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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그리스 문화

그리스 가족들에게 오늘 한 턱 낸, 웃기시는 이유.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1. 17.

그리스 가족들에게 오늘 한 턱 낸, 웃기시는 이유.

 

 

오늘 시아버님과 남편이 함께하는 가게에 들렀습니다.

다른 직원들까지, 모두에게 조각 케잌을 사서 한 턱 쐈습니다.

 

<'사보이다끼' 라는 그리스 케잌체인점에서 샀습니다.> 

 

 

 

이유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신분증(ταυτότητα)이 나왔습니다!!!!

엉엉

영주권 종이(Μπλε βεβαίωση)가 나온지 정확하게 '1년 6개월'만의 일입니다.

영주권이 나오고 대개 한 달만에 나오는 신분증이

그사이 그리스 대통령이 바뀌고 선거가 있고 정부가 바뀌고 경제문제로 많은 제도들이 바뀌면서

저를 1년 6개월을 기다리게 한 것입니다.

 

그 사이 한 달에 한 번씩

이민국을 찾아가야했고,

동생 결혼으로 미국에 다녀와야했을 때는

신분증을 기다리는 중에도 분명히 미국에 다녀올 수 있다고 한 직원이 말해서 티켓을 샀는데 

다시 찾아갔을 때, 모든 직원이 합심한 듯 출국할 수 없다고 우겨댔습니다.

어설픈 지식으로 높은 콧대만으로 일하는 그리스 철밥통 공무원들을 겪어왔던 저는 그들의 무지함을 이해하려 했으나

(이미 아테네 한국대사관에 확인한 바 미국출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좀 심각한 주제이니 그리스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를 나눠도 될까요?"

라는 제 정중한 부탁

 

"아니! 그리스어로만!" 이란 고함만 되돌아왔습니다.

그리스 이민국 두 종류의 장소 중, 그 곳이 단기비자를 받는 곳이 아닌 영주권을 신청하고 신분증을 받는 곳임에는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영어가 안된다니, 이민국인데. 만국공용어로 말하면 안된다는 그 직원의 고함치는 소리에

저는 그만 돌아버렸습니다.

평소에 겉으로 화를 잘 내는 편이 아닌 저는

한번 화가나면 상당히 차갑고 낮은 톤으로 말합니다.

그 직원 전체에게 한 사람 한 사람 조목 조목 따져 물었고,

무지한 그들은 똑같은 대답만 반복했고

저는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최고 책임자를 찾아갔고

그는 "그 부서의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모른다. 당신이 미국에 다녀오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어떻든 미국을 무사히 다녀왔고

다시 기다렸고

그리고 신분증을 오늘 받으러 이민국에 갔을 때

"미국에 다녀왔다."라고 웃으며 얘기했더니

민망해하며 괜한 제 숄에 있는 장식핀을 예쁘다고 칭찬들을 하더군요.

웃기시네

 

어떻든 그리스 이민국에 대한 정보, 절차와 그들을 고발(?) 하는 내용은 다음에 다시 제대로 포스팅 하기로 하고

(제가 이민국 앞에서 쏟았던 눈물만큼, 혹시라도 그리스로 이민오실 분들을 위해 전달할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리스인과 결혼까지한 저를, 그리스가 뱉어내지 않고 신분증을 발급한 것에 대해

자축하고 싶습니다.

축하해

 

* 통쾌한 일 하나.  그 그리스어로만 말하라던 여자 직원이 우연히 저희 가게에 뭘 고치러 왔었는데, 저를 알아보고 선글라스를 벗질 못하더군요. 알고보니 영어를 일.부.러. 안 배웠다는 군요. 공무원들이 명품백만 드는 그리스. 대단하죠?

* 이 신분증여권없이 유럽연합국 어디든 갈 수 있는 통행증입니다. 이 신분증이 있으면, 은행을 갈 때마다 관공서를 갈 때마다 운전을 할 때마다 여권을 지참할 필요가 없습니다.  (영주권 종이서류만으로는 여권을 반드시 지참해야합니다.)

 

오늘 저의 자축글을 읽는 여러분께도 좋은 일 많이 일어날 거에요.

좋은 하루, 좋은 밤, 좋은 날 되세요 부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