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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블로거192

주변 그리스인들, 월드컵 16강 진출 확정되고 나니! 그리스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 2014 조별 경기를 치르며, 지난 콜롬비아 전 때와 일본 전 때도 승리를 하지 못 했었습니다. 더욱이 일본 전 때에는, 제가 사는 동네에는 장례를 치른 집안이 있어서 1주일은 조용히 지내주는 것이 이웃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던 인근 주민들이 모두 숨죽이고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저희 동네에 200가구가 붙어 사는 것을 생각해볼 때, 그리스-일본 축구 경기를 보면서도 조용했던 이웃 그리스인들의 의리가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습니다. 그리스-코트디부아르의 경기를 관람하는 이 지역 집들과 근처 스포츠 카페까지 경기 시작부터 들썩이며 시끄러웠는데요.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더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경기 관람에 몰입하며 응원하는 듯 했습.. 2014. 6. 25.
그리스 가족 지인들의 엉뚱한 말말말 ⊙ 군대 간 사람과 다녀온 사람 위 사진의 사촌 스타브로스는 지난 5월 군대에 갔습니다. 훈련이 힘들고 시간이 너무 안 가는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그런 이야길 얼마전 제대한 '바실리끼의 아빠'에게 인사치례로 건넸습니다. "저는 그리스 군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역시 군대는 어디나 힘든가봐요. 남편 사촌이 얼마전 군대를 갔는데 정말 쉽지 않다고 하네요." 그러자 바실리끼 아빠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스무 살이잖아요. 저는 서른 다섯 살에 군대를 갔더니 정말 스무살 애들 체력을 따라가기가 어려웠어요. 역시 군대는 일찍 다녀오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암튼 제대하니까 정말 좋네요.세상이 다 아름다워요!!" ⊙ 동수 씨의 엉뚱한 발상 * 상황1 요즘 몸이 많이 피곤했는지 자주 코피.. 2014. 6. 23.
한국음식에 이것 들어갔다고 놀란 그리스인들 "너, 음식에 뭘 넣은 거니?" 그리스 이민 후 첫 여름을 맞았을 때 그리스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한국 여름음식을 몇 가지 만들었었는데, 저의 상차림을 보신 시부모님께서 깜짝 놀라시며 하신 말씀이셨습니다. "아...한국에서는 여름음식에는 이걸 넣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음식에 이걸 넣는 것을 처음 보셨어요? 그리스에서는 음식에는 전혀 넣지 않나요??" 저는 되물을 수 밖에 없었고, 시부모님께서는 "그래. 그리스에서는 아무리 여름이라고 그런 걸 음식에 넣진 않거든. 신기하네. 참."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 이후 두분 뿐만 아니라 다른 그리스인들도 제가 한국 여름음식을 만들 때 이것을 집어 넣는 것을 보며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곤 했습니다. 그 이후 사람들이 너무 놀라니까 저는 어느 순간부터는 이.. 2014. 6. 21.
그리스 남편, 라면은 몰라도 센스는 있다는데? 과연... 그리스 요리엔 원래 우리나라 칼국수나 소면, 라면, 냉면처럼 국물 있는 면요리가 없습니다. 파스타 종류는 많지만 다들 소스와 곁들이는 요리들이고, 국물이 있는 수프 종류는 고기와 야채, 쌀을 재료로 해 만드는 요리가 대부분입니다. 동양식 면요리 라고는 그리스의 중국식당에서 볶음 면요리 정도만 경험해보았던 동수 씨는, 그리스에 제가 여행을 올 때마다 "한국 라면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조금만 갖다 줄 수 있을까?"라고 말을 했을 만큼 한국 면요리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살게 되어 다양한 면요리를 경험하면서 어쩜 이렇게들 맛있냐고 극찬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국물 면요리에 대해 경험한 세월이 짧다 보니, 제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동수 씨가 이해하지 못 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 2014. 6. 17.
내 그리스인 친구와 나 사이에 남은 시간 제겐 10명 정도의 친한 마리아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첫 번째로 친구가 되었던 마리아는 동수 씨 친구 스테르고스의 형수로 그리스에 이민 오기 몇 년 전부터 알던 사이입니다. 170cm가 넘는 큰 키에 마른 체구, 검고 긴 곱슬머리에 갸름한 얼굴... 첫 눈에도 그녀는 몹시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스테르고스의 형 베리안드로스는 그녀가 모델 생활을 하던 20대 때 아테네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첫눈에 반해 그녀를 몇 년간 쫓아다녔고, 오랜 구애 끝에 결국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그녀가 질기게 쫓아다녔던 그를 오랜 시간 거절했던 이유는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이전의 삶 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아주 어릴 때 그녀의 부모님은 몇 되지도 않는 자녀들을 다 키우기가 힘들다며 무작정 .. 2014. 6. 16.
그리스인들은 휴가를 산토리니로 가지 않는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요즘, 혹시 올 여름 휴가 계획들은 미리 세우고 계신가요? 물론 올 여름 할 일이 잔뜩 쌓여서 이런 질문에 콧방귀를 끼거나 한숨이 나오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올해는 야심 차게 휴가를 준비하는 분들도 있어서인지, 최근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보통 어디로 휴가를 가나요? 나라 전체가 남들이 휴가 오는 휴가지인데 어디로들 갈지 참 궁금해요. 혹시 산토리니 같은 곳으로 가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저는 이 질문을 읽고 웃음이 터졌는데요. 그 질문을 하신 분이 정말 공감이 되어서입니다. 저도 예전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요. 제가 그리스에 와 보기 전에, 막연히 별장을 짓고 살고 싶어했던 장소는 미코노스였습니다. 파랗고 하얀 집들과 CF.. 2014. 6. 11.
