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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59

친한 사이엔 일을 미루는 속 터지는 그리스인들 20년 가까이 된 저희 집 아래층 화장실은, 제가 영화 숨바꼭질의 손현주가 된 것처럼 아무리 윤이 나게 닦아도 깨끗한 느낌이 덜합니다. 한 평 남짓 아주 작은 화장실이라 고치는데 하루 이틀이면 부수고 새 변기와 세면대 거울 조명 타일을 붙여 넣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이 화장실 공사를 1년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그리스인들이 일 처리가 늦거나 게을러서 이런 결과가 있을 거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리스인들은 성격이 급하고 기본적으로 노동량이 많아 게으르진 않습니다. "난 그리스인이야. 그래서 난 침착할 수 없다고. 우씨..." (그리스어 MALAKA는 영어의 WFT같은 욕입니다.^^ 그리스인의 상징 프라뻬 커피 모양이 함께 있네요.^^) "침착하라고? 그건 불가능 해.. 2013. 10. 2.
추석, 한국의 특별한 과자 생각에 넋 놓은 그리스인 남편 "이야~ 한번만 다시 먹어봤으면 좋겠네. 정말 맛있는데…" 지난 금요일 한국에 추석선물을 보내는 것 때문에 인터넷을 뒤지고 있는데, 사무실에서 나란히 앉아 일을 하던 매니저 씨는 제 컴퓨터 모니터를 멍하게 쳐다보며 이렇게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배를 비롯해 과일 사진을 보고 있던 저는 "응? 한국 배 먹고 싶어?" 라고 물어봤더니, 여전히 멍한 눈길로 허공을 응시한 채 매니저 씨는 "아니. 그거. 입에 넣으면 완전 살살 녹는데, 안에서 고소하게 씹히는 거." 라고 대답했습니다. 아하! 저는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단번에 뭘 말하는 지 알아차렸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매니저 씨는 한국을 떠날 때 이 '입에 넣으면 완전 살살 녹는데 안에서 고소하게 씹히는' 과자를 만드는 기계를 수입해서 그리스에서 장사를 해도 .. 2013. 9. 15.
양 뺨을 하객 수만큼 돌려대야 하는 얼얼한 그리스 결혼식 지난 토요일 참석했던 결혼식 때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그간 수 차례 그리스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저는 습관이 하나 생겼는데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 결혼식은 대략 하객이 몇 명 정도 되나?' 수를 어림짐작 해보는 습관입니다. 이유는 그리스 결혼식에서 하객 수에 따라 식이 끝난 후 신랑 신부와 부모님들이 얼마나 양 뺨을 돌려대야 하는 지 결정 나기 때문인데요. 제 결혼식 때는 그리스로부터 먼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제 쪽 하객이 10명 정도 참석했고, 최대한 간소하게 하길 원했기 때문에 신랑 쪽만 200명이 좀 안 되는 인원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이 끝난 후 저희 한국인 아버지께서는 "아이고, 볼이 얼얼하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도대체 어떤 문화인지 설명을 좀 드리자면요. 이전 그리스 .. 2013. 9. 10.
알려주지 않으면 그녀는 절대 모르는, 나의 사정 꽤 오래 글이 올라 오지 않아 뭔 일이래? 하신 분들 계시지요? 요즘 좀 들쭉날쭉 포스팅을 하긴 했어도, 사흘이나 글을 올리지 않은 적은 거의 없는 일이었으니, 또 댓글에 답글이 이렇게 오래 달리지 않은 것도 거의 없는 일이라, 제 블로그에 꾸준히 오셨던 분들이라면 정말 "뭥미?" 하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하필 세무서 일이 바빴던 수요일 날, 노르웨이에서 온 손님들을 새벽 한 시 넘어까지 치르고... 그 밤부터 몸살 기운이 있더니 어제까지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끙끙 앓았습니다. 특별히 열이 많이 나거나 그런 건 아니었는데, 일어나지도 못할 만큼 온 몸이 아프고 쑤셔서 딸아이 밥을 차려 주고, 또 눕고 밥을 차려 주고 또 눕고를 반복하다 보니 이틀이 지났습니다. 토요일인 오늘(여기 시간으로)은 .. 2013.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