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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271

그리스에서 몇 년을 고민했던 문제가 이렇게 결론이 나다. 마리아나에 관한 글을 거의 다 써 편집을 앞 두고 있었던 어제, 글을 발행하자니 마치 꼭 할 일을 하지 않은 듯 한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 제게 문제들이 있다고 밝힌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문제들 중 몇 가지가 일단락이 되었고, 이번 일은 제 인생 전체를 두고도 오래 기억에 남을 일들이라 글로 마무리 하고 넘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썼던 마리아나 이야기는 일단 보류하고 하루를 더 보낸 후, 지난 주 제게 있었던 커다란 일들에 대한 이야길 이렇게 먼저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 내 가치관에 위배되는 유혹은 그렇게 찾아왔다. 작년 초에 제가 쓴 글 중에 '인종차별에 의해 자격증 시험에서 두 번 떨어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관련글 : 2013/02/07 - 인종차별의 끝.. 2014. 8. 4.
치열한 그리스의 여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이에서 그리스의 여름은 뜨겁습니다. 8월이 다가오며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지역들도 있습니다. 습하진 않지만 뜨거움이 피부를 뚫는 것 같은 기분. 그런 더위와 함께 찾아온 수 많은 관광객 덕에, 현지인들의 삶은 또 치열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때입니다. 그리스에 이민을 온 이후로, 올 여름이 제겐 가장 바쁘고 가장 해결할 일들도 많은 때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 저녁인 이 시간까지 얼음이 잔뜩 들어간 커피 한 잔과 물 몇 잔이 제가 오늘 먹은 것의 다 입니다. 바빠서이기도 했지만, 요 며칠 꼭 해결되어야 하는 일들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런 상황들은 입맛을 똑 떨어트리고 말았지요. 배는 고픈데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저는 지금 그렇습니다. 한편으론 이런 상황들에 대해 자세하게 글로 풀어 여러분들과 나누고 .. 2014. 7. 30.
그리스에서 부모님을 더 자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독특한 이유 "저는 하루에도 몇 번은 부모님에 대해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만 듣는다면, 이런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올리브나무 씨는 효심이 가득한 딸인가 보다.' 라거나 혹은 ‘해외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더 자주 생각하게 되나 보다.’ 라고요. 그런데 그리스에 살며 하루에도 몇 번씩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제가 ‘그리스’ 라는 독특한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인들, 오랜만에 만나면 무조건 부모님 안부를 물어요! 가족 관계가 끈끈한 한국에서도, 부모님을 알고 있는 어떤 연배 있는 지인을 오랜만에 만날 때면 간혹 부모님의 안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지인들이 제 부모님의 안부를 물어 오는 것은 그 정도의 빈도가 아닙니다. 가족 문화가 단단하고 친척 간의.. 2014. 7. 28.
지루한 그리스 마리아나에게 아기 토끼보다 더 기쁜 선물 방학을 한 지 한 달이 넘은 마리아나는 수영과 과외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는 시간 동안 엄마 일 하는 데 쫓아 다니며 구석에 앉아 만들기만 주구장창 하고 있자니 지루함에 몸을 비틀고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좋아하는 만들기이니, 별의 별 것을 다 만들어 가며 나름 창작의 기쁨?을 누리고 있지만 그것도 매일 매시간 이어지니 지루할 수 밖에 없겠지요. 최근 동수 씨에게 태블릿PC를 선물 받은 마리아나는 그걸 이용해 유투브에서 온갖 만들기 동영상을 봐 가며 열심히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초등학생들은 부모가 항상 같이 다녀야 하는 법적인 부분 때문에 스마트폰 소지자가 현저히 적습니다. 다시 말해 굳이 휴대폰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대신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태블릿PC를 갖고 있습니다... 2014. 7. 22.
여러분, 어떻게들 지내시나요? 그간 계속 글을 쓰고는 있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제 근황과 여러분의 근황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서 오늘 글을 씁니다. 관광객이 아주 많은 로도스에서, 저는 해수욕은 커녕 일만 열심히 하며, 저보다 더 일이 많아 예민해진 동수 씨를 다독여 가며^^ 자주 배고픈 마리아나를 먹여 가며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2014년 로도스 호텔리어 연합에서 만든 '로도스의 여름' 동영상입니다. 로도스 섬의 모든 장소를 담진 못 했지만 가장 유명한 몇 곳은 제대로 찍은 듯 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는 저이지만... 저의 여름은 사무실, 은행, 관공서, 집, 거래처를 왔다 갔다 하느라 이 아름다운 곳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을 관광하는' 수준을 넘질 못 하는 일상이랍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오늘은 참 좋은.. 2014. 7. 20.
내 결혼식이 그리스 이웃 코스타스 아저씨를 놀라게 할 줄 몰랐어요! 최근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그리스에서의 촬영을 앞 두고 그리스식 결혼식에 대해 자세히 알고자 여러 번 이 메일과 유선상으로 문의를 해왔습니다. 이런 질문들을 받는 것은, 제가 블로그 오른편에 그리스 결혼식에 대해 아예 따로 빼서 글을 모아둘 정도로 그리스 결혼식이 그 만큼 거대하고 준비할 것이 많은 대단한 축제인데도 불구하고 그리스와 교류가 많지 않은 한국에는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독자님께서는 제 결혼식이 유난히 컸기에 그리스 결혼식을 특별히 소개하는 것으로 알고 계셨는데 그건 아니고요. 본래 그리스 결혼식은 영화 제목처럼 크고 독특하기 때문에 소개를 드리는 것입니다.) 어제도 곧 그리스 촬영을 앞둔 방송국 작가분과 통화를 하고 나니, 문득 제 결혼식에서 본의 아니게 이웃 코스타.. 2014. 7. 18.
