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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날씨9

이럴 땐 차라리 한국과 교류가 적은 나라에 사는 게, 부모님께 다행이다. 저희 부모님은 어쩌다가 딸 셋을 다 해외로 떠나 보내고 두 분만 한국에 살고 계십니다. 저희가 어릴 때부터 이런 상황을 꿈꾸거나 바랬던 것도 아닌데도 어쩌다 보니 이렇게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두 분은 본의 아니게, 늘 멀리 있는 딸들이나 손녀 손자들이 잘 지내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으신 것입니다. 요즘 그리스는 작년에 비해 확실히 덜 춥지만, 본격적인 겨울 시즌에 접어들어 전국적으로 비가 오는 지역이 많아졌습니다. 11월 23일 일요일, 그리스 전국 주요 도시의 날씨입니다. 오랜만에 비가 오지 않았던 날이었지만, 역시 전국적으로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는데요. 비가 오는 다른 날은 온도가 5~10도 정도 더 떨어지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보시다시피 동쪽 에게해 바.. 2013. 11. 25.
한국이 추운 나라라는 것을 모르는 그리스인들 지난 주말 참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몇몇 다른 유럽 국가에서 온 사람들을 제외하고, 집안 모임, 딸아이 친구 생일 파티, 옆집 요상한 할머니가 돌보는 증손자 돌잔치에서 이틀 동안 만난 지인들은 어림잡아 세어보니 그리스인만 200명 정도 됩니다. (돌잔치 참석자는 500명 정도 되었는데, 그 중 100명은 이웃이나 친구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제가 만났던 200명의 그리스인들이 모두 저와 전화번호를 주고 받을 만큼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파티를 좋아하는 그리스인들이기에, 적어도 일 년에 몇 번은 이런 류의 모임에서 저와 마주쳐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그리스인들을 만나는 날은 한국에 대해 꼭 이런 엉뚱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번엔 다프네라는 친구로부터.. 2013. 11. 4.
한국과는 정말 다른 그리스의 ‘첫 번째 비’의 의미 첫 번째 비가 오기 직전, 우연히 지나가다 찍은 사진인데 꼭 멋진 작품처럼 나왔네요^^ '첫 번째 비' 라는 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는 아홉 살쯤 여름의 어떤 오후가 떠오릅니다. 여름 방학을 앞 둔 여느 한국의 장맛비였는데, 그날 따라 우산을 챙기지 못해 비를 쫄딱 맞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체크 무늬 원피스, 축축한 운동화, 젖은 책가방… 그런데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집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 분쯤 서서 기다리다가 바로 옆 동에 사는 친구 집으로 가 보았습니다. 오 층이었던 친구 집 앞 복도에 서서, 열린 부엌 문틈으로 따뜻해 보이는 불빛 아래 엄마와 친구의 엄마, 친구 그리고 제 동생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십여 분을 그렇게 안쪽을 들여다 보기만 했습니다... 2013. 10. 3.
단풍놀이는 꿈도 못 꾸는 아쉬운 그리스 요 며칠 댓글에 그리스의 가을 날씨, 9월 날씨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리스의 가을에 대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그리스의 여름은 바다수영이 가능한 5월 초부터 10월 초까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겨울 동안 문을 닫았던 호텔들이 문을 여는 4월 중순이 지나면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해서 10월 중순이 되면 더위가 끝이 나는 것이지요. 제가 지내는 곳이 그리스 남부라 좀 더 덥긴 하겠지만, 지중해와 에개해의 기후상 그리스는 북부와 남부 간의 전국 여름 날씨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북부 일부 지역에서만 겨울에 눈이 올 뿐, 중부 지역인 아테네에서도 겨울엔 눈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언젠가 로도스에 출장 오셨던 아테네에 사시는 한국인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테네에서는 .. 2013.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