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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92

몇 년 만에 한국에서 심야영화 보려다 낭패를 겪었어요! 지난 칠월 한국에 들어갔을 때 일입니다. 이민 후 첫 한국행이었고 가족은 물론, 한국사람들 속에 섞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설렜던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 후 며칠이 지난 날 밤, 하루 내내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여섯 시간이 늦은 그리스와의 시차 때문에 잠이 통 오질 않았습니다. 부모님과 딸아이는 모두 잠이 든 열한 시 삼십 분쯤이었습니다. 저는 인터넷을 잠시 뒤져 정보를 찾은 후, 결심했습니다. "그래! 심야영화를 보는 거야! 그리스에서는 더 이상 영화관 가고 싶지 않다고! 한국에 있는 동안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몰라!" 자고 있는 식구들이 깰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집을 빠져 나온 저는, 비가 추적추적 오는 강변북로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특별히 음향시설.. 2013. 8. 23.
해외생활 몇 년간 한국TV로만 접한 한국어의 엄청난 부작용 제가 한국인이 전혀 없는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은, 이제 저의 블로그에 자주 들르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 같습니다. 그러길 몇 년, 한국어를 들을 기회라고는 한국 드라마나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뿐이고, 한국어를 사용할 기회는 딸아이와 일상대화 몇 마디를 하거나 간혹 한국의 가족이나 지인들과 통화할 일이 있을 때나 한국어를 가르칠 때뿐이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적은 양의 한국어 사용인지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게 된 것은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였는데요. 입이 굳어 버린 초반 며칠은 정말 내가 국어책을 읽는 것인가 싶을 만큼 어색한 한국어를 구사한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관련글 : 2013/07/13 - [세계속의 한국] - 한국 A/S센터 직원과 해외 이민자인 나의 좀 이상.. 2013. 8. 8.
몇 년 만에 처음 본 한국의 신종 직업, 고령화 시대를 반영?! 동대문 근처를 운전해 지나가며 몇 년 사이 많이 바뀐 동대문 근처의 건물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유명종합병원은 디자인 센터가 되어 있었고, 동대문 운동장은 멋진 조형물의 동대문역사공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더 많은 쇼핑몰이 들어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공사를 하며 지어지고 있는 건물들도 많았습니다. 몇 년 사이에 동대문 근처에 이렇게나 많은 변화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신호대기에 설 때 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요. 특별히 동대문 근처의 변화에 대해 민감한 이유는, 제 아버지께서 동대문 종합상가에서 IMF 전까지 이십 여 년 넘게 사업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다니며 방학 때마다 일손을 도왔던 곳이고, 더 어릴 땐 아버지 손에 이끌려 근처 치과를 다녔던 곳이기도 하며, 더.. 2013. 8. 6.
한류팬 그리스인 아줌마에게 최고의 한국 선물 한국을 방문 하는 동안, 저는 그리스인 가족들과 친척, 친구들의 선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 가기 전에 시어머님은 제 부모님께 드리라며 많은 선물을 챙겨 주셨고, 친구와 친척들은 떠나기 전에 만나자고 해서 특별히 잘 다녀오라며 환송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간 그리스에서 보낸 시간이 헛된 게 아니었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 천지였던 타국에서 산 몇 년 사이에, 제가 고국을 방문한다고 저를 챙겨 주는 사람들이 생긴 것입니다. 사실 저는 사뭇 감동하기 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저를 가장 감동 시킨 사람이 있었는데요. 바로 제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디미트라의 어머니인 '이로Ηρώ' 아주머니였습니다. 현대 그리스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고대 그리스에.. 2013.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