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문화140 그리스 풍경의 엽서를 받으실 분 명단과 오늘 점심 메뉴 먼저 블로그 이벤트 문제에 대한 답부터 공개하겠습니다. 1. 매니저 2. 로도스 3. 아스프로 4. 커피 5. 보라(혹은 자주) 일부러 마지막 두 문제는 살짝 헷갈리실 수 있는 문제로 냈습니다.(퀴즈가 너무 금방 풀리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도 애독자님들께서 척척 맞춰주셔서 정말 감사했는데요. 마지막 문제의 제가 좋아하는 색깔은, 독자님들의 모니터 해상도에 따라, 그간 제가 써온 “따옴표”안의 글자들이 조금씩 달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다 정답으로 하기로 미리 결정해두었답니다. (보라 계열을 다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그럼, 블로그 이벤트 선착순 정답자 열 분의 명단입니다. 1. 언제나해피마인드 님 2. 소금 님 3. 정재현 님 4. Zelosophy님 5. 동경언니 님 6. 쩡 님 .. 2013. 11. 19. 내게 트라우마를 준 그리스의 물컵 사용 문화 한국에서 삼십 대 중반이 되도록 살며, 제게 물을 마시는 물컵이란 이런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자주 보던 종이컵, 보통 식당에서 주던 물컵, 가끔 가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물을 담아 주던 유리컵, 그리고 집에서 물을 마시던 흔한 머그컵. 이렇게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듯, 보통 한국 가정에서 식사를 할 때 머그컵 형태의 손잡이 있는 컵을 쉽게 사용하는 것처럼요. 매니저 씨는 한국에 사는 동안, 물을 마실 때 저의 이런 머그컵 사용에 대해 단 한 번도 뭐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매니저 씨에게 이 컵을 주고 물을 담아 주었을 때도요. 그런데 그리스에 이민을 온 후 매니저 씨는 이런 익숙한 머그컵에 물을 담아 마시는 저에게, 그간 마치 못한 말을 쏟아 놓듯, 잔소리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넌,.. 2013. 11. 18. 외국 사돈에게 엉뚱한 사람이 된 한국 아버지의 변(辨) 그리스에서의 결혼식을 앞 두고 부모님께서 그리스에 들어오셨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시부모님을 그 전에 직접 만난 적이 있었지만, 아버지는 화상통화로만 이 그리스 사돈댁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었을 뿐입니다. 처음 보는 그리스 사돈댁 가족들은 그리스인들 예의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아버지를 안아주었고, 환영의 바비큐 파티를 하면서 내내 아버지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 성함이 철수라고 가정한다면, "철수! 이것 먹어봐요!" "철수, 그리스 와보니 좋아요?" 뭐 이런 식이였지요. 평소 입맛이 까다로운 아버지는 그런 그리스인들의 분위기와 음식을 의외로 즐기셨고, 결혼식 전후로 그리스에 머무는 동안 많은 친척들과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결혼식을 정신 없이 치르고, 저는 먼 길을 와준 .. 2013. 11. 15. 생일보다 잊으면 더 민망한 그리스인의 '이름 날' 지난 주 금요일 11월 8일은 저희 시아버님의 '이름 날'이었습니다. 축하를 받는 사람이 케이크도 사고 한턱을 내야 하는 문화이니 당연히 시아버님이 내셔야 하는 파티라, 다행히 이날 요리는 아내인 시어머님이 하셨습니다. 날씨가 추워 더 이상 정원에 앉아 파티를 할 수 없어 모임은 저희 집 안에서 열렸는데, 깔끔한 고모님들이 저희 집에 오신다니 저는 세 시간 동안 집안 대청소를 했답니다. 앞으로 12월에는 어머님 생신과 매니저 씨의 '이름 날'이 있고, 이 때는 해마다 늘 제가 요리 전체를 담당했는데 아버님 이름 날의 두 배의 인원이 올 것입니다. 게다가 연말 연시 파티가 줄줄히 기다리고 있네요. "저를 복 터진 여자라 불러주세요!" 일 복...ㅇㅎㅎㅎㅎ 이렇듯 가족과 친척이 많은 저희 집안은 생일 뿐만 .. 2013. 11. 12. 김탄과 차은상, 키스 왜 이래? 묻는 한류팬 아줌마 오늘 한국어 수업을 하러 갔는데, 이민호 팬인 그리스인 이로 아주머님께서는 수업이 끝나길 눈 빠지게 기다리는 눈치셨습니다. 