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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42

뜻밖에도 새우과자를 이것과 먹는 내 그리스 친구 가끔 친구 미리아의 집에 초대를 받으면, 빈손으로 가게 되진 않습니다. 마리아는 언제나 딸아이를 위해 여러가지 과일을 잘라 주고, 저에게 줄 맛있는 커피를 제가 도착하는 시간에 딱 맞춰 내려 놓기 때문입니다. 예쁘게 준비된 유기농 초코쿠기도 그녀의 집에서 대접받는 고마운 것 중 하나입니다. 그녀는 단 것을 좋아하지만 살찔까 봐 극도로 조심하는 편인데 단 것 중 작은 도너츠만큼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지 그럭저럭 편하게 먹는 편이라, 저는 주로 미니 도너츠를 한 상자 사서 놀러 가곤 하는데요. 그런데 하루는 그 친구의 집에 가기 전에 도저히 도너츠 가게에 들를 짬이 나질 않는 것입니다. 들렀다 가면 약속 시간이 늦을 것 같았기에, 어쩔 수 없이 저는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보내주셨던 새우과자 한 봉지와 참깨 .. 2014. 3. 21.
그리스 여름 이렇게 빨리 오는 건 반칙이잖아요? "어머! 마트에 반팔이 벌써 나온 거야? 어제 마트에 갔더니 반팔과 조리샌들 사요나라가 벌써 진열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그리스는 원래 다른나라보다는 봄이 짧고 여름이 좀 빨리 오긴 하지만, 평소 4월 중순의 날씨가 올해는 3주 이상 당겨져 현재 나타나고 있어 정말 당황스러운데요. 게다가 이른 아침 출근길엔 겨울 파카를 벗을 수가 없고, 낮엔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있는 아주 이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과 2주 전에 폭우가 오던 사진인데요. 흙탕물이 흘러내려 물웅덩이를 만들어, 걷다가 신발과 바지가 다 젖을 만큼 비가 많이 왔었습니다. 그런데? 한 낮에 해가 뜨거워, 운전을 하며 창문을 열었는데 신호대기 틈을 타 밖을 보니, 역시나...민소매로 조깅을 하는 사람이 보이네요! .. 2014. 3. 20.
아테네 공항 직원에게 큰 오해 받았던 우리 엄마 엄마는 늘 지나치게 절약하는 분이셨습니다. 한국 전쟁을 어린 시절에 겪은 그 세대의 많은 부모님들이 그러하듯 중학교부터는 스스로 돈을 벌지 않으면 다닐 수 없어, 일하며 공부하며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서울에 처음 신접살림을 차렸을 때 얼마나 단칸 방이 작았고, 얼마나 세간이 없었는지, 그래서 자식들을 키우려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노력해야 했는지 그런 얘기들은 저절로 외워질 만큼 수 없이 듣고 자랐습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깎고 또 깎고, 심지어 아픈 제 손을 잡고 약국에 약을 지으러 갔었는데 그 약값을 깎으려고 했던 엄마가, 어린 마음에 참 너무 한 것 아닌가 이상해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아직도 제게 선명하게 기억나는 하나의 장면이 있습니다. 저희 세 딸이 부모님과 한 방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 2014. 3. 7.
그리스의 지친 퇴근 길, 날 설레게 한 사람 지난 목요일 하루 일과가 끝나고, 요즘 방과 후 학교 합창단을 시작한 딸아이를 늦게 학교에서 찾아 퇴근을 하는 길이었습니다. 해가 길어져 아직 날이 저물지 않은 시간이었고 평소처럼 복잡한 시내 길을 피해 외곽 길로 돌아 집으로 오고 있었지요. 운전을 하며 딸아이의 합창단에서 있었던 이야길 들으면서도 마음은 딴 곳에 가 있었습니다. 정리해고를 당했다는 친구 엘레니의 소식을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늘 모임에서 보는 친척 중에도 둘 이나 정리해고 되었다는 소식을 막 접한 터라 마음이 착잡한 게 편치 않았습니다. 그리스의 국가 경제는 확연하게 나아지고 있지만 그 덕에 긴축 재정에 들어간 기업들의 후폭풍이 서민들의 삶 속으로 크게 파고드는구나 싶었고, 비록 제 일이 아니지만 그런 현상들이 반가울 수만은 없.. 2014.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