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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271

유머 넘쳐, 연말 그리스 옷 가게 디스플레이 그리스에서는 연말 가족, 친척, 지인끼리 선물을 교환하는 날짜가 조금 특별합니다. 어린이에게는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주지만, 어른끼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 때 주고 받는 사람들도 있고, 12월 31일 밤 12시 새해를 맞으며 주고 받기도 하는데요. 지역별로 조금씩 날짜가 다른데, 아테네를 비롯하여 12월 31일 밤에 선물을 주고 받는 지역이나 가족들이 더 많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문화지만, 글을 쓰기 전에 확인 차 그리스 전국 각지 7개 지역 출신의 35세 이상의 성인 20명에게 물었습니다.) 저희 집안의 경우 원래 12월 31일 밤에 선물을 주고 받곤 했었는데, 제가 처음 이민 왔을 때 이런 문화를 몰라 크리스마스 이브 때 선물을 전달한 후로는 이제 어떤 친척은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 때, 어떤 친.. 2013. 12. 30.
그리스에선 응답할 수 없을 줄 알았다 1994 이제 단 한 회만을 남겨 놓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이 드라마가 시작되었을 때 바쁜 중에도 굳이 찾아 보았던 것은, 드라마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이 드라마가 1994년 신촌의 대학생들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역사 드라마도 아닌데, 얼마나 역사적 고증을 잘 하나 보자 라는 말도 안 되는 시선으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1994년의 저는 나정이, 칠봉이, 삼천포, 빙그레, 해태, 윤진이, 쓰레기 오빠 처럼, 거의 매일을 신촌에 있었던 대학생이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당시 가장 친했던 친구가 연세대 학생이었고, 제가 다녔던 대학교에서 연세대까지는 버스로 30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그렇게 저와 그 친구는 1994년, 1995년을 연.. 2013. 12. 28.
가끔 한국이름 ‘동수’로 불리고픈 그리스인 남편 지난 24일 저녁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파티는, 제가 그리스로 이민 온 후 처음으로 저희 집이 아닌 셋째 고모님 댁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빵빠라빵~~~~! 이 얼마 만에 가족파티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어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으러 우아하게 파티에 참석하러 가는 건가요! 제 생일보다 기분이 더 좋네요!"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고모님의 이름 날이 크리스마스와 겹치기 때문에 이번엔 고모님께서 파티를 주최하시기로 한 것입니다. 파티에 참석할 가족 친척 명단을 미리 전해 들은 저는, 24일 오전까지도 선물을 사러 돌아다니느라 바빴습니다. 드디어 고모님 댁에 도착해 다양한 와인과 이에 잘 어울리는 음식들로 가득한 식탁을 보니 무척 기분이 좋았는데요. 파티가 무르익자, 음악에 맞춰 그리스 전통춤을 추기.. 2013. 12. 27.
연말 연시 내내 먹는 그리스인들의 전통 쿠키! 입맛이 예민한 편인 미국에 사는 여동생이 그리스에 왔을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스는 정말 웬만한 식당에서 아무 종류의 음식을 먹어도 다 맛있는 것 같아.” 맛있는 것을 좋아하고 풍성한 요리와 가족 파티가 끊이지 않는 그리스 문화이다 보니, 아무래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미각이 발달하여 요리에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이런 그리스인들이 식사 요리 외에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는데, 바로 케이크와 쿠키 등의 디저트 만들기인데요. 맛있는 제과점에서 사 먹을 수 있지만, 그리스 여성이라면 홈베이킹 몇 가지 정도는 할 줄 알아야 잦은 파티에 매번 사다 놓은 케이크를 올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역시 일반 다른 서양식과 마찬가지로 케이크 등의 디저트로 파티를 마무리 하기 때문입니다. .. 2013. 12. 26.