내 그리스 친구의 갑작스런 울음의 이유 딸아이가 방학 한지 한 달이 되어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하던 차에, 때마침 딸의 반 친구 알리끼의 엄마 마리아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알리끼는 딸아이와 친한 아이들 중 유일하게 다른 지역의 조부모님 댁에 가지 않은 친구라, 역시 제 딸아이가 보고 싶다고 계속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악테온이라는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카페에서 만났는데, 언제나처럼 마리아의 다른 친구들도 그 자리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스 엄마들의 보통의 만남 그리스인 엄마들은 특별히 1:1로 개인적인 만남을 가져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자리에 아이들을 둔 다른 엄마를 갑자기 초대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서로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하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잘 모르는 엄마가 갑자기 약속 장소에 온 것에 대.. 2014. 7. 16.
한국 음악 덕에 참 이상했던 그리스 친구들과의 드라이브 어제였던 토요일 저녁 한 바탕 손님을 치르고 나니, 오늘 오후에는 남편도 일이 있어 외출을 해서 저는 정말 간만~~~에 한가했습니다.때마침 사진 작가인 갈리오삐가 전화가 와서 촬영 차 이곳 저곳을 가려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었고, 그렇게 저와 딸아이, 디미트라, 갈리오삐는 여기 저기 들러 사진을 찍고 커피와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은 사진 속의 갈리오삐의 머리가 이렇게 날릴 정도로 바람이 무척 많이 불었습니다. 차를 마시는 동안 두 친구는 물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그리스인으로서 몇 개월이라도 살게 된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에 대해서 말이지요. 저는 한국에 살 때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들었던 이런 저런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한국 이름'에 관한 이야기가.. 2014. 7. 14.
그리스 마리아나, 내 딸이지만 참 만화 캐릭터 같다. 제 딸이 좀 엉뚱한 애 라는 것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주 동안도 몇 번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이 아이의 엉뚱한 면을 보고 있자면, 흡사 만화 캐릭터가 떠오르곤 합니다. 순정만화의 아름다운 주인공 캐릭터가 아니고요. 명랑만화의 엉뚱한 행동을 하는 그런 어린이 캐릭터 말이지요. 요즘 마리아나가 하는 엉뚱한 행동 중엔 이런 것이 있습니다. 며칠 전 수영강습을 끝내고 나온 마리아나가 샤워실로 들어가며 제게 이런 말을 던졌습니다. "엄마. 오늘 수업 중에 내가 반대편 끝까지 수영해서 가다가 좀 힘들어서 잠시 멈춰 있었거든요. 선생님께서 쉬는 시간도 조금씩 밖에 안 주고 다섯 번 넘게 왕복 하게 해서 좀 숨이 찼었어요. 근데 어떤 남자애가 나보고 빨리 가야 된다고 막 잔소리를 하.. 2014. 7. 12.
한국보다 그리스에서는 별로 귀하지 않은 것들 '이런 게 그리스에선 뭐 이렇게 흔하지? 게다가 신기하게 아무도 귀하다고 생각하지 않잖아??' 한국에서는 귀한 것이었는데 그리스에서는 참 흔해서 사람들이 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리스에 살며 이렇게 깜짝 놀랐던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대리석(Μάρμαρα말마라)입니다. 처음 그리스의 많은 집들을 방문 했을 때 어쩌면 집집마다 이렇게 대리석 계단이 많은지 정말 신기했습니다. 저희 집처럼 지은 지 오래된 집들도 마당에서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부터 집 안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모두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 집들이 참 많았습니다. 어떤 집들은 호화저택이 아닌 평범한 일반 주택인데도 바닥에 타일 대신 대리석이 깔려 있곤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체국, 세무서, 시청 등 관공서의 민원인.. 2014. 7. 10.
그리스 남편이 지은 '싫은데 부인할 수 없는' 별명들 남편 동수 매니저 씨는 평소 표현을 참 직선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누가 이 둘이 같은 인물이냐고 물어 보셔서 둘 다 썼는데, 쓰고 보니 동수가 이름이고 매니저가 성 같네요^^) 물론 사회생활을 해야 하니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나 잘 보여야 되는 사람 앞에서는 절대로 그런 식으로 말 하지 않지만, 친한 사이인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는 에둘러 표현하는 것은 좀처럼 못 합니다. "너 예쁘다!" "네가 한 음식 맛있다!" "저 사람 멋지다!" 등 상대의 좋은 점을 표현할 때는 이런 직선적인 표현이 감동을 주지만, 반대로 별로 상대가 좋아하지 않은 콤플렉스나 단점에 대해 말할 때도 직선적이어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쉽습니다. 어떤 땐 자기 가족이라고 어머님이나 시누에게도 너무 직설화법을 사용해서, 도리어 제가.. 2014. 7. 8.
낯선 한국어 표현에 당황한 그리스의 마리아나와 갈리오삐 그리스인 친구 갈리오삐는 혼자 큰 고민에 빠졌다고 했습니다. 한국어 숙제를 하다가 이런 한글 지문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꽃차를 자주 마십니다. 꽃차는 입으로만 마시는 차가 아닙니다. 눈으로 마실 수도 있습니다. 맛도 좋고 색깔도 예쁘기 떄문입니다. (중략) 이 지문은 어떤 이가 '꽃차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쓴 내용인데, 한국인이라면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더라도 차나 다예, 다도 등의 문화에 대해 한번쯤은 TV를 통해서라도 접한 적이 있으니, 전통적으로는 차를 마실 때에 향을 맡고, 눈으로 빛깔을 보고, 입으로 맛을 음미하는 느릿한 과정을 통해 차를 마시곤 했다 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니 '차를 눈으로 마신다.'는 말이 '눈으로 차의 색을 보며 느낀다'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경험적으.. 2014.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