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441 한국어, 그리스인에겐 이렇게 들린다고 하네요! 한국인이 없는 곳에 사는 저와 딸아이는 평소 그리스인들과 섞여 있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있을 때는 그리스인들을 배려해서 둘이 대화를 해야 할 경우에도 그리스어를 사용합니다. 물론 둘만 있을 때는 항상 한국어 위주로 사용하지만, 만약 여러 친구들이 함께 있는데 우리끼리만 계속 한국말로 속닥 속닥 얘기할 경우 자칫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을 따돌리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감정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좀 다른 경우지만 제가 한국에 살 때, 한국인 재일 교포 출신의 지인이 있었는데 한국어도 잘 아는 지인의 아들과 이 지인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굳이 항상 일본어로만 대화를 해서, 사람들에게 빈축을 샀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저와 딸아이는 그리스인들 앞에서도 한국.. 2014. 2. 4. 많은 설거지를 참 손쉽게 하는 그리스인들 평소에도 집안 모임이 많은 그리스인들에게 있어 명절은 참 많은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간입니다. 그리스 역시 한국처럼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들이 기차, 비행기, 배, 승용차를 타고 이동해 한 곳으로 모이게 되고, 명절 모임을 하는 집에서는 음식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제가 여행으로 그리스에 들렀을 땐 이런 그리스의 명절 때라 하더라도 이곳에 대해 잘 모르니 대충 상차림이나 돕고 구경꾼 입장에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에 살게 되니, 이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명절 손님 맞이의 여러 가지 모습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명절에 해야 하는 집안 일 중에 가장 제 눈에 신기하게 보였던 것이 바로 이들이 그 많은 가족이 하루 종일 먹고 남긴 그릇을 설거지하는 방법이.. 2014. 2. 3. 그리스에서 인터넷으로 세배하고 울어버린 딸아이 한국이 설이란 것을 어제야 알았고 오늘 부랴부랴 한국의 부모님께 인터넷 메신저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오랜만에 딸과 손녀 얼굴을 보시며 반가워 하시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그 동안 전화통화는 자주 했어도 얼굴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어서, 며칠 전 물어 보셨던 제 가족 안부를 또 물어보시며 궁금해하셨습니다. 한참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던 중, 딸아이는 갑자기 "할머니, 할아버지! 잠깐만요~~~~~금방 다시 올게요~~~" 라며 2층으로 올라가버렸고, 아마 뭔가 새로 만든 것을 보여주려고 그러나 보다 싶어 우리는 대화를 하며 딸아이가 내려오길 기다렸습니다. 오잉? 그런데 2층에서 내려온 딸아이는 어느새 한복으로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원래 워낙 큰 한복이었기에 작년까지도 넉넉하게 입었었는데 얼핏 .. 2014. 1. 31. 거리의 오렌지만 먹고 살겠다고?농담하는 그리스인들 현재 그리스를 여행하시는 분께서 질문을 댓글로 남겨 주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가로수에 있는 오렌지나, 귤 등을 한 두 개 따 먹는 것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진 않습니다. 다만 너무 대 놓고 봉지에 다량으로 따는 모습을 경찰이 목격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가로수는 시나 관할 지역의 소유물이고 자국민도 아닌 외국인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자칫 사나워진 그리스인들의 겨울 민심에 불을 지필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신호등이 짧은 이유는 그리스는 유적을 보호하려다 보니 모든 도로가 상당히 좁은 편이고 일방로가 많은데, 이런 도로 구조는 쉽게 교통정체를 유발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행자 신호가 짧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단횡단에 대해서는 무단횡단을 하는 관광객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2014. 