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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그리스 문화

앗! 그리스에 두부가? 슈퍼에서 놀랐어요!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 5. 12.

 

 

 

 

그리스에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장을 보러 슈퍼마켓을 갔었는데 한쪽에 두부를 잔뜩 팔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앗! 여행왔을 때는 보지 못했었는데, 두부도 있구나! 다행이다!"

 

 

저는 그 코너에 계신 직원분께 물어 보았습니다.

"이거 두부(tofu)지요?"

그런데 그 분은 강경하게 "아니에요!" 라고 했고, 저는 혹시 외형이 두부와 비슷한 그리스 전통 치즈 페타인가 싶어서, "아, 그럼 이거 페타 치즈에요?" 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리스 전통 치즈 페타 Φέτα

 

그분은 또 다시 "아니에요!" 라고 대답하며, 이 두부같이 생긴 것의 '이름'를 제게 말한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인데다 발음도 어려워서, 도무지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소심하게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당시엔 그리스어가 서툴 때이니, 더 자세히 물었는데 제가 못 알아들을 까봐 민망했던 것입니다.

 

집에 돌아와, 저는 시어머님께 이 두부같이 생긴 것의 정체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어머님은 제 설명에 한참을 고개를 갸우뚱 하시더니, "아! 미지쓰라 말 하는 거니?" 라고 반가워하셨습니다.

어머님이 이렇게 반가워하신 이유는, 어머님은 그리스인 중에서도 정말 치즈를 심하게 좋아하시기 때문입니다.^^

 

"아...결국 두부는 아니었던 거로군요...ㅠㅠ

어머님! 미지쓰라와 페타 치즈는 어떻게 다른 거에요?

저는 미지쓰라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제 질문에 어머님은 냉장고에 있던 미지쓰라를 꺼내서 제가 맛을 보도록 잘라주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미지쓰라(Μυζήθρα, Mizithra) 치즈는

페타와 마찬가지로 염소나 양 젖으로 만든

그리스 전통치즈야.

런데 미지쓰라가 페타보다 점도가 더 높고,

짠맛이 덜해서, 음식과 곁들여 먹으면

페타보다 더 풍미가 있단다."

 

 

어머님의 얘기를 들은 후로, 그리스 식당이나 다른 가정에서 그리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자세히 살펴보니, 보통 짠 맛이 강한 페타 치즈는 그릭샐러드 재료나 와인 안주 등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미지쓰라는 짠맛이 적고 식감이 좋아서 스파게티나 스프 등 어떤 음식을 먹을 때에도 함께 곁들이면 그 맛이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와인안주로 나온 페타 치즈

 

 

어머님께서 만들어주신 치킨 스프에 한국 고춧가루를 팍팍 뿌려서,

미지쓰라 치즈와 함께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요즘 그리스 식구들은 이 한국 고춧가루에 반해서, 저처럼 모두 이렇게 스프에 뿌려먹고 있답니다.^^

 

 

또한 미지쓰라 치즈는 해외에 수출될 때 이렇게 포장제품으로 취급되기도 하니, 구할 수 있는 분들은 한번 맛을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다만 그리스 여행 중 페타 치즈 미지쓰라 치즈를 사갈 경우, 포장제품이라도 쉽게 물이 생겨 물러버릴 수 있으므로 더운 여름에 이 치즈들을 사서 가는 것은 특별히 주의해야 할 듯 합니다.

(제 경우에, 경유지가 그리스 보다 덜 더운 나라일 때엔 그나마 괜찮았는데, 경유지가 더운 중동지역인 경우 물러버리는 경험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리스는 한국에서 직항이 없으니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비교적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미지쓰라 치즈보다 구하기 쉬운 페타 치즈그리스인들이 색다르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자면, 토마토 소스가 들어간 좀 매콤한 요리을 할 때소스에 페타 치즈를 1~2cm 크기로 잘라서 약간만 넣으면, 이 경우 페타에 열이 가해져 짠 맛이 소스로 빠져나가면서 치즈의 짠 맛은 줄고 식감은 좋아지며, 소스는 독특한 맛을 내게 되어 특이한 지중해풍 요리가 탄생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에는 매운 오징어 덮밥 소스와 비슷한 요리가 존재하는데, 차이가 있다면 고춧가루는 사용하지만 고추장 대신 토마토를 잘라 소스를 만들고, 올리브오일과 허브 향채를 사용한다는 점인데요.

이때 경우에 따라 페타를 조금 넣게 된다면 더 지중해풍 요리의 맛이 강하게 나게 되는 것입니다.

 

 

입맛이 없는데, 이국적이면서도 매콤한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밥도둑 같은 오징어소스가 탄생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마리아나는 정신을 못 차리고 밥과 비벼 먹는 소스니까요.^^ 빵이나 삶은 스파게티 면과 곁들여도 맛있고요^^ 

 

든든한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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