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기한 그리스 문화

‘한국인들이 그리스에 대해 이런 것을 알다니’ 놀란 그리스인들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 6. 27.





 

저는 현재 대한민국과 벨기에 축구 경기를 보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스 TV에서 중계를 해주어서 보고 있는 중인데 어쩐지 경기를 보면서 글을 쓰면, 한국 분들과 함께 경기를 보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입니다.

(방금 벨기에 선수가 레드 카드를 받았군요!!! 그리스인 아나운서가 레드 카드 받은 벨기에 선수의 행동을 보더니 "벨기에 선수 뜨렐로스!(미쳤군요!)" 라고 했습니다.^^;;)

 

함께 경기를 보던 마리아나는 관중석에 있는 한국인들이 화면에 비춰지자, "엄마! 한국인들이야! 정말 한국인 오랜만에 본다! 좋아요!!!" 라든가 "엄마! 축구공을 관중들이 잡으면 어떻게 되는 거에요???" 라고 물어서 "응? 야구도 아닌데 축구 공을 관중들이 잡을 확률은 아주 적은데..." 라고 대답해야 했을 만큼, 축구보다 관중석에 더 관심을 갖더니 피곤했던지 어느새 자고 있습니다. (여긴 현재 밤 12시가 다 된 시간입니다.)

 

자 그럼 전반전이 끝나고 광고를 하는 틈을 타서, 오늘의 본론을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한국인이니 그리스인 가족, 지인, 친구들과 어떤 만남에서든 자연스럽게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길 하게 됩니다.

그러다 제가 뜻 하지 않게 그리스인들을 놀라게 할 때가 있는데요.


그리스인들은 바로 '한국인들이 그리스에 대해 이런 것들을 안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는 것입니다.

 

 

1. 한국인들이 그리스 신화를 알다니!

 

제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많은 분들이 "어릴 때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서나 보던 그리스에 대해 알게 되어서 신기해요!"라는 글을 남겨주시곤 하시는데요.

이렇듯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어릴 때 어떤 경로로든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번쯤은 접해볼 기회가 있을 만큼, 그리스 신화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이 여러 버전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인데요.

이런 사실에 대해 그리스인들 중 의외로 놀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신화에 대해 초등학교 3학년에서 1년 동안 역사 시간에 배우기 때문에(현재 동방정교를 국교화 하고 있는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신화가 실제 역사라고 생각해서 가르친다기 보다, 그리스의 문화와 전통, 진짜 고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신화를 배우지 않고는 고대인들의 사고 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자국의 옛 이야기들을 잘 알고 있고, 그리스 신화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자부심도 있지만, 설마 그리스와 그렇게 멀고 교류가 적은 나라에서도 이런 신화를 알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리스 로마 신화는 워낙 유명하니 한국 아이들은 필독서처럼 읽기도 하는데." 라고 말하면, "정말?" 이라며 깜짝 놀라곤 하는 것입니다.

  


제가 자주 가는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그리스 신화에 관한 어린이 책들입니다.



그래서 어떤 그리스인들은, 제가 그리스 신화를 어릴 때 그림 책으로 보면서 '메두사' 그림이 너무 무서워서 그 부분만 막 빨리 넘기며 봤었다는 이야길 하면, 정말 신기하다는 얼굴로 저를 쳐다보곤 합니다.

 

 

 

 

2. 한국인들이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알다니!

 

한국에서도 그리스인 조르바로 유명한 작가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당연히 그리스인이라면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도 아는 유명한 작가입니다.

이렇게 그리스의 유명한 작가를 영어권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는 것입니다.

그리스어로 된 니코스 카잔차키스 책들입니다.


관광객들도 서점에 들러 책을 구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어로 된 니코스 카잔차키스 책들도 따로 진열되어 있습니다.

가장 오른쪽에 영어로 된 그리스인 조르바가 있네요.  



얼마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서 전 세계 사람들이 그의 책을 보았는지, 그리스인들은 도리어 짐작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 셀러가 된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만약 그리스어로 번역 되어서 그리스인들 대다수가 신경숙 작가를 안다고 한다면 한국인이 놀랄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겠네요!!)

