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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블로그8

오스트리아인 며느리도 결국 울려버린 그리스 시어머니 어제 저녁 저희 집엔 서른 명이 모인 바비큐 파티가 있었습니다. 오늘이 바로 명절과 같은 대단한 국경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한 국경일에 대해서는 다시 자세히 쓰도록 할게요.) 사람들이 돌아가고 집을 치우고 나니 시간은 새벽 세 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참 언제 봐도 모여서 이야기하고 먹고 하는데 누가 오래 버티나 대회가 있다면 매달 감인 그리스인들입니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오스트리아 고모님께서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저희 집에 그냥 주무시게 되었습니다. 필요한 게 더 없으시냐고 딸아이 방에 들어가 물어보는 저에게, 고모님은 딸인 마사의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마사가 집에 가면서 울었어!" "어머! 왜요?" "술라가 스테르고스에게 커피를 만들어 줬나 봐." 아...안 봐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2013. 8. 15.
그리스인 남편이 멋진 배에서 내 팔에 남긴 반전 낙서 한국에서 막 그리스로 돌아왔을 때, 매니저 씨는 상당히 감격하여 공항에서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뭘 그렇게 감격까지 하고 저럴까?' 싶었고, 스물 여섯 시간이 걸린 여행으로 저는 빨리 씻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얼른 샤워를 하고 대충 짐을 풀고 부엌에서 물을 마시려다가 저는 완전 빵 터지고 말았는데요. 매니저 씨가 설거지를 해 놓은 모양새가 너무 웃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형태로 설거지한 그릇이 쌓여 있었는데, 그 나마 지저분하게 설거지 한 것도 있어서, 왜 저를 그렇게나 감격해서 맞이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매니저 씨의 집안일 해주는 아내가 돌아온 감격은 며칠 동안은 유지되었는데, 툭하면 일하다가도 전화해서 반갑게 안부를 묻곤 해서 '이 인간이 웬일이래?'라는 .. 2013. 8. 14.
아무때나 남의 집에서 자고 가는 불편한 그리스 문화 저희 집 정원에 모인 고모님들입니다. 오른쪽이 제가 좋아하는 오스트리아 고모님입니다. 며칠 전, 오스트리아에 사는 매니저 씨의 사촌 마사가 그리스에 남자친구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들은 서로 장거리 연애 중이지요. 그런데 보통 그리스에 도착한 날에는 저희 집에 들르지 않는 마사가 어쩐 일인지 밤 늦게 저희 집에 찾아왔습니다. 사실 그날은 마사가 집에 들르지 않겠구나 싶어서 딸아이 친구 알리끼 엄마 마리아와 퇴근한 매니저 씨까지 함께 밖에서 차를 마시고 한국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다가 늦게 집에 들어왔습니다. 집 앞에 주차를 하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정원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 담 사이로 들여다보니 어랏? 마사와 남자친구 스테르고스가 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희와 한 마당의 뒷집에 사시는 시부모님은.. 2013. 8. 12.
그리스인 남편의 한국영화 '26년'에 대한 뜻밖의 반응 매니저 씨가 이 영화에 그렇게 놀랄 줄 몰랐습니다. 평소 영어자막이 올라오는 한국영화는 웬만하면 구해서 보는 매니저 씨라 그 동안 참 많은 한국영화를 봐 왔습니다. 가장 좋았던 한국영화는 유머와 규모가 있는 해운대였다고 말하는 매니저 씨는, 외국인들에게 영어자막과 함께 알려질 만큼 유명한 한국영화들이 좀 끔찍한 소재가 많지만, 추격자(김윤석, 하정우 주연. 연쇄살인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나 바람의파이터(양동근 주연. 최배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좋았다고 꼽을 만큼 제가 권하지 않아도 혼자 열심히 찾아 가며 그 동안 다양한 한국영화를 접해 왔습니다. 특별히 영화 '26년'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라, 저는 멀리 해외에서 이 영화가 제작비 부족으로 제작 이 지연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2013.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