은 다음에 한번 소개할게요^^>
<Kastelorizo 까스텔로리조 섬의 사진들>
까스뗄로리조는 멋진 리조트가 있는 휴양하기에 아름다운 섬이지만, 섬 주민의 숫자는 1,000명이 채 되지 않고,
터키 국경에 바짝 붙어 있는 섬이기에, 군복무 중 수비와 순찰에 늘 만전을 기해야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군복무를 하던 어느 날!
취사병이었던 매니저 씨이지만 부대 인원이 적어 그날은 순찰조에 투입되었고, 군소속 순찰정을 타고 섬 주변 해안을
돌아보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육로가 없고, 배로만 접근할 수 있는 비밀스런 해변이 하나 있었는데, 그 해변에 뜬금없이 커다란 고급 요트가
세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매니저씨와 다른 순찰조 군인들은 해변에 순찰정을 가까이 대고 해안 동향을 살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경호원들로 보이는 정장차림의 남자들이 어디선가 떼로 우르르 나타나 순찰정을 저지하며
해변으로의 진입을 막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매니저 씨는 그제야 경호원들뒤로 해변에서 놀고 있는 찰스 황태자,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 그리고
카밀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윌리엄 왕자, 해리 왕자, 찰스 황태자, 카밀라, 엘리자베스여왕부부- google image>
결국 군 업무상 순찰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경호원들 경비 하에 대충 순찰을 마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는 좀 신기한 듯 군복입은 매니저 씨와 다른 군인들을 쳐다보았지만
매니저 씨는이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순찰을 마쳤었노라고 말하며, 군제대한 때가 언제인지 잊은 비장한 군인의
표정을 지어보였습니다.^^
'헉, 저런 비장한 표정을! 내가... 이렇게 해줘야 하는건가??'
망설임도 잠시, 갑자기 궁금한게 생긴 저는 매니저 씨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니, 그럼 그렇게 유명인이 해변에 놀러오는데, 섬에서 뭐 환영행사라도 해야하는 거 아니었을까?"
이에 매니저 씨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답변을 하더군요.
"아이고, 올리브나무야, 너 한번 생각해봐. 카밀라를 동반해서 여행을 왔는데, 그 때는 다이애나가 죽은지
얼마 안되는 때였다고. 그런 걸 떠들썩하게 알리고 싶었겠냐고. 비밀리에 온 것이지. 그리고 그런 유명인들은
휴가를 올 때 다 그렇게 몰래 온다고."
내가 언제 그런 유명인을 만나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다이애나가 찰스왕세자와 이혼하기 1년 전 카밀라 파커볼스는 오랜 기간의 기만적인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혼했다. 하지만 찰스왕세자와 카밀라 파커볼스는 다이애나의 국민적 인기와 그녀의 갑작스런 죽음 탓에 오랫동안 법적으로 결합하지 못했다. 2005년 마침내 30여 년 세월을 기다려 카밀라는 찰스왕세자의 정식 부인이 되었다. 영국 왕실도 시대의 변화 속에서 하는 수 없이 새로운 왕실 가족으로 이혼녀 카밀라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는 이혼녀라는 결함 때문에 비록 찰스왕세자가 왕으로 즉위한다 하더라도 왕비의 호칭은 얻지 못하고 ‘왕의 배우자’라고 불릴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재는 죽기 직전까지 ‘웨일즈의 공주’ 라는 직함을 가졌던 다이애나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의식한 듯 찰스왕세자가 겸직하고 있는 콘월공작의 작위를 딴 ‘콘월공작부인’이라는 호칭에 만족하고 있다. 다이애나의 두 아들 월리엄과 해리 왕자는 이제 30대가 되었다. 윌리엄 왕자는 2011년 4월 29일, 캐서린 미들턴이라는 평민 출신의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했다. 엄격하고 전통을 고수하던 영국 왕실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것은 다이애나 비라는 강하고 도전적인 여성이 왕실에 머물렀기에 가능하게 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다이애나 관련 글 중에서 (글-김정미 / 시나리오 작가, 역사 저술가) |
어떻든, 저는 매니저 씨의 이야기가 참 신기하게 들렸습니다.
외국 세미나에서 유명 경제인이나 관련서적 작가의 강의를 듣고, 인파에 찡겨 산발한 머리로 줄서서 책에 싸인 받거나 V자를
하고 사진찍은 것이 세계적인 유명인을 본 경험의 전부인 제가,
이런 세계적으로 누구나 알만한 유명인의 바캉스 문화까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별 세계 이야기로 들렸고, 매니저씨가 나와는 참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구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이야기 중
하나였습니다.
신기한 일 하나 더!
지난 번 소개한 영화 일포스티노와 더불어, 까스뗄로리조 섬을 소재로한 영화 지중해를 본 후부터,
그리스에서의 집짓고 글쓰기 삶을 동경하게 되었었는데
매니저 씨가 까스뗄로리조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바로 그 해에,
저는 까스뗄로리조의 영화 지중해를 처음 보며 그리스를 꿈꾸게 되었던 것입니다.
몇 년전에서야 이 사실을 알고 신기한 일이네, 했었답니다.
1991년에 제작된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의 이탈이아 영화.제64회 아카데미 시상식 [1992년, 외국어영화상(가브리엘 살바토레)]이 영화는 이탈리아 군인들이 2차 대전 중, 우연히 이 섬 까스뗄로리조로 흘러들어와서 몇 년을 대기 상태로 있으며, 전쟁이 끝난 줄 모르고 섬 생활을 만끽하는 과정에서 느긋한 생활과 함께 자신들의 새로운 삶을 찾아나가는 내용입니다. 꿋꿋한올리브나무 |
오늘 이야기 재미있으셨어요?
다음 기회에 매니저 씨가 로도스에서 만났던
유명 헐리웃 배우들 이야기도
한번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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