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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205

아무때나 남의 집에서 자고 가는 불편한 그리스 문화 저희 집 정원에 모인 고모님들입니다. 오른쪽이 제가 좋아하는 오스트리아 고모님입니다. 며칠 전, 오스트리아에 사는 매니저 씨의 사촌 마사가 그리스에 남자친구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들은 서로 장거리 연애 중이지요. 그런데 보통 그리스에 도착한 날에는 저희 집에 들르지 않는 마사가 어쩐 일인지 밤 늦게 저희 집에 찾아왔습니다. 사실 그날은 마사가 집에 들르지 않겠구나 싶어서 딸아이 친구 알리끼 엄마 마리아와 퇴근한 매니저 씨까지 함께 밖에서 차를 마시고 한국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다가 늦게 집에 들어왔습니다. 집 앞에 주차를 하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정원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 담 사이로 들여다보니 어랏? 마사와 남자친구 스테르고스가 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희와 한 마당의 뒷집에 사시는 시부모님은.. 2013. 8. 12.
해외생활 몇 년간 한국TV로만 접한 한국어의 엄청난 부작용 제가 한국인이 전혀 없는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은, 이제 저의 블로그에 자주 들르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 같습니다. 그러길 몇 년, 한국어를 들을 기회라고는 한국 드라마나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뿐이고, 한국어를 사용할 기회는 딸아이와 일상대화 몇 마디를 하거나 간혹 한국의 가족이나 지인들과 통화할 일이 있을 때나 한국어를 가르칠 때뿐이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적은 양의 한국어 사용인지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게 된 것은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였는데요. 입이 굳어 버린 초반 며칠은 정말 내가 국어책을 읽는 것인가 싶을 만큼 어색한 한국어를 구사한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관련글 : 2013/07/13 - [세계속의 한국] - 한국 A/S센터 직원과 해외 이민자인 나의 좀 이상.. 2013. 8. 8.
몇 년 만에 처음 본 한국의 신종 직업, 고령화 시대를 반영?! 동대문 근처를 운전해 지나가며 몇 년 사이 많이 바뀐 동대문 근처의 건물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유명종합병원은 디자인 센터가 되어 있었고, 동대문 운동장은 멋진 조형물의 동대문역사공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더 많은 쇼핑몰이 들어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공사를 하며 지어지고 있는 건물들도 많았습니다. 몇 년 사이에 동대문 근처에 이렇게나 많은 변화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신호대기에 설 때 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요. 특별히 동대문 근처의 변화에 대해 민감한 이유는, 제 아버지께서 동대문 종합상가에서 IMF 전까지 이십 여 년 넘게 사업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다니며 방학 때마다 일손을 도왔던 곳이고, 더 어릴 땐 아버지 손에 이끌려 근처 치과를 다녔던 곳이기도 하며, 더.. 2013. 8. 6.
한국의 방송국에서 한류스타 사진에 당한 굴욕 한국에 온 첫째 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딸아이와 저는 비 속을 뚫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고갱 전시회를 갔었습니다. 저희가 한국에 왔을 때 마침 고갱 전시회를 하다니 참 좋은 기회구나 싶었습니다. 한참을 심취해서 고갱전을 보고 나니, 그 전날 부터 "우동 먹고 싶어~우동~" 노래를 부르던 딸아이에게 우동을 사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시청 역 근처인 서울 중심에는 워낙 차를 편하게 주차할 만한 식당이 흔하지 않고, 특히 딸아이가 말하는 일본식 돈가스집에서 파는 우동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미술관 근처에서 딱히 기억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아는 곳으로 가자 싶어, 제가 아는 주차 가능한 일본식 돈가스와 우동을 파는 가게를 찾아 여의도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딸아이는 그리스에서 먹.. 2013.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