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문화140 한국음식에 이것 들어갔다고 놀란 그리스인들 "너, 음식에 뭘 넣은 거니?" 그리스 이민 후 첫 여름을 맞았을 때 그리스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한국 여름음식을 몇 가지 만들었었는데, 저의 상차림을 보신 시부모님께서 깜짝 놀라시며 하신 말씀이셨습니다. "아...한국에서는 여름음식에는 이걸 넣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음식에 이걸 넣는 것을 처음 보셨어요? 그리스에서는 음식에는 전혀 넣지 않나요??" 저는 되물을 수 밖에 없었고, 시부모님께서는 "그래. 그리스에서는 아무리 여름이라고 그런 걸 음식에 넣진 않거든. 신기하네. 참."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 이후 두분 뿐만 아니라 다른 그리스인들도 제가 한국 여름음식을 만들 때 이것을 집어 넣는 것을 보며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곤 했습니다. 그 이후 사람들이 너무 놀라니까 저는 어느 순간부터는 이.. 2014. 6. 21. 우리는 그리스 소녀의 귀도Guido가 되기로 했어요. "왜 엄마는 4일이나 집에 돌아 오지 않아?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잖아!" 계속 이런 질문을 했던 그리스 소녀 흐리스파Χρίσπα는 엄마의 장례식이 있던 날, 할아버지와 함께 집에 남아 있었습니다. 관 뚜껑을 연 채 진행하는 그리스 장례식엔 좀처럼 어린이가 참석하는 경우는 잘 없기 때문인데다가, 아직 만 여덟 살인 이 아이가 어떻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 지 모든 사람은 걱정을 했었고 결국 아이에게 엄마가 떠났다는 사실을 아직은 알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엄마의 장례식이 있던 날부터 아이는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물었을 때 듣게 될 답이 두려워서 묻지 못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말 해주지 않았지만 느끼고 있는지도요. 장례식이 있던 월요일 저녁 5시는 늦은 .. 2014. 6. 19. 내 그리스인 친구와 나 사이에 남은 시간 제겐 10명 정도의 친한 마리아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첫 번째로 친구가 되었던 마리아는 동수 씨 친구 스테르고스의 형수로 그리스에 이민 오기 몇 년 전부터 알던 사이입니다. 170cm가 넘는 큰 키에 마른 체구, 검고 긴 곱슬머리에 갸름한 얼굴... 첫 눈에도 그녀는 몹시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스테르고스의 형 베리안드로스는 그녀가 모델 생활을 하던 20대 때 아테네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첫눈에 반해 그녀를 몇 년간 쫓아다녔고, 오랜 구애 끝에 결국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그녀가 질기게 쫓아다녔던 그를 오랜 시간 거절했던 이유는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이전의 삶 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아주 어릴 때 그녀의 부모님은 몇 되지도 않는 자녀들을 다 키우기가 힘들다며 무작정 .. 2014. 6. 16. 그리스인들은 휴가를 산토리니로 가지 않는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요즘, 혹시 올 여름 휴가 계획들은 미리 세우고 계신가요? 물론 올 여름 할 일이 잔뜩 쌓여서 이런 질문에 콧방귀를 끼거나 한숨이 나오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올해는 야심 차게 휴가를 준비하는 분들도 있어서인지, 최근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보통 어디로 휴가를 가나요? 나라 전체가 남들이 휴가 오는 휴가지인데 어디로들 갈지 참 궁금해요. 혹시 산토리니 같은 곳으로 가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저는 이 질문을 읽고 웃음이 터졌는데요. 그 질문을 하신 분이 정말 공감이 되어서입니다. 저도 예전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요. 제가 그리스에 와 보기 전에, 막연히 별장을 짓고 살고 싶어했던 장소는 미코노스였습니다. 파랗고 하얀 집들과 CF.. 2014. 6. 11. 그리스에서 공무원을 상대하려면 목소리가 커야 한다. 그리스에 살면 공무원들 때문에 열 받을 일이 많다는 것은 이미 여러 글에서 밝힌 바가 있습니다. 어느 나라나 공무원 문제는 갖고 있지만 그리스는 특히 이 부분이 심각한 문제여서, 이들을 대하고 있자면, 상대적으로 한국 공무원들이 얼마나 친절했고 얼마나 일을 잘 했는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들곤 합니다. 지난 주에도 저는 세무서 직원에게 목소리를 높여 따질 일이 있었는데, 이런 행동은 평소 따지거나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제 성격과 맞지 않는 일이지만 그리스 관공서에서는 일부러라도 이렇게 따지지 않으면 업무가 진행이 안 될 때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그리스의 모든 공무원이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이들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재교육 부족, 새 인원 충원 부족으로 고일.. 2014. 6. 10. 여러분의 이웃 그리스 올리브나무 씨 단신(短信)들 한 독자님께서 얼마전, 제 블로그에 계속 들어오시다 보니 제가 독자님 댁의 이웃 어딘가에 사는 사람처럼 친근한 느낌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도 1년 넘게 댓글로 자주 뵈 온 독자님들께는 비슷한 기분을 갖습니다.) 실은 요즘 시아버님이 허리가 좋지 않으셨던 관계로 제가 평소 보다 하루 몇 시간 씩 추가 근무를 했었는데, 여름이라 일이 바빠지며 이 추가 근무 시간이 거의 고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되면서, 저는 지난 주 이번 주가 도대체 어찌 지났는지 밥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때문에 독자님들의 댓글에 변변한 답글도 못 쓰고, 이웃 블로거님들께도 자주 방문하지 못하고 토요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담 주엔 댓글에 대한 답글도 좀 쓰고 이웃 블로거님들께도 방문해서 안부를 전하도록.. 2014. 6. 8. 그리스에서 나나 무스꾸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 아마, 나나 무스꾸리 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본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이 세계적인 그리스 가수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텐데요. 