그리스인 남편 덕에 엄청 특이해진 어느 크리스마스 휴가 몇 년 전 크리스마스 때 오스트리아 고모님 댁으로 휴가를 갔을 때, 저는 나름 기대했던 일들이 있습니다. 비엔나 벨베데레 갤러리에 걸린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를 보러 가고 싶었습니다. 클림트의 다른 대표작들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 작품만은 직접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엔나 벨베데레 겔러리에서 클림트의 키스를 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니면 모차르트의 흔적을 따라가거나, 학생들이 하는 연주회라도 좋으니 음악의 도시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의 연주회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스에도 전국적으로 클래식 연주회나 특별 작가 초대전이 큰 겔러리에서 열릴 때가 많지만, 그리스는 역사적 특성상 고대 유물에 관한 전시회나 다양한 극장 연극을 볼 기회가 훨씬 더 많기에, 이왕 음악과 예술의 도시 비엔.. 2013. 12. 24.
그리스인들이 연말을 보내는 좀 부담되는 문화 그리스인들은 기본적으로 연말 연시를 가족들과 함께 보냅니다. 그렇기에 많은 가족 파티, 친척 파티가 여기 저기서 열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명절 때 고향집으로 가든 부모가 자식의 집으로 오든 어떻게든 모이는 것처럼, 그리스에서는 가족과 함께 연말 연시 연휴를 보내기 위해 사는 지역을 떠나 가족이 있는 고향이나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록 유럽 OECD 국가 중 가장 긴 업무 시간을 자랑하는 그리스이지만, 일반 회사와 학교가 연말 연시 휴가를 최소 7일에서 10일 이상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요. (점포 사업이나, 연말 연시에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업종은 예외입니다. 매니저 씨의 가게도 12월 25,26일 1월1,2일, 4일 밖에 쉬지 않습니다.) 북미 지역처럼.. 2013. 12. 23.
기차는 8시에 떠난다는데. 그리스 노래, 기차는 8시에 떠나네(Το τρένο φεύγει στις οκτώ)는 드라마에 삽입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제법 알려진 노래입니다. 그런데 알려진 이 노래의 한국어 가사가 전혀 다르게 번안된 것이 대부분이라, 조금더 그리스어 원래 가사대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세계 2차 대전, 징집된 연인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담은 가사로 당시 독일에 저항하는 의미로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괄호안은 그리스어 발음입니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Το τρένο φεύγει στις οκτώ 곡 : 미키스 쎄오도라끼스 Μίκης Θεοδωράκης / 번역 : 꿋꿋한올리브나무 Το τραίνο φεύγει στις οκτώ ταξίδι για την Κατερίνη (또 뜨레노 페브기 스띠스 옥또 / 딱시디 이야 띤.. 2013. 12. 21.
한국음식 ‘귀걸이’를 요리하라 성화인 그리스인들 지난 일요일엔 남편 매니저 씨의 이름 날과 원래 이틀 뒤인 시어머님 생신을 한번에 저희 집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해마다 이 날은, 파티 성격상 제가 전적으로 요리를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오는 인원이 최소인원만 와도 20명이 훌쩍 넘을 때가 많으니 저는 이번엔 또 무엇을 요리하나,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잦은 파티에 매번 같은 음식을 내 놓을 수도 없고, 그리스에서는 명절이나 특별한 국경일이 아닌 생일 파티의 경우 '간단한 샐러드 바'나 뷔페 형태로 차려놓고 각자 알아서 덜어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덜어먹기 간편하면서 이번엔 뭔가 좀 색다른 그런 것이 없나, 크리스마스 파티와 신년맞이 파티와 겹치지 않는 메뉴로 하려면 뭘 할까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간 주로 신년맞이 파티를 할 때(1.. 2013. 12. 19.
