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블로거192

내 그리스인 친구를 완전 변하게 한 어느 일 주일 "일은 잘 하고 온 거야?" 지난 주 출장을 갔던 친구 스테르고스가 오늘 저희 사무실에 들렀고 반가운 마음에 일 얘기부터 묻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리스인 남편 동수 씨에겐 가장 소중한 친구입니다. 몇 주간 못 만났었기에, 그간의 근황에 대해 서로 물었습니다. 얼굴이 햇볕에 좀 그을린 그는, 타 지역 출장 동안 집밥이 무척 그리워서 오늘은 그의 어머님인 제 이웃의 술라 아주머님이 특별히 만든 생선스프(우리나라 어죽 같은 느낌입니다.)를 먹기 위해 어머님 집에 와서 밥을 먹을 거라고 했습니다. 언제나 마리아나를 특별히 예뻐해서 생일 때마다 용돈을 챙겨주는 친구라, 저는 이번에 마리아나가 성적표를 받은 이야길 했습니다. 처음 저희가 이민을 왔을 때 그는 그리스어 쉬우니까 금새 배울 거라고 많이 격려를 해주었던.. 2014. 4. 1.
뭐? 그리스 아이들이 그것 때문에 한국에 가겠다고?! "엄마!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가기로 했어! 우리끼리만!" 마리아나가 얼마 전 학교에 다녀와 한 말은 참 기가 막혔습니다. 아니, 이제 만 나이 8-9세(한국 나이 10세)인 아이들이 어딜 간다는 것인지, 그것도 자기들끼리만 간다니 무슨 소린가 싶었습니다. 그냥 장난으로 하는 소린가 싶어 무시하려 했지만 그 다음 이어지는 말은 제법 구체적이었습니다. "우리가 계획을 세워봤는데, 열 두 살이면 신분증이 나오고 우리끼리 다닐 수 있는 나이가 되니까, 오! 엄마 신분증 나오면 정말 좋겠다! 그치? 어른 같잖아요! 하하! 아무튼 열 네 살이나 열 다섯 살 쯤엔 우리끼리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들 없이! 하하. 생각만 해도 정말 좋아요!" 저는 하던 일을 멈추고 녀석의 얼굴을 쳐다보며 묻지 않을 수 없었.. 2014. 3. 29.
그리스 약국엔 왜 이런 걸 팔지? 묻는 한국인 친구 제가 아끼는 동료이자 친구부부가 몇 년 전 그리스로 신혼여행을 왔던 적이 있습니다. 새 신랑은 늦은 나이까지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하며 아내 될 사람이 나타나길 묵묵히 기다렸고, 운명처럼 열 살 차이 나는 젊고 지혜로운 여성과 만나 열애 끝에 결혼에 성공하게 되어 지금은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민 전 제가 워낙 아끼던 이 두 사람이 당시 신혼 여행을 이곳으로 온다니 기뻤고, 그래서 그리스 여행 일정 동안 많은 곳을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시내 구석구석을 함께 걸으며 구경하고 있었는데, 상점의 진열장들을 밖에서 보던 새 신랑이 제게 물었습니다. "아니! 그리스 약국엔 왜 이런 걸 다 팔아요? 진짜 신기하네요!! 하하하." "하하..그렇지요? 저도 처음 이민 와서 왜 저런 걸 약국에서 .. 2014. 3. 28.
생선 뜯다 밝혀진 그리스 시할머니의 엉뚱한 진실 오늘은 그리스의 생선튀김과 마늘 소스를 먹는 국경일이었습니다. 사실 3월25일은 그리스가 터키의 350년간의 지배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독립운동을 시작한 날입니다. (참고글- 2013/03/26 - 생선튀김에 마늘소스를 꼭 먹어야하는 그리스의 비장한 국경일) 그런데 어제부터 갑자기 조금 추워진 날씨에 아침부터 비가 와서, 시내 퍼레이드 구경도 갈 수 없었고 올해는 날씨가 좀 이르게 따뜻하다 싶어 정원에서 하기로 했던 가족식사는 결국 집안에서 해야 했습니다. 저는 부랴부랴 집안 대청소를 하고 테이블을 차렸습니다. 두 시간 동안 꼼꼼하게 박박 집안 대청소를 하고, 테이블을 다 차리고 음식을 나르기 시작하자 갑자기 환하게 해가 떴네요.^^;; 어머님과 고모님들, 시누까지 함께 도와 여러 요리를 해서 날랐고, .. 2014.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