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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그리스 문화

그리스 역시 금발은 너무해!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4. 24.

그리스 역시 금발은 너무해!










헐리웃영화 중에 금발이 너무해 라는 영화가 있었듯이, 대개의 서양인들은 밝은 금발머리 여자에 대한 몇 가지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 편견 중 좀 멍청하지 않을까 라는 편견이 가장 큰 편견인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바비인형 같은 여성들을 미인이라고 선호하는 것 또한(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부정할 수 없는 서양인들의 미인의 선호도인것 같습니다.


그리스갈색 머리를 일부러 검게 염색하여 시크한 이미지를 갖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있는 반면에, 본래 머리카락

엷은 갈색의 경우 아예 노란 금발로 염색해서 이미지를 변신하는 여성들도 많습니다.

저희 시누이의 경우도 원래는 갈색 머리카락인데, 늘 짙은 블랙으로 염색해서 시크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어떻든 그리스인들 역시 밝은 금발 머리 여성에 대해서 "좀 멍청하고 일처리를 잘 못하고 뭔가 공주스럽다"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데요. 특히 천연금발 머리에 대해서보다도 염색 금발머리 중, 지나치게 밝은 금발로 염색한 머리

카락을 갖고 핑크색 립스틱을 바르고 다니는 여성들에 대해서 그 편견이 더 심한 편입니다.


스칼렛 요한슨의 이런 밝은 금발머리의 여성에 대해 편견이 더 심합니다.

그의 아버지가 덴마크인임을 감안하고 봤을 때, 북유럽 스타일로 이해가 되는 머리 색입니다^^

그녀는 유태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어서인지

눈코입이 큰 그리스인 여성이 금발로 염색했을 때의 모습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그리스의 미녀 연예인들입니다. (가운데 남성은 헤어 스타일리스트입니다. 좀 특이하지요?)

왼쪽의 여성과 같은 밝은 금발의 경우, 실제 성격과 상관없이 그리스에서는 이런 편견을 피해하기 어려운 외모입니다.



머리카락이 염색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대개 눈썹 색깔과 머리카락 색깔을 비교해서 볼 수 있는데요.

눈썹까지 염색을 했을 경우, 햇볕이 덜 닿는 뒷 머리 라인 쪽을 보면 원래 본인의 머리색이 조금은 드러나서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든 밝은 금발 머리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편견을 확인시켜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퇴원 수속을 하는 과정에서 링거 수액은 뽑고, 꽂았던 바늘을 손등에서 빼지 않고 있었는데요.

온 팔에 바늘 자국과 멍자국이 여기저기 있을 만큼 많은 바늘을 꽂았었던 터라, 저는 만약을 위해 마지막까지 뽑지

않았던 이 두꺼운 바늘을 얼른 뽑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퇴원 수속이 다 끝나도록 간호사들이 이 바늘을 빼 줄 생각을 안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마지막 무렵에 항생제와 다른 수액을 맞았었기 때문에 다 끝나면 뽑아 줄 거라고 생각하고 저는 아팠지만 인

내심있게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제가 있던 층의 병동을 떠나야하는 순간이 되었는데도 오른 손에 꽂혀 있던 바늘을 뽑아 주지 않아, 저는

층 사무실에 있던 간호사에게 이 바늘 좀 제발 빼 달라고 부탁을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위에 소개한 스칼렛 요한슨 같은 금발머리에 핫 핑크 립글로즈를 바른 간호사였는데요.

얼굴도 귀엽고 성격이 얼마나 쾌활하던지, 신나게 제 바늘을 뽑아 주더니 빠른 동작으로 솜과 밴드를 탁탁 붙여주

고 제게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어떻든 저는 기운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바늘을 조심성 없이 확 빼버린 그녀에게, 아팠지만 살짝 웃어 보이고

매니저 씨와 함께 천천히 걸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층으로 내려와 또 한참을 걸어 주차장까지 겨우 도착했습니

다.

그리고 주차되어 있던 차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았을 때였습니다.

과 밴드를 붙여둔 제 오른손은 무슨 조폭 영화에서나 봄직한 듯 피 범벅이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헉

매니저 씨와 저는 너무 놀라서 얼른 뒤돌아 다시 병동으로 거슬러 올라갔는데, 제가 걸어왔던 주차장 길, 긴 복도,

엘리베이터 안은 온통 제 핏방울들로 길을 만들고 있었고, 저희는 몹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든 다시 병동층에 도착했을 때, 그 금발머리 핫 핑크녀는 없었고 다른 간호사가 침착하게 제 손을 찬 알코올로

소독하고 씻긴 후, 응급처리를 해주었습니다.


응급처리를 하고 다시 길을 돌아 내려오는데 청소부아주머니가 열심히 제가 흘린 낭자한 핏자국을 닦고 계셨는데,

그 핏자국을 따라 다시 천천히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파서도 아니고 슬퍼서도 아니고, 그 핏방울들이 수술 전 부터 내내 참고 있었던 눈물의 도화선이 되어준 셈이지요.


그런 저를 보며 매니저 씨는 화가 나 툴툴 대면서 이미 안 보이는 간호사를 떠올리며 "이런 금발 같으니라고!"라고

내뱉었습니다.

ㅎㅎㅎ

집에 오니 가족 친척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늘 빼는 실수를 한 간호사 얘기를 매니저 씨에게 전해들은 그들은

모두 입을 모아 "이런 금발 머리!" 라며 욕을 해대서 저는 웃겨서 더 침울해 할 수도 없었습니다.

ㅋㅋㅋ


저는 그녀가 금발머리라 그런 실수를 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요.

또 금발머리에 대한 편견도 없고요.

그렇지만 그렇게 밝은 샛노란 금발머리로 염색을 수 있는 여성들의 성격은

밝고 신나고 가볍고 경쾌한 것만큼은 틀림없단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그녀들의 자유분방한 성격이 부러워, 저도 한 번 재미로 이런 머리카락으로 염색해 볼까 넌지시 매니저 씨에

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엄청난 손사래와 함께 "왜 멍청이들의 길로 들어서려하냐"는 비난만 제게 날아오는 것으

로 보아, 그리스인들의 금발 여자에 대한 편견은 다른 나라들과 별반 다르지 않구나 싶습니다.


일탈을 원할 때, 그리스에서는 싸고 흔하게 파는 금발 머리 가발이나 몰래 한 번 써볼까 생각해 보네요^^





일탈을 꿈꾸고 싶은 수요일

작은 노래, 작은 먹거리, 작은 소품 하나로 일탈을 느끼는

즐거운 하루 되셨으면 좋겠어요!

좋은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