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483 그리스 남편, 라면은 몰라도 센스는 있다는데? 과연... 그리스 요리엔 원래 우리나라 칼국수나 소면, 라면, 냉면처럼 국물 있는 면요리가 없습니다. 파스타 종류는 많지만 다들 소스와 곁들이는 요리들이고, 국물이 있는 수프 종류는 고기와 야채, 쌀을 재료로 해 만드는 요리가 대부분입니다. 동양식 면요리 라고는 그리스의 중국식당에서 볶음 면요리 정도만 경험해보았던 동수 씨는, 그리스에 제가 여행을 올 때마다 "한국 라면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조금만 갖다 줄 수 있을까?"라고 말을 했을 만큼 한국 면요리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살게 되어 다양한 면요리를 경험하면서 어쩜 이렇게들 맛있냐고 극찬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국물 면요리에 대해 경험한 세월이 짧다 보니, 제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동수 씨가 이해하지 못 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 2014. 6. 17. 내 그리스인 친구와 나 사이에 남은 시간 제겐 10명 정도의 친한 마리아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첫 번째로 친구가 되었던 마리아는 동수 씨 친구 스테르고스의 형수로 그리스에 이민 오기 몇 년 전부터 알던 사이입니다. 170cm가 넘는 큰 키에 마른 체구, 검고 긴 곱슬머리에 갸름한 얼굴... 첫 눈에도 그녀는 몹시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스테르고스의 형 베리안드로스는 그녀가 모델 생활을 하던 20대 때 아테네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첫눈에 반해 그녀를 몇 년간 쫓아다녔고, 오랜 구애 끝에 결국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그녀가 질기게 쫓아다녔던 그를 오랜 시간 거절했던 이유는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이전의 삶 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아주 어릴 때 그녀의 부모님은 몇 되지도 않는 자녀들을 다 키우기가 힘들다며 무작정 .. 2014. 6. 16. 오합지졸 마리아나 합창단의 발표회 "엄마! 합창단을 꼭 하고 싶어요! 부탁이에요!" 음악선생님이 작년 연말 학교에 새롭게 부임해 오셨고, 의욕 넘치며 어딘가 예술가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다소스Τασος 선생님은 학교 합창단을 새롭게 만들어야 겠다고 3,4,5,6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급마다 다니시며 목소리 오디션을 보셨습니다. 얼떨결에 오디션을 봤다가 합창단 참가 권유를 받게 된 마리아나는 합창단을 하고 싶다며 저를 졸랐지만, 합창단 연습 시간이 방과 후이고 연습 요일이 영어학원 시간과 조금 겹쳐서 저는 좀 회의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리아나. 네가 합창단을 하면 내가 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얼마나 바빠지는지 알아? 알잖아. 여긴 법이 그래서 네가 어딜 가나 엄마가 함께 다녀야 한다는 거. 게다가 합창단을 하게 되면 영어.. 2014. 6. 13. 그리스인들은 휴가를 산토리니로 가지 않는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요즘, 혹시 올 여름 휴가 계획들은 미리 세우고 계신가요? 물론 올 여름 할 일이 잔뜩 쌓여서 이런 질문에 콧방귀를 끼거나 한숨이 나오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올해는 야심 차게 휴가를 준비하는 분들도 있어서인지, 최근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보통 어디로 휴가를 가나요? 나라 전체가 남들이 휴가 오는 휴가지인데 어디로들 갈지 참 궁금해요. 혹시 산토리니 같은 곳으로 가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저는 이 질문을 읽고 웃음이 터졌는데요. 그 질문을 하신 분이 정말 공감이 되어서입니다. 저도 예전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요. 제가 그리스에 와 보기 전에, 막연히 별장을 짓고 살고 싶어했던 장소는 미코노스였습니다. 파랗고 하얀 집들과 CF.. 2014. 6. 11. 그리스에서 공무원을 상대하려면 목소리가 커야 한다. 그리스에 살면 공무원들 때문에 열 받을 일이 많다는 것은 이미 여러 글에서 밝힌 바가 있습니다. 어느 나라나 공무원 문제는 갖고 있지만 그리스는 특히 이 부분이 심각한 문제여서, 이들을 대하고 있자면, 상대적으로 한국 공무원들이 얼마나 친절했고 얼마나 일을 잘 했는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들곤 합니다. 지난 주에도 저는 세무서 직원에게 목소리를 높여 따질 일이 있었는데, 이런 행동은 평소 따지거나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제 성격과 맞지 않는 일이지만 그리스 관공서에서는 일부러라도 이렇게 따지지 않으면 업무가 진행이 안 될 때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그리스의 모든 공무원이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이들에겐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재교육 부족, 새 인원 충원 부족으로 고일.. 2014. 6. 10. 여러분의 이웃 그리스 올리브나무 씨 단신(短信)들 한 독자님께서 얼마전, 제 블로그에 계속 들어오시다 보니 제가 독자님 댁의 이웃 어딘가에 사는 사람처럼 친근한 느낌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도 1년 넘게 댓글로 자주 뵈 온 독자님들께는 비슷한 기분을 갖습니다.) 실은 요즘 시아버님이 허리가 좋지 않으셨던 관계로 제가 평소 보다 하루 몇 시간 씩 추가 근무를 했었는데, 여름이라 일이 바빠지며 이 추가 근무 시간이 거의 고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되면서, 저는 지난 주 이번 주가 도대체 어찌 지났는지 밥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때문에 독자님들의 댓글에 변변한 답글도 못 쓰고, 이웃 블로거님들께도 자주 방문하지 못하고 토요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담 주엔 댓글에 대한 답글도 좀 쓰고 이웃 블로거님들께도 방문해서 안부를 전하도록.. 2014. 6. 8. 그리스에서 드디어 알바니아인 조이 엄마와 친구가 되다. 