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기한 그리스 문화

그리스 스타벅스 운영에 마마보이가 미치는 영향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4. 25.

그리스 스타벅스 운영에

마마보이가 미치는 영향

 

 

 

 

 

 

 

 

로도스 시의 스타벅스는 다른 나라의 여느 스타벅스들처럼 위치가 좋고 음악이 좋고 서비스가 좋은 편이어서

늘 사람이 붐빕니다. 게다가 인터넷 무료사용이니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일하거나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됩니다.

 

 

 

   

 

 

 

어제 찍은 따끈한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퇴원하자마자 급히 마무리 해야할 일이 있어 이동하다가 기운 없어서 스타벅스에 잠깐 들렀었답니다.)

  

게다가 바닷가 쪽 대로 변에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장소인데요.

원래 오래 전엔 연극을 했던 극장 건물이라, 나이든 사람들의 추억의 장소가 되기도 한답니다.

 

      

 

제가 이 스타벅스를 찾는 시간은 대개 오전 8시 개장 시간일 때가 많습니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사무실 근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날엔, 오전 10시 이전에만 짬이 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시간이 비교적 사람이 적은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3월 한 시내 퍼레이드가 있었던 공휴일 다음 날, 제가 이 스타벅스를 찾았을 때 저는 이곳 직원으로

부터 재미있는 이야길 듣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커피를 주문하며 기다리는데, 친한 직원 리나가 피곤이 겹겹이 쌓인 얼굴로 제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습니

다.

그녀는 불가리아에서 온 이민자인데,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경제상태가 좋지 않은 불가리아에 있을 수 없어 그리스

에 일자리를 찾으러 왔다가 그리스인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여기에 정착하게 된 밝고 예쁜 아가씨입니다.

평소 밝은 그녀의 하소연은 이러했습니다.

어제 시내 퍼레이드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을 동반하여 퍼레이드를 보려고 스타벅스에 빽빽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무지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먹은 것을 치우고 가질 않았다는 것입니다.

원래 관광지인 그리스의 스타벅스나 맥도날드들은 식사나 음료를 먹고 난 후 직원이 와서 치워주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왜 새삼스럽게 그녀가 그렇게 하소연을 하나 싶었는데요. 

알고보니 퍼레이드가 있던 날, 유난히 코코아나 커피를 바닥이나 테이블에 쏟은 손님이 많았었나 봅니다.

보통 그런 경우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스스로 치우려하는 게 상식적인 행동일텐데,

미국 스타벅스에서도 3년이나 근무했던 리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게, 도무지 그리스인들은 그렇게 상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직원이 알아서 치워주길 기다리기만 한다는 얘기었습니다.

처음엔 그리스인들이 공중도덕이나 공공질서에 문제가 있나라고만 생각을 했던 리나는, 그리스에 살다보니 꼭

그런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데 왜 유난히 식당이나 카페에서 그런 행동들을 하고 서비스를 받으려고만 하는

지 이해가 되질 않아, 심리학도 답게 그 부분에 대해 다른 스타벅스 직원들과 토론을 해본 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

.

 

흥미로운 주제라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났어요?" 라고 묻는 제게 리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마마보이, 마마걸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는 결론이 났어요." 라고요.

 

??

"응? 그게 무슨 말이에요?" 라고 되묻는 제게 그녀는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족 문화로 자녀들에게 뭐든 해주려고 하는 그리스 어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문화에서 자란 그리스의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밖에서는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집에 오면 남자들은 당연히

손 하나 까닥을 안 하게 되고, 여성들도 결혼 전에는 엄마들이 해 주는대로 공주님 대접을 받고 자라는 경우도 많은

것입니다.

그렇게 서비스를 받으려고 하는 습관이 이런 식당이나 카페에 오면 더 드러나게 되고, 그런 그리스인들 중에서도

마마보이 마마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의 경우 더더욱 본인이 커피를 엎지르거나 더럽게 한 테이블에 대해 전혀 신경

않는 왕자 공주같은 태도를 취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그리스의 마마보이 마마걸들 때문에 스타벅스를 비롯하여 맥도날드 등의 다른 나라에서는 대개 셀프

서비스로 운영되는 빈 접시나 빈 잔 치우기가 그리스에서는 팁없이 그냥 안 치우고 두고가는 서비스로 바뀌었다

는 것입니다.

물론 관광국이여서 그렇게 운영되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더 큰 원인은 이런 마마보이와 마마걸 때문이라는

게 오래 타벅스에 근무한 직원들의 분석이었습니다.

 

아무튼 한국에서 의례 잔을 치워야 하는 스타벅스만 드나들던 한국인인 저로서는,

이렇게 치워주는 서비스가 어떨 땐 좀 몸둘 바르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이런 몸둘 바 몰라하며, 어쩌다 커피라도 조금 흘렸을 때 열심히 테이블을 휴지로 닦는 제 모습이

한국인은 다르다는 이미지로 리나에게 비춰졌다는 마지막 멘트를 들으며, 의도치 않게 국위선양을 한 셈이 되어서

어색한 웃음만 웃는 그런 날이었답니다.

ㅎㅎㅎ

 

 

목요일, 여러분과 따뜻한 차 한잔 함께 나누고 싶네요.

커피한잔해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관련글

2013/03/27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그리스인 며느리들도 혀를 내두르는 ‘그리스인 시어머니들’

2013/03/23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그리스 남자들이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그들만의 심리

2013/03/09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전 국민이 고기를 구워먹는 그리스의 특이한 국경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