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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74

그리스인 남편이 멋진 배에서 내 팔에 남긴 반전 낙서 한국에서 막 그리스로 돌아왔을 때, 매니저 씨는 상당히 감격하여 공항에서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뭘 그렇게 감격까지 하고 저럴까?' 싶었고, 스물 여섯 시간이 걸린 여행으로 저는 빨리 씻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얼른 샤워를 하고 대충 짐을 풀고 부엌에서 물을 마시려다가 저는 완전 빵 터지고 말았는데요. 매니저 씨가 설거지를 해 놓은 모양새가 너무 웃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형태로 설거지한 그릇이 쌓여 있었는데, 그 나마 지저분하게 설거지 한 것도 있어서, 왜 저를 그렇게나 감격해서 맞이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매니저 씨의 집안일 해주는 아내가 돌아온 감격은 며칠 동안은 유지되었는데, 툭하면 일하다가도 전화해서 반갑게 안부를 묻곤 해서 '이 인간이 웬일이래?'라는 .. 2013. 8. 14.
그리스인 남편의 한국영화 '26년'에 대한 뜻밖의 반응 매니저 씨가 이 영화에 그렇게 놀랄 줄 몰랐습니다. 평소 영어자막이 올라오는 한국영화는 웬만하면 구해서 보는 매니저 씨라 그 동안 참 많은 한국영화를 봐 왔습니다. 가장 좋았던 한국영화는 유머와 규모가 있는 해운대였다고 말하는 매니저 씨는, 외국인들에게 영어자막과 함께 알려질 만큼 유명한 한국영화들이 좀 끔찍한 소재가 많지만, 추격자(김윤석, 하정우 주연. 연쇄살인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나 바람의파이터(양동근 주연. 최배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좋았다고 꼽을 만큼 제가 권하지 않아도 혼자 열심히 찾아 가며 그 동안 다양한 한국영화를 접해 왔습니다. 특별히 영화 '26년'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라, 저는 멀리 해외에서 이 영화가 제작비 부족으로 제작 이 지연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2013. 7. 5.
외국인 남편이 주장하는 금연과 한국 미더덕의 상관관계 매니저 씨는 오늘 퇴근을 하자마자 "배고파~! 피곤해~! 더워~!" 를 굳이 한국말로 외치며 날 좀 봐달라는 투로 투정을 부렸습니다. 에휴..덩치는 산만하면서 저런 애기 짓을... "오믈렛 샌드위치라도 해 줄까?" 점심을 이미 거하게 요리해 직원들 것까지 가게로 갖다 줬기 때문에, 저녁은 좀 간단하게 햄 치즈 넣고 오믈렛과 야채를 넣어 소스 발라 그릴에 구운 샌드위치를 해 줘야겠단 생각에 손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2층으로 옷을 갈아 입으러 올라가며 매니저 씨는 제게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큰 소리로 갑자기 말을 내 뱉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난 한국 미더덕을 원한다고! 너 미더덕 있어? 없지? 난 미더덕만 원해! 당장! 당장!" '이 인간이 미쳤나? 왜 또 한국 미더덕 타령이야. 그.. 2013. 7. 4.
외국인 시어머니의 한국라면 보는 눈길을 무시한 걸 후회해요! 어릴 때 저희 부모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너는 어째 그렇게 면을 좋아하니? 나중에 커서 라면 공장 사장네나 국수 공장 사장네로 시집 보내야겠구나!" 그렇습니다. 정말 건강을 위해 라면을 자제했 왔을 뿐, 그 쫄깃거리는 한국라면 맛은 평생 저를 유혹하곤 했었지요. 그런 제가 한국라면이라고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그리스의 로도스로 이사오게 되었고, 마트에 있는 서 너 종류의 태국라면은 뭐랄까, 양은 한국라면 반 만한 것이 이게 무슨 맛일까 알 수 없는 그런 맛을 내고 있었습니다. 면발은 또 왜 그렇게 퍽퍽하던지요. 김치, 떡볶기도 쉽게 못 먹는데 라면도 못 먹으니, 과거 면발의 여왕이라 불리울 만큼 면을 좋아했던 저이니 만큼, 이제 이탈리안 레스토랑 주방장처럼 신속하게 갖은 종류의 스.. 2013.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