그 동안 조이 엄마와 그렇게 한번 제대로 만나보려고 시도했었지만, 번번히 만남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이 엄마가 나를 피하나?"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여러 글에서 언급했듯이 조이는 성격이 쾌활하고 붙임성이 좋은 아이인데 마리아나와 친하게 지내는 만큼 아이의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기에, 지난 번 그 엄마와 만나보려고 시도했다가 의사 소통에서 오해가 생겨 조이를 제가 떠 맡아서 시험공부까지 시켜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었습니다. 그 이후 마리아나 생일 때 같은 반 여자아이들만 모두 초대했었는데, 대부분 부모가 함께 아이 생일에 참석하는 그리스 어린이 생일 파티 문화대로 이번엔 조이 부모님이나 다른 알바니아인 두 명의 부모님도 참석했으면 싶었지만(조이를 제외한 그 두 아이는 학교에서 그리스어 수업을 따라.. 2014. 6. 6. 그리스에서 나나 무스꾸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 아마, 나나 무스꾸리 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본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이 세계적인 그리스 가수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텐데요. 사실 1934년생인 그녀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스 내에서도 이젠 그리 흔치 않을 듯 합니다. 나나 무스꾸리의 노래 중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Over and Over 와 다른 곡들입니다. 이 곡은 밀리세 무(Μίλησε μου 내게 말했어요.) 라는 곡으로,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곡입니다. *간혹 그리스인들 중엔 그녀의 지나친 대외 활동과 발언으로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른 글에서 소개한 대로, 그리스에서는 아크로폴리스나 고대 원형경기장에서 연극 등의 공연을 열 때가 많습니다.. 2014. 6. 5. “마리아나, 인종차별보다 더 큰 것을 봤으면 좋겠어.” 딸아이는 울먹울먹 울며 제 옆에 와서 앉았습니다. "무슨 일이야?" "엄마, 저기 어떤 애가 중국 애라고 눈 찢어지는 흉내 내며 놀렸어...내가 중국 애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일본 애냐? 그러면서 또 눈 찢어지는 흉내 냈어..." "어이쿠..우리 딸이 속상했겠네. 이리 와. 엄마가 안아줄게." 저는 아이를 안고 한참을 등을 쓸어주며 말 해주었습니다. "그 애는 동양인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거야. 중국 무술영화에서 본 게 다인지도 몰라. 그리고 여기 엄마들 중엔 아이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안 가르치는 엄마들도 있다는 거 알지? 신경 쓰지 말도록 노력하자. 어차피 남 놀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아인 벌써 나쁜 행동을 했는걸. 넌 걔보다 더 나은 애잖아. 응?" "그래도 이런 데에 오면 꼭 이런 일이.. 2014. 6. 3.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말 거는 그리스인 가족들 그리스인 남편 동수 씨는 아테네에서 1박2일 세미나를 잘 마치고 오늘 저녁 돌아왔습니다. 새로 받아온 책 등의 무거운 짐 가방을 한 바탕 푼 후, 저에게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아테네 공항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났어. 그래서 어떻게 했는지 알아?" "또 말 시켰구나!!!" 동수 씨는 관광지역 등에서 혹시 한국인들이 자신들끼리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꼭 한국어로 말을 시켜 상대를 놀라게 한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아니야. 이번엔 그 사람들이 먼저 말을 시켰다고." "응? 뭐라고?" 저는 혹시라도 블로그 독자님들 중에 그리스 여행을 하시다가 동수 씨 얼굴을 알아보고 말을 시켰나 싶어 깜짝 놀라서 되물어보았는데요. "영어로 길을 물어보더라고. .. 2014. 6. 2. 내가 그리스 남편 옷 취향을 의심했던 이유! "아, 잠깐만 오늘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렀더니, 잠깐 가서 블라우스 좀 갈아 입고 올게." 동수 씨와 친구로 지낼 때였는데, 뭘 물어보려고 통화를 하던 중 동수 씨가 영어로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생각했습니다. '블라우스?! 티셔츠가 아니고?? 웬 블라우스?! 프릴 달린 이런 것????' 저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게다가 영상통화를 했던 것도 아니어서 정말 블라우스로 갈아입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었는데요. 그리고 며칠 뒤였습니다. 동수 씨가 지난 번 제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것에 대해 답변을 해 주려고 전화를 해왔는데요.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토요일인데 뭘 하며 보낼 거냐고 묻길래, 난 오늘도 일 .. 2014. 5. 31. 한국과 그리스 어디서 넘어지면 더 창피할까요? 물컵을 잘 깨서 곤란함을 겪었다는 글 에서 제가 이제껏 잘 넘어지는 인생을 살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잠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은유적인 의미로 봐도 살면서 넘어져서 많이 실수하고 고비를 넘기며 살아왔지만, 제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물리적으로 꽝 하고 진짜로 넘어지는 것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참 잘 넘어졌습니다. 무릎이며 팔이며 남아나질 않았었지요. 원래 시끄러운 성격은 아니라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다치곤 해서 부모님을 참 많이 놀라게 해드렸었습니다. 롤러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심하게 타다가 굴러서 팔 다리 인대가 늘어난 것은 아주 자주 있었던 일이라 나중엔 병원에도 가지 않고 응급처치를 한 후 교련시간에 배운 대로 스스로 압박 붕대를 감고 자가치료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성인.. 2014. 5. 30. 이전 1 2 3 4 5 6 7 8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