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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

그리스인 남편의 팝송 제멋대로 한국어로 부르기.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2. 14.

그리스인 남편 매니저 씨의

팝송 제멋대로 한국어로 부르기.

 

 

 

 

 

 

 

굿모닝

오늘 저는 반가운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미국에 13년간 살고 있는 큰 동생 가족이 그리스에 처음으로 놀러오기로 했는데,

마침 싸게 나온 게 있어 그리스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는 전화였습니다.

태어나 첫 유럽여행이라며 기뻐하는 동생의 들뜬 목소리에

저까지 기분이 설레었답니다.

 

 

작년, 미국에 살던 막내동생 결혼으로 저희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 갔었고,

(때마침 허리케인으로 비행기가 연착되어 고생을 무척 했었습니다.)

막내 동생 덕에 5년만에 부모님과 동생들 가족까지, 모든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엉엉 토닥토닥

 

반가움의 감격도 잠시...

 

큰 동생의 두 아들들은 남편 매니저 씨를 처음 만났고,

노는 수준이 비슷한 조카들과 매니저 씨는 금새 혼연일체가 되어 깔깔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뭉쳐다니다보니, 점잖은 제부가 살짝 질투 날 정도로

아이들은 힘세고 유머돋는 엉클, 매니저를 따르게 되었습니다.

  <작년 미국에서 매니저씨와 조카들 - 사진이라도 좀 얌전히 찍을 수 없을까?

 

 

 

그러던 어느날, 모두 함께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동생이 운전하던 차 안에 매니저 씨와 두 남자 조카들은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 꽃을 피우게 되었는데,

매니저씨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너희들, 그 노래 아니? We are the champions, my friend...이런 노래 말이야."

 

 


 

Queen의 명곡, We are the champions에 대해 조카들에게 물었던 것입니다.


혹시 기억이 안 나시는 분들을 위해 원곡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워낙 오래된 명곡이긴 해도 현재 미국에 사는 어린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퀸의 노래는 많이 낯선 노래였나봅니다.

 

"엉클, 우리는 몰라요~"

뭥미

한국어를 이유없이 강원도 억양으로 구사하는 큰 조카가 대답했습니다.

(전에 소개한 대로 미국에서 나고 자라서,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만 말하는 것은 좀 어색합니다.)

 

"그럼, 내가 한국말로 해석해서 불러볼테니까 들어봐."

 

신이난 매니저 씨는 퀸의 명곡을 제 멋대로 한국어번으로 음도 다 틀려가며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참피언, 나 친구.... 우리는 가세요오~~~~~(1초 멈추고) 끝까지~~~~~~~"

("We are the champions, my friend...And we'll keep on fighting....... till the end...")

 

ㅋㅋㅋ우하하

 

두 남자아이들은 매니저 씨의 이 제멋대로 한국어 번역 팝송에 차안이 떠나가도록 뒤집어져 웃기 시작했습니다.

 

"엉클, 왜 그렇게 노래해??? 우리는 가세요, 아닌데???"

 

한국말을 알아듣는 큰 조카는 해석이 이상하다고 물어봤습니다.

작은 조카는 가사가 맞는지 어떤지 상관없이, 음이탈 부분 가세요~~~~에서 빵 터져서 웃느라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습니다.

큰 조카의 질문에 매니저 씨는 그냥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아니야. 이게 더 자연스러워. 내가 볼 땐 그래."

(도대체 어디가 자연스럽단 건지..)

 

그리고 다시 반복해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두 아이들은 다시 뒤집어져 웃기 시작했고, ㅋㅋㅋ우하하

그 명곡을 제 멋대로 한국어로 번역해서 부르는 매니저 씨의 늑대울음 소리같은

"우리는 가세요~~~~~~(정적) 끝까지~~~" 부분 때문에

그 후로도 한 시간 동안 아이들은 웃음을 멈출 수 없어 눈물까지 줄줄 흘렸습니다.

헐

 

그래서일까요?

아이들은 그리스에 가는 티켓을 샀다는 엄마의 말에, 오예~~~~~라는 함성과 함께

이모인 저나 사촌여동생보다 엉클을 만난다!!! 환호했다고 하네요.

 

여름이 되어 아이들이 그리스에 놀러오면, 매니저 씨와 또 얼마나 정신없이 웃어댈지 

아..안 봐도 비디오입니다.ㅎㅎㅎ

 

 

마지막으로 팝송을 제 멋대로 한국어로 번역해 부르는 매니저 씨의 K-POP 애창곡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리쌍+장기하와 얼굴들의 "우리 지금 만나" 입니다.




혼자 배 두드리며 신나게 부르는 건 좋은데,

제발 저한테 코러스 부분 "당장 만나"  "몰라 몰라 절대로 몰라" 좀 하라고 안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기분 좋을 떄 한 두번은 해줬지만 매번은 못하겠단 말이지요.

노노

코러스 얍삽한 목소리와 싱크로율100%를 요구하니 말입니다.

더 이상은 얍삽하게 안 된다고요...

 

 

제 멋대로 팝송을 한국어로 해석해 부르는 매니저 씨 이야기

즐거우셨어요?

노래 부르는 걸 직접 못 들려드리는 게 아쉽지만, 뭐 기회가 되면 녹음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많이 웃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좋은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