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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

그리스인 남편이 한국에서 여름이면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 8. 13.

 

 

 

 

 

 

 

한국은 여름만 되면 납량특집을 이런 저런 형태로 심심치 않게 TV에서 보여주지만, 좀비 미드도 아무렇지 않게 보는 동수 씨가 그런 것을 무서워할 리가 없습니다. 도리어 신나하며 납량특집극을 보았었지요.

그렇다면, 좀처럼 겁도 없고 도리어 남 놀라게 하길 좋아하는 그리스인 동수 씨가, 도대체 한국에 살면서 여름을 보낼 때 "난 한국 여름에 이런 것이 정말 무섭다!" 라고 말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다름아닌 바로 한국의 모기와 매미입니다!

 

 

사실 곤충으로 치자면 일반적으로는 여름이 건조하고 환경이 비교적 깨끗한 그리스의 곤충들이 한국의 곤충에 비해 더 활동이 활발한 편입니다.

특히 로도스는 공기가 깨끗한 편이라서 각종 크기의 거미들이 얼마나 자주 거미줄을 만드는지 1주일만 베란다 같은 곳을 청소하지 않는다면 쉽게 거미줄이 생기곤 해서 마치 몇 년은 청소 안 한 베란다 같은 느낌을 주곤 할 만큼 다양한 거미가 있습니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들판에는 바퀴벌레도 엄지 손가락 만한 것도 많고, 도롱뇽 같은 것들도 서식하지요. 처음엔 이런 다양한 그리스 생태계의 곤충들 때문에 깜짝 깜짝 놀라곤 했었지만, 이젠 저도 점점 이런 것들에 익숙해져가는 듯 합니다.

 

그런 그리스이지만! 모기와 매미만큼은 한국의 것들이 훨씬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모기에 물리면 부어 오르고 가렵지만, 한국 모기에 물렸을 때 훨씬 많이 붓고 더 따갑다고 느껴질만큼 그 무는 정도가 확실히 다릅니다.

그리스에서는 가끔 모기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전자모기향을 피우고 자는 것을 잊어서 모기에 물리더라도 하루 이틀 후면 금새 가라앉곤 하는데 한국의 모기들은 물렸다 하면 심한 경우 1주일이 지나도 자국이 남아있어서, 동수 씨는 그리스에서 제가 "어! 모기 물려서 가렵네!" 이러면 "넌 한국에서 온 애가 뭘 여기 모기를 보고 그러니? 그리스 모기는 한국 모기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야! 어우! 한국 모기 정말 무서워!!!" 라고 말하곤 한답니다.

 

매미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리스도 여름이면 매미가 맴맴 울곤 하는데, 그리스의 기후 상 건조한 여름이면 나무가 아주 무성해지진 않기 때문에, 매미들도 그저 "쟤들이 우는구나." 라고 깨달을 정도로만 소리를 낼 뿐 크게 시끄럽게 울지는 않습니다.

 

 
이 동영상은 약 한달 전쯤 사무실 근처에서 찍은 것인데, 한국 매미에 비해 정말 양호하지요?
 
급히 팔을 하늘로 뻗어 찍느라 영상이 많이 떨린 점 양해 바랍니다.^^;;
 
 

 

그런데 여름이면 비도 오고 습한 한국의 풍성한 나무의 매미들은 정말 시끄럽게 울어대곤 하니(게다가 고층 아파트가 많은 한국은 아파트 벽에 매미 소리가 울려서 더 크게 들린다고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 한국의 매미소릴 들은 동수 씨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우와! 어떻게 저렇게 시끄럽게 우냐. 대단하다!!!!

공기를 막 찢는 듯 울어 대네!!태어나서 저렇게 시끄럽게 우는 매미는 처음 봐.

역시 한국 매미 무섭게 우는구나!!!"

대박

 

이런 매미를 처음 본 동수 씨로서는 무척 당황한 듯 보였습니다.

 

저야 한국에서 태어나서 35년 넘게 한국에서 살았으니 이런 모기나 매미가 무섭다고 여겨지기 보다는, 한국의 여름 습도가 더 무섭게 여겨지곤 하는데요. 특히 작년 여름 한국에 들어갔을 때에는 분명 한국이 그리스보다 덜 덥긴 한데(그리스 남부인 로도스 시 외곽지역은 오늘 기온이 40도였답니다.가만히 있는데 땀이 주루룩ㅠㅠ), 타는 듯 뜨겁긴 해도 건조한 여름을 보내다 한국을 방문해서인지 한국의 여름습도는 새삼스럽게 대단하구나 여겨졌었답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여름이면, 어떤 것이 무섭거나 견디기 어려우신지요.

아마 저마다 다르실 것 같아 궁금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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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답글을 못 쓰고 있다보니 이렇게 지면을 빌어서 답을 하네요. 아마 질문하신 분들은 제 답을 이해하시리라 생각해요.) 

 -> 저는 혼잣말을 할 때엔 그리스어로 합니다. 한국어를 사용할 일이 정말 적다보니, 어느새 혼자말도 그리스어로 하고 있더군요.ㅠㅠ

 -> 저는 아이들에게 그런 주사를 맞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요. 저도 한국에서 건강관련 강의를 오래했었지만, 너도 나도 그런 주사를 맞게 하는 것은 지나친 건강염려증이 부른 현상이라고 봅니다. 아이 성장은 모두 개인 차가 있으니 걱정하실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비밀 댓글이 된다면 초등학교 때 키가 157cm로 마감했던 제 성장기를 말씀드리고 싶지만 만 천하에 제 성장기를 공개할 수는 없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암튼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봐요. 파이팅입니다!!

-> 질문에 답이 없다고 답답해하시는 분들, 방명록에 안부를 남기시면 꼭 답변을 받으실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