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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271

아테네 공항 직원에게 큰 오해 받았던 우리 엄마 엄마는 늘 지나치게 절약하는 분이셨습니다. 한국 전쟁을 어린 시절에 겪은 그 세대의 많은 부모님들이 그러하듯 중학교부터는 스스로 돈을 벌지 않으면 다닐 수 없어, 일하며 공부하며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서울에 처음 신접살림을 차렸을 때 얼마나 단칸 방이 작았고, 얼마나 세간이 없었는지, 그래서 자식들을 키우려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노력해야 했는지 그런 얘기들은 저절로 외워질 만큼 수 없이 듣고 자랐습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깎고 또 깎고, 심지어 아픈 제 손을 잡고 약국에 약을 지으러 갔었는데 그 약값을 깎으려고 했던 엄마가, 어린 마음에 참 너무 한 것 아닌가 이상해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아직도 제게 선명하게 기억나는 하나의 장면이 있습니다. 저희 세 딸이 부모님과 한 방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 2014. 3. 7.
한국-그리스 축구, 우리 부부 어딜 응원했을까요? 몇 주 전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아테네에서 있을 한국-그리스 축구 경기에 대한 이메일이 왔습니다. 친절하게도 대사관에서 이곳 한인들에게 경기 입장권을 저렴하게 배포해 주니 관람을 원하는 한인들은 답신을 하라는 메일이었습니다. 그리스 전국 거주 한국인 수가 250명에서 350명을 사이를 오르내릴 만큼 적다 보니, 이렇게 한국대사관에서 특별한 배려도 해주는구나 싶어 감사할 때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을 응원하러 가야겠다는 마음이 선뜻 들지 않았던 것은 비단 제가 축구에 큰 관심이 없어서만은 아닙니다. 그럴 리가요. 아무리 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월드컵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중요한 국제 경기이고, 대한민국과 그리스 두 나라의 이름이 나란히 뉴스에 오르는 것은 참 드문 일인데 관심이 없을 수가 없.. 2014. 3. 6.
그리스 양념 닭가슴살 떡볶이, 맛도 영양도 좋아요! 요즘 한국에서는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을 위해 닭가슴살이 다양한 종류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제가 한국에 살 때만 해도 이런 닭가슴살 포장제품들이 지금처럼 보편화 되기 전이어서, 저는 닭가슴살만 일부러 사다 요리해 먹을 일이 많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고기가 주식인 그리스에 이사 와서 대형마트 정육코너나 정육점에서 닭가슴살만 따로 쌓아 놓고 파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저는 호기심에 닭가슴살을 사서 이 요리 저 요리에 넣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의외로 그리스 양념들과 닭가슴살이 만나니 담백하고 맛있는 요리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덕에 저는 그리스에 온 이후로 닭가슴살을 정말 많이 먹게 되었고, 어차피 고기가 주식인 곳이니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다른 고기 대신 닭가슴살과 그리스 양념을 섞.. 2014. 3. 5.
그리스인들의 윙크, 오해하면 아주 창피해져요! "저기...동수 씨. 네 친구 좀 이상했어. 왜 자기 여자친구도 옆에 있는데 밥 먹다 말고 날 보고 윙크를 하는 거야? 도대체 저의가 뭐지?" 그리스인 동수 씨의 친구들 여럿과 함께 밥을 먹고 나와 식당 앞에서 각자의 차로 헤어지자마자 득달같이 제가 물었던 말입니다. 여덟 명 정도가 모인 식사 자리였는데, '사바스'라는 이름을 가진 동수 씨의 친구는 그날 7년 째 연애 중이라는 여자친구를 데리고 나왔고, 앉다 보니 제 앞에 앉게 되었습니다. 밥을 한참 먹으며 이런 저런 대화들이 오고 가는데 갑자기 그 친구와 저는 눈이 딱 마주쳤고, 저는 첨 보는 친구라 민망하지 않으려고 살짝 웃어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때! 글쎄 그 친구가 제게 윙크를 딱 하는 게 아니겠어요???? 왜...나한테....윙크를???? 제가.. 2014.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