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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그리스 고양이

너를 어쩌면 좋니, 그리스의 스파이더맨 고양이.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2. 3.

너를 어쩌면 좋니,

그리스의 스파이더맨 고양이.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인터넷쇼핑몰에서

설 선물로 곶감을 주문해 드렸습니다.

그런데도 뭔가 석연치 않아

그리스는 명절 주간이 아니지만, 설날 기분이나 내 보자며 전을 부치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댁에서 명절을 맞이할 때, 제게 많은 유전자를 물려주고 가신 할머니의 환갑, 칠순, 팔순 때마다, 밤새 전 굽는 담당은 저였거든요.

 

이십오년을 전을 구워온

찌짐 올리브낭구선생

배고파

작년에도 설 1주일 전부터 전 굽고, 잡채 하고, 불고기 하고 그래서

그리스에선 설날도 아닌데, 엄마 왜 그러냐고 딸아이가 물었었습니다.

 

암튼 일단, 감자랑 당근 양파를 총총 썰어 시험삼아 구워보자며 넙적하게 전을 부치고 있었습니다.

 

전 굽는 냄새가 온 집안에 고소하게 풍기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철컹철컹.

수상한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고, 저는 히힉 놀라고 말았습니다.

 

 

헉

 

이게 뭐야????

저는 놀라서 얼른 창문을 열어보았습니다.

 

 

너...거기 어떻게 기어올랐냐..

뭥미

집 뒷문에 붙은 창문은 바깥쪽에선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서

저기 매달리려면 손톱으로 찍을 곳이 없어,

족히 1m 넘는 플라스틱과 미끄러운 쇠 재질의 문을

점프해야 올라올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고양이 "아스프로"의 여친 "포르토갈리"(오렌지라는 뜻이에요~)

 

 

 

캔을 먹는 말라꼬.

(지난 포스팅  2013/02/02 - [재미있는 그리스어] - 3개국어를 알아들어야 하는 딸아이의 유머돋는 한국어 실수. 에서 소개한)

 

 

 

 

 

 

 

 

그래 이쁜이들아. 얼른 먹어.

 

 

 

 

 

"너네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구나.... "라고 말해놓고,

집에 들어와 부쳐 놓은 전을 몇 장이나 집어 먹은 올리브나무씨였습니다.--;;

 

밥 그릇에다가 밥을 줄 수 없는 건, 이 아이들이 워낙 야생 성질들이 강해서,

밥을 먹다가 밥 그릇을 물고 냅다 뛰어가서 혼자 먹고 들판에 버리고 오는 경우가 부지기 수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다른 아이들은 밥을 못 먹게 됩니다. (애들이 너무 기가 살아 펄펄해요.)

그렇게 제가 잃어버린 밥 그릇은 10개가 넘습니다.--;;

 

 <고양이들이 주로 지내는 동네 뒷편-작년 봄>

우리 동네 고양이들은 정말 들판 고양이이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들은 버스까지 다니는 동네 앞 길을 조심해야 합니다.

다행히 대개는 알아서 잘 피해 다닙니다.

 

 

결국 설날 기분내기 용으로 부친 전은

고양이들에게는 조금씩 맛만 보게 해주고

사료로 대신했습니다^^

밥먹자 

 

번 한 주간은 모두 설 명절 준비로 바쁘시겠어요.

부디 저희 부모님도 외국에 사는 자식들로 인해서 

외로우실텐데..외롭지 않게 지내시길

멀리서 바랄 뿐입니다.

사랑해

혹시라도 명절 스트레스 있으신 분들

좀 힘드셔도 시간, 금방 지나갈거에요.

그러니까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좋은하루 

 

http://youtu.be/SUtziaZlDeE 이 곳은 추억의 스파이더맨 노래를 들으실 수 있는 주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