얼마 전에도 한국어 제자인 갈리오삐가 제게 이에 대해 물었었는데요.

"선생님! 혹시 한국인들이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아나요?" 라고 말이지요.

저는 "한국에서도 그리스인 조르바가 유명한 책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요." 라고 대답했고, 한국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갈리오삐 조차도 제 대답에 깜짝 놀라며 "정말이요?? 우와!!" 라고 반응했습니다.

 

 

 

3. 한국인들도 그리스어 알파벳을 수학기호로 사용해서 잘 알고 있다니!

* α알파, β베타(v비따), γ감마, π파이(피와 삐의 중간 정도 발음입니다.), Σ씨그마 등을 수학기호로 사용해서 잘 알고 있다니! (괄호 안은 그리스에서 사용하는 실제 그리스 알파벳 발음입니다.)

 


물론 그리스인들도 전세계 어디든 수학기호로 그리스 알파벳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배워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영어권이 아닌 리스와 먼 나라들에서는 자국어로 수학기호를 사용할 것만 같은 막연하고 신비로운 환상 같은 게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똑같이 사용하는데? 라고 제가 말을 하면 그리스인들 중 "정말이야? 한국에서도? 와! 그렇구나! 신기하다!" 라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도리어 제가 놀라곤 했는데요.


저도 이 학생 심정이 이해가 됩니당

졸려4





입장을 바꾸어 상상해보면, 만약 우리나라에서 수학기호가 <ㄱ+ㄴ=ㄷ> 이라고 사용되고 있는데, 알고 보니 미국뿐만 아니라 그리스에서도 이렇게 사용한다는 사실을 한국인이 알게 된다면 드는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리스에서는 나누기: 표시로 사용하고, (10나누기 2는 510:2=5 이런 식으로 표기합니다.) 분수를 위에 있는 숫자부터 읽는 등 (1/4이면 '사분의 일'이라고 읽는게 아니라 '일 사분의' 라고1부터 읽습니다.) 수학에서 한국과 다르게 사용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떻든 이렇게 몇 가지 그리스에 대한 나름 세세한 정보를 한국인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감탄한 그리스인들은, 그 후 "역시 우리 그리스가 자랑스럽다." 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와! 한국인들은 지식이 많은 사람들인가 보네!"라고 반응하는 경우도 많아서 도리어 제 어깨가 으쓱해지곤 하네요!

 


다음 글에서는 반대로 '의외로 그리스인들이 먼 나라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로 할게요.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관련글

2014/01/29 -  내가 미춰~! 피타고라스 씨가 한국에 왔다면?!

2013/08/29 -  '한국사 수능 필수 채택'에 들여다본 그리스의 국사 교육

2013/04/15 -  그리스인들이 가장 질색하는 한국의 놀이

2014/05/07 -  그리스 슈퍼에서 뜬금없이 “한국을..”고백을 받다.

2014/04/17 -  이 영화 본 그리스인 남편 분통 터져 고래고래!

2014/03/16 -  고대불가사의 그리스 로도스거상, 도대체 왜?어디로?!

2014/01/06 -  헤라클레스가 지나갔다는 장소에 가보니



축구가 끝이 났네요. 결과가 어떠하든 정말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러준 한국 선수들이 저는 엄청나게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그리스 TV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한국인의 얼굴과 한국 축구선수들 얼굴을 보니까 마치 제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이 와락 반갑기만 합니다!

* 요즘 그리스는 2013 회계연도 소득 신고 및 세무 정산 기간이라서, 정말 눈이 팽팽 돌아가게 숫자와 서류를 쳐다보며 계산 하느라 정신이 없네요.ㅠㅠ

물론 저희도 전문 회계사무소에 매달 기장을 맡기지만 이런 기간에는 그 외에도 처리해야 할 서류가 많네요. 그냥 오늘 너무 바빠서 밥도 한끼 밖에 못 먹었다고, 여러분께 불쌍한 척 하는 올리브나무 씨였습니다.^^;;

* 방명록엔 꼬박꼬박 답을 하고 있으니, 안부를 전하고 싶은 분들은 글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