1. 30. 내가 미춰~! 피타고라스 씨가 한국에 왔다면?! 이 이름을 처음 들었던 학생 때부터, 저는 낯선 이 사람이 반갑진 않았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인들이 다 그렇듯 다양한 학문에 박학다식한 이 사람의 이름을,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를 놓는 순간 내 평생 다시 들을 일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마리아나 숙제를 봐 주는데, 교과서에 뙇! 하고 나타나 준 이 사람의 이름과 얼굴에 헉!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마치 집안에서 그냥 돌아다니다가 이유 없이 식탁 모서리에 배가 찔려서 으헉! 하고 비명을 지를 때처럼, 아무 생각 없던 저를 갑자기 아주 기분 나쁘게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리스 초등학교 수학책에 실린 내용을 잠깐 보면, 피타코라스의 곱셈 도표를 보여주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피타고라스의 도표(곱.. 2014. 1. 29. 별미를 원한다면?그리스음식 예미스타 쉽게 만드는 법 그리스 음식 중에 유독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음식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예미스타라는 전통음식입니다. 그리스인 남편 동수 씨가 한국에 살 때, 지인들을 초대해 그리스 음식을 만들어 가끔 나누어 먹곤 했었는데요. 여러 종류의 요리를 했었지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이 바로 이 예미스타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을 비롯하여 심지어 시골에서만 거의 평생을 보내셨던 나이가 지긋한 지인들을 초대했을 때도, 이 예미스타만큼은 다 깨끗이 드실 수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요리가 쌀과 갈은 소고기, 채소가 어우러진 것이 한국인 입맛에 잘 맞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 그리스에 이민 와 이 예미스타를 직접 해 먹으려 하니 엄두가 잘 나질 않았는데요. 아무래도 낯선 이국의 요리라는 생각에 레시피를 알.. 2014. 1. 28. 다 늦게 군대 간 불쌍한 내 그리스인 친구 아이들끼리의 친분으로 저와 평소 친하게 지내는 몇몇 부부들이 있습니다. 친구가 되는 데에 나이를 따지지 않는 그리스 문화대로, 아이들은 모두 같은 나이지만 이 부부들의 나이는 제 각각입니다. 마리아 부부(그리스 나이 45세 52세), 카테리나(까떼리나) 부부(38세 42세), 엘레니 부부(30세 34세) 입니다. 다들 나이도, 직업도, 성격도 다르지만 우리는 등 하교 길에 늘 마주치는 것 외에도 한 달에 몇 번은 모여서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눕니다. 그 중 엘레니는 고등학교 때 만난 첫 사랑 야니스와 졸업 후에 바로 결혼을 했고, 고향을 떠나 로도스 시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엘레니(왼쪽)와 마리아(오른쪽)입니다. 얼마 전 엘레니 집에서 그녀의 딸 바실리끼 생일 파티가 있어서 .. 2014. 1. 27. 내게 큰 충격 준 그리스의 알몸 현장 어느 늦여름, 저는 그리스로 두 번째 여행을 혼자 오게 되었습니다. 성수기가 끝나가는 때라 마침 평소 괜찮은 호텔이 저렴한 가격에 나왔고, 그간 낮 밤 없이 일하느라 지친 심신을 쉬게 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었습니다. 딸아이가 보더니, 엄마 누구야? 라고 묻는군요--;; 오래 전이고 한참 등산을 하던 때라, 지금보다 10킬로도 덜 나가던 당시의 저 입니다. ㅠㅠ 지난 여행 때 더 보고 싶었는데 떠나야 했던 중세 성곽(빨리야 뽈리)을 산책하느라 이틀을 다 보냈고 세 번째 날은 호텔에서 작정하고 좀 쉬기로 했습니다. 중세성곽 안 벤치에 앉아 셀카로 여행을 기념하는 중입니다. (야! 