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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블로거192

이제는 남편에게 제 입을 다물 때가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부끄럽지만, 먼저 제 성격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몇 번인가 언급한 적 있지만, 저는 싸우는 것을 크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분쟁이 일어나는 것도 싫고 언성을 높이는 것도 싫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참거나, 좋게 넘어가거나, 긍정적으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뭐가 잘못 되었다고 따지는 것도 대개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좀 손해 보더라도 큰 피해를 입은 게 아니면 그냥 말 없이 지나갑니다. 그래서 이제껏 살아오는 과정에서, 사람을 제대로 파악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저와 알고 지냈다고 하면서도 제가 화를 내지 않으니 그냥 뭘 해도 다 수용해 줄줄 알고 한계 없이 제 맘대로 대하다가, 나중에 저에 대해서 깜짝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또한 가까운 사람이면 사람일 수록 .. 2013. 8. 22.
손바닥을 잘못 보여주면 큰일나는 그리스 문화 매니저 씨가 한국에 살 때, 우리나라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단체 인사를 하거나 연예인 붐 씨가 간혹 손바닥을 쫙 펴며 인사를 하는 경우를 보고, 혼자 빵 터져서 소파에서 굴러 떨어질 만큼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만약 붐 씨나 한국 아이돌 그룹이 그리스에 와서 공연을 할 기회가 있다면(그런 날이 오긴 하겠지요?^^)정말 알아 두어야 할 그리스 문화 때문입니다. 만약 이 그리스 문화를 모르고 단체 인사를 손바닥을 앞으로 펴고 한다면, 그 날 공연을 망치는 것은 물론 그리스 풍자 프로그램에 두고두고 반복되며 회자될 수 있으니 말이지요. 제가 이 '손바닥을 잘못 보여주면 큰일나는 그리스 문화'를 처음 제대로 알게 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그리스에 처음 왔을 때, 저 나름대로 미리 알아 두어야 할.. 2013. 8. 20.
열여섯 살 연상 유부녀에게 대시하는 그리스 남자 그리스인들의 연애와 대시법에 대한 글을 시리즈로 엮어서 쓴 적이 있었습니다. 애독자님들이라면 알고 계시지요? (관련글들은 글 가장 아랫부분에 링크해 두겠습니다.) 그런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 일들은 그때 그때 일일이 블로그에 다 소개할 수 없었지만 여전히 제 주변에 계속 생기고 있답니다. 몇 달 전에는 저희 시누이의 오랜 친구가 매니저 씨에게 SNS를 통해서 집에 커피를 마시러 혼자 오라고 작업을 시도했었고, 그게 공교롭게도 당시 노트북이 고장 나 매니저 씨 데스크탑을 쓰며 일을 하던 저에게 딱 포착이 된 적도 있습니다. 그녀는 딸 둘을 키우는 싱글맘인데 저와도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그녀를 응징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리스에서 우리나라 드라마에 나오는 뻔뻔.. 2013. 8. 19.
아직은 밀린 한국 이야기를 쓸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 중에, 두 개의 글을 써 대략 정리해 두었는데 아직 포스팅으로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다시 한국에서 있었던 사진들을 들여다 보며 포스팅과 함께 올리려니 사진을. 들여다 볼 수가 없네요. 분명히 그리스로 돌아온 직후에는 쉬웠던 일인데 정신 없이 시간이 흐르고 한국에서 있었던 시간들이 마치 꿈 같고, 거기에 제가 있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그리운 느낌이 들게 되니 다시 사진을 들여다 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밀린 글들을 올리기 위해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보는 용기를 얻는 데까지 며칠 시간이 더 필요하겠구나 싶습니다. 계속 그리스 관련 포스팅이나 다른 글들만 올라와도 좀 이해를 부탁 드릴게요. 분명히 제 블로그를 오랫동안 방문해 온 고정 독자분들 중에는.. 2013. 8. 18.
이집트 사태가 빚은 현상, 이집트인에게 직접 들어보니! 이집트 유혈사태는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집트 정부의 불안한 행보를 시작으로 현재의 군부가 들어서며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잔인하게 군부가 민간인을 대량학살하는 일이 국제 사회에 또 다시 벌어졌다는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제 이집트 유혈사태 사망자↑…'실탄 사용' 지시 기사입력시간 2013.08.16 21:14:39 최한성 | hsforyj@obs.co.kr 【앵커멘트】 이집트 시위대 무력진압에 따른 공식 사망자 수가 600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번 유혈사태를 야기한 과도정부는 전 경찰에 실탄사용까지 지시했습니다. 최한성 기자입니다. 【리포터】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군.. 2013. 8. 17.
편견과 정체성 글이 다음 뷰 메인에 오르자 어김없이 편견의 잣대를 갖고 계신 분들이 제 블로그의 글들을 좀 더 상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댓글을 남기셨습니다. 편견이 심한 사람들을 마주할 때, 저는 참 속이 상합니다. 세상 사람 종류는 다양한데 그냥 무시하고 살지 왜 속이 상하기까지 하냐고요? 이유는 저 역시도 과거 어느 시점에는 그렇게 편견덩어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의도치 않게 인생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였고... 그리스에 이민오기 전에, 외국인 남편을 만나기도 전에, 젊은 나이에 이미 돈으로 겪을 수 있는 갖은 고생의 종류들을 겪어보았고, 그걸 딛고 일어나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혼자 잠 못 자며 일해 보기도 했었고, 좀 먹고 살만하니 인간관계를 통해 닥친 가슴 찢어지는 사건들 때문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라.. 2013. 8. 9.
