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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59

그때의 나를 소환할 순 없지만 오랜만이에요! 가슴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그간 얼마나 글을 쓰고 싶었는지, 얼마나 긴 시간 망설이고 뜸들이다 블로그를 다시 정비하기 시작했는지, 긴장감에 키보드를 두드리다 말고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해 봅니다. 지난해 7월 글이 마지막이 되었던 건, 그후 제가 입원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조산기가 있어 의사가 누워만 지내라 했는데 제가 잘 누워 있지만 못해서 일까요. 결국 출혈이 있어 입원을 해야 하는 지경이 되었지요. 입원해 있는 동안 제 병실은 인터넷이 잘 되지 않는 곳이었기에, 그저 누워서 지속적인 검사를 거듭하며 참 많은 생각을 했었답니다. 세상과 단절된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 같은 그런 기간이었지요. 아이들, 아이 둘. 그리고 드디어 지난해 10월 2일 둘째 희아가 태어났습니다. 건강하고 아.. 2016. 11. 8.
준 것과 받은 것 준 것과 받은 것 제가 늘 잘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에 '그 때 참 고마웠었다'고 다시 찾아와 이야기 하는 지인들을 보며 그런 저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어떤 계기로 전반적인 저의 재정에 대해 점검하며 세밀하게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고, 좀 새로운 시스템으로 돈의 출납뿐만 아니라 물건으로 주고 받은 것까지 매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10 렙따(유로화10센트의 그리스어 표현=약140원)까지도 빠짐없이 기록했고, 커피 한잔, 토스트 하나를 대접 하거나 받은 것까지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주 기록하지 않아서 저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저에 대해 늘 잘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일지 모르나, 놀랍게도 저.. 2014. 11. 3.
딸아이와 같이 하는 그리스 역사 공부, 반전 매력 넘쳐 "엄마! 이스토리아(역사) 과목이 너무 어려워요!!!!" 4학년이 된 마리아나는 새로운 그리스 역사(국사) 교과서로 몇 번의 역사 수업을 듣고 나더니, 정색을 하며 우는 소리를 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약 9년을 배워야 하는 국사인데, 신화 위주로 쉽게 진행되었던 3학년 교과서에 비해 4학년 교과서에서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농업, 목축, 항해, 이주, 생활, 종교와 고대 도시국가 등 비교적 낯설고 어려운 주제들을 시간 순차적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딸아이가 처음 들어 보는 고대 지역 이름들과 어려운 그리스 단어들(한국어로 풀이하자면 조직력, 이주, 자산 등의 단어 등입니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래도 4학년부터 교과과정에서 한국의 '사회과 부도.. 2014. 9. 27.
그리스에서 몇 년을 고민했던 문제가 이렇게 결론이 나다. 마리아나에 관한 글을 거의 다 써 편집을 앞 두고 있었던 어제, 글을 발행하자니 마치 꼭 할 일을 하지 않은 듯 한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 제게 문제들이 있다고 밝힌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문제들 중 몇 가지가 일단락이 되었고, 이번 일은 제 인생 전체를 두고도 오래 기억에 남을 일들이라 글로 마무리 하고 넘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썼던 마리아나 이야기는 일단 보류하고 하루를 더 보낸 후, 지난 주 제게 있었던 커다란 일들에 대한 이야길 이렇게 먼저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 내 가치관에 위배되는 유혹은 그렇게 찾아왔다. 작년 초에 제가 쓴 글 중에 '인종차별에 의해 자격증 시험에서 두 번 떨어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관련글 : 2013/02/07 - 인종차별의 끝.. 2014.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