그리스에서 공무원을 상대하려면 목소리가 커야 한다. 그리스에 살면 공무원들 때문에 열 받을 일이 많다는 것은 이미 여러 글에서 밝힌 바가 있습니다. 어느 나라나 공무원 문제는 갖고 있지만 그리스는 특히 이 부분이 심각한 문제여서, 이들을 대하고 있자면, 상대적으로 한국 공무원들이 얼마나 친절했고 얼마나 일을 잘 했는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들곤 합니다. 지난 주에도 저는 세무서 직원에게 목소리를 높여 따질 일이 있었는데, 이런 행동은 평소 따지거나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제 성격과 맞지 않는 일이지만 그리스 관공서에서는 일부러라도 이렇게 따지지 않으면 업무가 진행이 안 될 때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그리스의 모든 공무원이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이들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재교육 부족, 새 인원 충원 부족으로 고일.. 2014. 6. 10.
여러분의 이웃 그리스 올리브나무 씨 단신(短信)들 한 독자님께서 얼마전, 제 블로그에 계속 들어오시다 보니 제가 독자님 댁의 이웃 어딘가에 사는 사람처럼 친근한 느낌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도 1년 넘게 댓글로 자주 뵈 온 독자님들께는 비슷한 기분을 갖습니다.) 실은 요즘 시아버님이 허리가 좋지 않으셨던 관계로 제가 평소 보다 하루 몇 시간 씩 추가 근무를 했었는데, 여름이라 일이 바빠지며 이 추가 근무 시간이 거의 고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되면서, 저는 지난 주 이번 주가 도대체 어찌 지났는지 밥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때문에 독자님들의 댓글에 변변한 답글도 못 쓰고, 이웃 블로거님들께도 자주 방문하지 못하고 토요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담 주엔 댓글에 대한 답글도 좀 쓰고 이웃 블로거님들께도 방문해서 안부를 전하도록.. 2014. 6. 8.
“마리아나, 인종차별보다 더 큰 것을 봤으면 좋겠어.” 딸아이는 울먹울먹 울며 제 옆에 와서 앉았습니다. "무슨 일이야?" "엄마, 저기 어떤 애가 중국 애라고 눈 찢어지는 흉내 내며 놀렸어...내가 중국 애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일본 애냐? 그러면서 또 눈 찢어지는 흉내 냈어..." "어이쿠..우리 딸이 속상했겠네. 이리 와. 엄마가 안아줄게." 저는 아이를 안고 한참을 등을 쓸어주며 말 해주었습니다. "그 애는 동양인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거야. 중국 무술영화에서 본 게 다인지도 몰라. 그리고 여기 엄마들 중엔 아이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안 가르치는 엄마들도 있다는 거 알지? 신경 쓰지 말도록 노력하자. 어차피 남 놀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아인 벌써 나쁜 행동을 했는걸. 넌 걔보다 더 나은 애잖아. 응?" "그래도 이런 데에 오면 꼭 이런 일이.. 2014. 6. 3.
그리스 아이들을 기겁하게 한 올해 유로비전 우승자 유럽인들의 음악축제 2014년 유로비전(Eurovision song contest) 결승전이 지난 토요일에 개최되었습니다. 해마다 독특한 참가자들과 다양한 볼 거리로 유럽인들과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유로비전이니만큼, 그리스인들 역시 며칠 전부터 가는 곳 마다 올해의 유로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꺼내곤 했는데요. 저희 가족들도 예년처럼 다같이 모여서 열심히 시청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의 각 나라 참가곡들은 이상하리만치 비슷비슷하고 개성이 뚜렷하지 않아서, 모든 가족들이 좀 시들해 하며 경연을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차라리, 각국을 소개할 때(postcard 영상이라고 하는데요.) '국기 모양을 만드는 나라별 독특한 영상'이 노래보다 더 멋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작년 2013년.. 2014. 5. 13.
참 적응 안 되는 그리스인들의 헤어진 연인을 대하는 태도 그리스인과 결혼해 그리스에 살면서, 처음에 낯설고 좀 문화 충격을 주었던 그리스인들의 연애 방식이나 결혼생활들에 대해 그런대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직도 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게되는 그리스인들의 남녀 관계의 문화가 있는데, 바로 '그리스인들의 헤어진 연인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전체적인 국민 성향이라는 것이 있고, (한국인은 국제적으로 봤을 때 영리한 편이다.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성격이 급한 편이다 등등) 그 안에서 개인의 성향이 제 각각 다를 수 밖에 없듯이, 그리스인들 역시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행동할 수 있지만, 제가 지금 설명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소심하거나 지나치게 낯을 가리는 내성적인 사람이 아닌 일반적인 그리스인들의 태도를 말씀드리는.. 2014. 5. 3.
내가 바에서 그리스 친구들에게 끌려 나온 이유 얼마전 한 독자 분께서 제가 술을 안 한다는 이야기에 어쩐지 아쉽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마 와인 한 잔 쯤 독자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계셨던 듯 합니다. 그런데 제가 술을 안 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독자분들께 부끄럽지만 그 솔직한 이야기를 오늘 밝혀봅니다. 저는 서른 살이 넘도록 술을 입에 대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름대로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니면서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고만 생각했었지만, 서른 살이 넘어 어떤 해외출장을 계기로 제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술을 마시지 않는 진짜 이유'를 발견하고 저 스스로도 놀라게 되었습니다. 당시 출장 지역에서 중요한 세미나가 있었고, 저와 동료들, 그리고 선배들과 함께 출장 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 시기의 저는 내적,외적.. 2014.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