해외생활 몇 년간 한국TV로만 접한 한국어의 엄청난 부작용 제가 한국인이 전혀 없는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은, 이제 저의 블로그에 자주 들르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 같습니다. 그러길 몇 년, 한국어를 들을 기회라고는 한국 드라마나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뿐이고, 한국어를 사용할 기회는 딸아이와 일상대화 몇 마디를 하거나 간혹 한국의 가족이나 지인들과 통화할 일이 있을 때나 한국어를 가르칠 때뿐이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적은 양의 한국어 사용인지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게 된 것은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였는데요. 입이 굳어 버린 초반 며칠은 정말 내가 국어책을 읽는 것인가 싶을 만큼 어색한 한국어를 구사한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관련글 : 2013/07/13 - [세계속의 한국] - 한국 A/S센터 직원과 해외 이민자인 나의 좀 이상.. 2013. 8. 8.
한류팬 그리스인 아줌마에게 최고의 한국 선물 한국을 방문 하는 동안, 저는 그리스인 가족들과 친척, 친구들의 선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 가기 전에 시어머님은 제 부모님께 드리라며 많은 선물을 챙겨 주셨고, 친구와 친척들은 떠나기 전에 만나자고 해서 특별히 잘 다녀오라며 환송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간 그리스에서 보낸 시간이 헛된 게 아니었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 천지였던 타국에서 산 몇 년 사이에, 제가 고국을 방문한다고 저를 챙겨 주는 사람들이 생긴 것입니다. 사실 저는 사뭇 감동하기 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저를 가장 감동 시킨 사람이 있었는데요. 바로 제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디미트라의 어머니인 '이로Ηρώ' 아주머니였습니다. 현대 그리스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고대 그리스에.. 2013. 8. 4.
한국의 운전문화, 이것만 바뀌면 완벽하다. 어제, 광화문을 지나 서소문 방향으로 향하던 중 신호대기에서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 한국에 들어온지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일 관계로 사람을 만나고, 오랜 친구를 보고, 딸아이에게 보여줄 곳을 들르다 보니 그 사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북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분당수서간도로, 외곽순환도로 등의 대로를 비롯하여, 도심 안쪽길과 골목길까지 여러 종류의 한국의 도로들을 오랜만에 운전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한국의 도로에 감탄하게 되었는데요. 그간 유럽 여러 국가의 도로를 경험하면서 대도시의 중심을 관통하는 도로들을 제외하고는 대개의 도로들이 한국의 도로에 비해 길이 좁다고 느꼈었기에, 넓고 시원하게 만든 한국의 도로와 고른 아스팔트 면의 운전감에 감탄하게 되 었습니다. (유럽 국가들 중에는 이렇게 고른 아.. 2013. 7. 18.
한국 좌석버스에서 뒷문에 몸이 끼었어요! 몇 년 만에 한국에 들어오니, 익숙할 줄 알았던 제 머릿속의 한국과 제 몸이 반응하는 한국이 완전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 고 있습니다. 머릿속의 한국은 그간 한국의 뉴스나 매체, 친구들이나 블로그 독자님들을 통해 들은 내용들로 아주 익숙하고 유익한 정보로 가득 들어차 있었는데, 실제 제 몸이 느끼는 한국은 그간 타지 생활로 익숙하지 않은 솔직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습 니다. 예를 들어 보자면요. 유럽형 운전에 길들여진 제 몸은 한국에서 오랜만에 운전을 하며 "헉! 유럽과 이렇게 다르다니!" 라고 느끼면서 깜짝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내일 '한국의 운전문화 이것만 바뀌면 완벽하다' 에서 자세히 포스팅 하겠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운전한 기간이나 주행거리가 유럽에서 운전한 그것에 비해 몇 배는 더 .. 2013. 7. 16.
한국 A/S센터 직원과 해외 이민자인 나의 좀 이상한 인사법 어제T 마트에 노트북을 사러 들렀습니다. 6년 가까이 써온 노트북이 몇 달 전 드디어 부팅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워낙 처음에 싸게 구입했던 것이라 고치는 값이 더 아까운 듯 해서(그리스는 AS 비용이 한국보다 더 비쌉니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아버지께 부탁을 드렸 더니 제게 딱 맞는 사양의 좋은 물건을 알아 봐 두셨던 것입니다. 미리 봐 두신 노트북을 함께 보러 가기 전에, 저희 엄마는 제 딸아이와 휴대폰 가게에 뭘 물어봐야 한다며 그 쪽으로 가셨고, 저는 같은 층에 위치한 각 종 휴대폰 단말기A/S, 전자제품 A /S 센터에 아버지와 함께 들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휴대폰 배터리를 하나 더 구입하려 했었고, 아버지께서는 얼마전 새로 구매하셨던 휴대폰 단말기에 대해 직원에게 물어볼 게 있.. 2013. 7. 13.
한국여자여서 받은 오해, 한국어로 해결되다! 어제 이야기에 이어서 말씀드릴게요. 2013/07/09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내가 한국여자여서 제대로 오해한 그리스인 내 친구 그 모임은 예상치 못한 자리였습니다. 작년 연말 연일 이어지는 손님 치르기에 분주한 때였는데, 딸아이의 친구 알리끼의 엄마 마리아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올리브나무, 아테네에서 옛날 병원 동료들이 로도스로 휴가를 왔어. 그래서 야외에서 바비큐나 하려고. 마침 내일 모처럼 비가 안 온다고 하네? 나머지는 올리브나무도 아는 친구들인데 올 수 있지? 그리고 알리끼 생일 축하도 하려고 해." 알리끼는 크리스마스에 태어나서 늘 가족끼리만 생일 파티를 해 왔다고 합니다. 모두 각자의 가정에서 바쁜 때이니 말이지요. 그래서 올해도 그냥 넘어가나 했었는데 마리아는 어차피 친구들이 모.. 2013.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