딸! 옆에서 누구냐고 그만 물어 봐!) 그날 아침 느긋하게 일어나 방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호텔 수영장에 사람들이 많이 나와 .. 2014. 1. 26. 그리스인 남편이 서울이 좋은 이유 vs 싫은 이유 "눈이 그립지 않아?" 요즘 그리스인 남편 매니저 씨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해마다 겨울만 되면 한국의 겨울을 그리워하는 매니저 씨는 오늘 따라 한국에서 있었던 많은 기억들을 제 앞에 나열하며 추억합니다. 추억이 만개하자 이 사람, 서울이 좋은 이유를 가열차게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그리스인 남편이 말하는 서울이 좋은 이유 1. 서울에는 다양하고 맛있는 식당이 많다. 남편은 짬뽕전문점, 숙성된 김치찌개집, 조개구이 식당, 감자탕 가게, 해장국집 등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들을 24시간 언제나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서울이 좋다고 말합니다. 집밥과 가족파티를 선호하는 그리스에는 대도시라 하더라도 외식할 수 있는 식당 종류가 한국만큼 다양하지도 않을뿐더러, 더 비싼 외식비를 지출해야 하니까요. "한 마디로 .. 2014. 1. 24. 먹는 거라면 공부가 갑자기 쉬워지는 딸아이 저희 아이가 엄청나게 맛난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는 것을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듯 합니다. 안 그래도 파티가 많은 그리스인데, 매번 먹방을 선사해서 시부모님을 비롯한 친척들을 웃겨 줄 때가 많습니다. 2014년 첫 가족 파티 때 옆에서 하는 말도 듣지 못하고 집중해서 먹는 딸아이 이런 딸아이가 요즘 새로 나온 그리스어 동사 변화에 대해 어려워하며 숙제 때마다 SOS를 보내며 울상으로 앉아 있길래, 어떻게 하면 설명이 쉬울까 고민하다가 저는 이런 예를 들어 주었습니다. "마리아나. 이것 봐. 그리스어 동사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어. 동사 하나 당 40가지 이상의 변화가 있지만, 이 세가지 유형을 잘 외워두면 그 변화도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근데...내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 2014. 1. 23. 그리스 문구점엔 한국의 ‘이것’이 없다니! 오래 전 그리스에 여행을 와 아테네를 구경할 때였습니다. 중심지인 신타그마를 지나다가 한 대형 서점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마치 한국의 종로나 잠실, 강남에 있는 대형 서점을 연상시키는 여러 층으로 되어 있는 그 서점엔, 다양한 책 외에도 휴대폰 컴퓨터 등의 전자기기와 팬시상품, 문구류도 함께 있었습니다. 아테네 신타그마에 위치한 대형 서점 P 늘 보던 것과 다른 스타일의 팬시상품과 문구류에 마음이 빼앗긴 저는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요. 특히 다이어리들과 실용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의 수첩들에 홀딱 반했습니다. 뭔가 기록하길 좋아하는 저로서는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구경을 하던 중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십 여가지가 넘는 다이어리나 수첩들이 단 한번도 열어 본 적이 없는.. 2014. 1. 22. 심심할 때, 난 웃고 싶다! 흐뭇하거나, 웃기거나, 웃픈 이야기들 중 못 보고 지나치신 글이 있나요? 정말 심심하실 때 이 글들이 여러분의 땅콩이 되어 주면 좋겠어요. 포스팅들이 말을 하네요. "난 너의 땅콩이 되고 싶어~ 오 베이베" (BGM 동방신기 Hug) 그리스인 동수 씨와 주변인들의 땅콩들 2013/11/02 - 그리스인 친구의 철없는 대머리 관리법 2013/04/22 - 한국장인 식겁하게 만든 외국사위가 전한 딸의 안부 2013/05/04 - 항상 폭소를 부르는 나의 외국인 시할머니 2013/05/08 - 외국인 남편이 한국 가고 싶은 철없는 이유 2013/04/27 - 팬티 차림으로 나를 맞이한 외국인 남편 친구들 2013/03/22 - 어쩜 신기하게 나와 같은 만화를 보고 자란 그리스인 가족들 2013/05/21 - .. 2014. 1. 18.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