그리스 인종차별, 한국의 계급차별과 다를까 얼마 전 한 독자 분께서 이런 질문을 남겨주셨습니다. 우선, 여러 번 글로 썼듯이 그리스는 분명 인종차별이 심하게 존재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유럽은 북미 지역에 비해 인종차별을 하는 것에 대해 크게 법적 제제를 가하지 않기 때문에 더 공공연하게 이런 부분이 드러나는 지역이고, 그 중에서도 그리스는 최근 황금새벽당이라는 신 나치즘을 내세우는 정당의 활약을 봐도 알 수 있듯, 겉으로 드러나는 인종차별이 유독 심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트리플 점프 국가대표 선수였던 그리스인 '불라 빠빠흐리스투'는 경기 직전 아프리카 이민자에 대한 인종차별과 극우정당 지지 발언을 트위터에 올려, 런던 올림픽에서 퇴출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인들의 그리스 이민과 불법체류 그리스 내의 일정 지역엔 유독 동남.. 2013. 12. 18.
그리스인 친구들과 만리포사랑을 부르게 될 줄이야 지난 금요일 그리스인 친구들과 한국어 수업을 했습니다. 시험이 아직 넉 달이나 남았는데도 요즘 친구들이 스트레스를 좀 받는 것 같아서, 어떻게든 재미있게 이해시키려 하다 보니 예정된 수업 시간을 훌쩍 넘길 때가 많습니다. 이날도 원래 두 시간인 수업 시간은 두 시간 사십 분이 넘어서야 겨우 끝이 났는데요. 그리스인인 디미트라와 갈리오삐 그리고 저까지, 우리 셋은 모두 조금 지친 상태였습니다. 디미트라는 연말이라 일이 몹시 바빴고, 저는 사무실 일로 이번 주만 세무서 직원과 똑 같은 내용으로 세 번이나 논쟁을 했을 만큼 복잡한 세금 관련 문제를 마무리 짓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수업을 할 때마다 늘 맛있는 케잌과 커피를 준비해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요.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나서, 제가 크리스마스 때 한국.. 2013. 12. 16.
그리스가 가난해서 봉지 쌀을 먹는 게 아니에요. 몇 년 전 한참 그리스가 경제위기로 국가신용등급이 바닥을 치면서 그리스 관련 국제뉴스는 온통 이에 관한 기사들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그리스에 여행 왔던 지인들 중에 제게 이런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니, 슈퍼에 쌀이 왜 이렇게 밖에 안 팔까? 여기 사람들이 쌀을 잘 안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그리스 경제가 어려워졌다더니, 다들 쌀을 많이 씩 사 먹을 여유가 없는 걸까?" 그 지인이 이렇게 물어 본 것은 함께 슈퍼마켓을 방문한 때였습니다. 바로 쌀 코너를 들여다 봤기 때문이었는데요. 다양한 종류의 쌀이 있었지만, 도무지 2kg 이상 포장단위의 쌀은 찾아 볼 수도 없고, 그나마 가장 흔한 단위가 1kg, 500g 단위였기 때문입니다. 지인은 두리번거리며, "이렇게 봉지 쌀 밖에 없으.. 2013. 12. 14.
한국 세탁기에 드디어 반한 그리스인 시어머니 제가 처음 그리스로 이민을 오니, 시어머님은 15년이 된 월풀 세탁기를 쓰고 계셨습니다. 새로지은 뒷집으로 이사를 나가시며 소형 세탁기를 구입하긴 하셨지만, 제가 새 세탁기를 사고 싶다고 말을 해도 굳이 어머님이 쓰던 것이 그냥 쓸만하다고 저에게 바꾸지 말고 계속 쓰길 바라셨고, 그렇게 세제 투입구가 다 부서지고 온도와 압력을 수동으로 맞추어야 하는 세탁기와의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세탁기는 이곳 생활이 해를 거듭할수록 말썽을 부릴 때가 많았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견디기 어려웠겠지요. 세탁을 다 하고 나도 물이 흥건히 고여 있는 경우, 갑자기 작동을 안 하는 경우, 세제 투입구가 막히는 경우, 물이 줄줄 세서 세탁실이 엉망이 되는 경우 등 수십 가지 작동 오류를 거듭하며 이제 그만 일을 하고 싶다는 .. 2013.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