사실 1934년생인 그녀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스 내에서도 이젠 그리 흔치 않을 듯 합니다. 나나 무스꾸리의 노래 중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Over and Over 와 다른 곡들입니다. 이 곡은 밀리세 무(Μίλησε μου 내게 말했어요.) 라는 곡으로,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곡입니다. *간혹 그리스인들 중엔 그녀의 지나친 대외 활동과 발언으로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른 글에서 소개한 대로, 그리스에서는 아크로폴리스나 고대 원형경기장에서 연극 등의 공연을 열 때가 많습니다.. 2014. 6. 5. “마리아나, 인종차별보다 더 큰 것을 봤으면 좋겠어.” 딸아이는 울먹울먹 울며 제 옆에 와서 앉았습니다. "무슨 일이야?" "엄마, 저기 어떤 애가 중국 애라고 눈 찢어지는 흉내 내며 놀렸어...내가 중국 애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일본 애냐? 그러면서 또 눈 찢어지는 흉내 냈어..." "어이쿠..우리 딸이 속상했겠네. 이리 와. 엄마가 안아줄게." 저는 아이를 안고 한참을 등을 쓸어주며 말 해주었습니다. "그 애는 동양인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거야. 중국 무술영화에서 본 게 다인지도 몰라. 그리고 여기 엄마들 중엔 아이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안 가르치는 엄마들도 있다는 거 알지? 신경 쓰지 말도록 노력하자. 어차피 남 놀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아인 벌써 나쁜 행동을 했는걸. 넌 걔보다 더 나은 애잖아. 응?" "그래도 이런 데에 오면 꼭 이런 일이.. 2014. 6. 3. 복권 사랑 그리스에, 이런 복권이 다 있다니요!! 제가 그리스에 처음 여행 오기 한 참 전에 그리스가 궁금해 관련 책을 사다 보던 때에도, '그리스인들은 복권을 참 좋아한다.' 라는 정보가 있었을 정도이니, 그리스인들이 복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한데요. 다만 그리스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복권을 구매하는 데에는 그저 "로또 맞고 싶다." 라는 심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리스에 이렇게 복권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었다 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스인들은 복권을 사는 것을 그저 인생의 하나의 소소한 재미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물론 당첨되면 더할 수 없이 기쁘겠지만, 당첨 여부와 상관 없이 그저 재미로 사고 또 그걸 이야기 소재 삼아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그리스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복권이 존재.. 2014. 5. 20. 그리스 사위에게 큰 오해 받은 한국 장모님 친구 동수 씨는 한국에 살면서 친구나 지인들 집에서나 식당에서 수 많은 김치를 먹어보았지만, 언제나 저희 엄마 김치가 제일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들곤 했습니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인 엄마 김치가 맛있다는 얘기는 학교 다닐 때 도시락을 나누어 먹던 친구들에게도 가끔 듣던 말이라서, 주변 한국인 지인이 그렇게 말을 했다면 의심 없이 "고맙습니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수씨는 어디 가도 절대 굶을 사람은 아니다 생각될 만큼 워낙 필요할 때에는 얼굴 두껍게 남을 추켜세우며 비위 맞추기도 잘 하는 성격이라, 처음엔 솔직히 '외국인이 김치 맛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저렇게 자신만만할까?' 생각하며, 그 말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동수 씨의 그런 말이 공치사가 아님이 밝혀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엄마는.. 2014. 5. 15. 참 적응 안 되는 그리스인들의 헤어진 연인을 대하는 태도 그리스인과 결혼해 그리스에 살면서, 처음에 낯설고 좀 문화 충격을 주었던 그리스인들의 연애 방식이나 결혼생활들에 대해 그런대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직도 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게되는 그리스인들의 남녀 관계의 문화가 있는데, 바로 '그리스인들의 헤어진 연인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전체적인 국민 성향이라는 것이 있고, (한국인은 국제적으로 봤을 때 영리한 편이다.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성격이 급한 편이다 등등) 그 안에서 개인의 성향이 제 각각 다를 수 밖에 없듯이, 그리스인들 역시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행동할 수 있지만, 제가 지금 설명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소심하거나 지나치게 낯을 가리는 내성적인 사람이 아닌 일반적인 그리스인들의 태도를 말씀드리는.. 2014. 5. 3. 그리스인들이 요거트와 곁들여 먹는 신기한 것들 그리스는 알려진 대로 맛있는 요거트(Γιαούρτη이야우르티)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본래 요거트는 그리스를 비롯하여 발칸지역과 동부 지중해지역, 중동지역에서 가장 먼저 제조되어 먹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후 이 지역 사람들의 장수비결로 꼽히는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그리스 슈퍼마켓에 갔을 때 느낀 것은, 그리스에는 정말 많은 요거트 종류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맛은 정말 진하고 맛있어서, 이래서 그릭 요거트, 그릭 요거트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그리스 마켓 베로풀로스 Βερόπουλος의 요거트 진열칸입니다. 그리스에서도 과일이나 시리얼, 초콜릿 류가 첨가된 요거트들이 있지만, 단맛이 전혀 없는 플레인 요거트를 주로 먹는 그리스인들을 위해, 슈.. 2014. 4. 29. 이전 1 2 3 4 5 6 7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