요즘 한국어 능력 검정시험 토픽 기출문제를 푸느라 수업이 좀 늦게 끝날 때가 많은데, 아주머님은 정말 궁금해 참을 수 없겠다는 표정으로 저와 디미트라를 살피셨습니다. 드디어 수업이 끝났고, 아주머님은 빛의 속도로 옆에 다가와 앉으시더니 저에게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있지, 올리브나무. 김탄과 차은상은 왜 그렇게 밖에 키스를 못 하는 거야? 응? 왜 그런 거야?" 저는 순간 무슨 말인가 멍해졌다가, 아! 드라마 상속자들 이야기를 물어보신다는 것을 깨달았는데요. 아주머님은 답답해 죽겠는지, 극 중 김탄과 차은상 역할을 하고 있는 이민호와 박신혜의 키스 장면을 담은 사진을 굳이 태블릿P.. 2013. 11. 9. 이민 초기엔 안타깝게도 헷갈리는 친구의 기준 한달 전쯤, 알고 지내던 그리스인 커플 스타브룰라Σταυρούλα 빠나요디스Παναγιώτις로부터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그 청첩장을 남편 매니저 씨에게 건네 받고 저는 좀 의아했는데요. 저희 부부가 그 커플을 따로 밖에서 만난 건 제가 이민 온 이후로 딱 한 번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2년 전쯤의 일이라, 그리스 북부 데살로니끼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닌 그녀와 나눴던 대화는 "데살로니끼 날씨는 어때? 그곳이 그립니?" 가 다였습니다. 물론 전용 해변을 낀 호텔과 식당, Bar를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의 딸인 스타브룰라를, 저는 그 식당에 다른 지인들을 만나러 갔을 때 본 적도 있었고, 그녀가 저희 옆집에 살다 결혼한 엘레프테리아의 친한 친구여서 우연히 합석해서 본 적도 있습니다. 호텔을 경영하는.. 2013. 11. 8. 냄새에 민감해도 너무 민감한 그리스 문화 그리스에 오기 전에도 유럽인들이 냄새에 민감하다는 것은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손님 맞이를 하려고 요리를 한 후, 손님이 집에 도착했을 때는 집안에 음식 냄새가 남아 있으면 안 된다든가, 땀냄새를 비롯한 어떤 불쾌한 체취를 풍기지 않기 위해 향수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방향제를 사용한다는 것을 매니저 씨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매니저 씨는 신발에 뿌리는 방향제, 몸에 뿌리는 방향제를 향수 외에도 따로 갖고 있었고, 이런 특화된 제품들을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그리스 가족들에게 택배로 받기도 했었습니다. 한국에 사는 동안에도 그리스를 자주 왕래하며 저는 어느 정도는 냄새에 민감한 유럽인, 혹은 그리스인들에 대해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리스에 아예 이.. 2013. 11. 6. 마피아를 방불케 하는 그리스인들의 지독한 가족애 지난 토요일은 제게 무척이나 길었습니다. 예기치 않게 가문의 많은 사람들이 뒷집 시부모님 댁으로 몰려와 토요일 늦은 점심을 같이했습니다. (제가 가족 혹은 친척 이런 표현을 쓰지 않고 가문이란 말을 쓸 때는 그 인원이 상당하다고 보시면 좋을 듯 해요.) 이유는? 친척 고모님 한 분께 좀 어려운 일이 생겼는데, 그것을 함께 도와줄 방도를 찾겠다고 급 소집 된 것이지요. 이럴 때마다 저는, 제가 영화에서나 보던 마피아 집안으로 시집을 온 것인가, 잠시 착각을 합니다. 모두 심각하게 모여서 먹고, 와인과 다과를 하며 수십 명이 뱉어내는 자욱한 담배 연기, 심각한 대화가 오고 가는... 여기서 잠깐! 마피아의 근거지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역엔 현재에도 그리스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요. 그리스인들과 이탈리아 마피아.. 2013. 10. 22. 한국처럼 손자 손녀를 만나면 돈을 주는 그리스 문화 일요일 저녁, 딸아이와 월요일에 있을 수학(산수) 시험공부를 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문제 하나가 있었습니다. Ο παππούς έδωσε στο Στέφανο για γιορτή του 50€ και η γιαγιά 25€. Πόσα χρήματα πήρε συνολικά ο Στέφανος; 할아버지는 스테파노스에게 명명축일(이름날) 선물로 50유로를 주었고 할머니는 25유로를 주었습니다. 스테파노스가 받은 돈은 총 얼마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리스 문제집 지문에서 손자가 축하 받을 일이 있다고 50유로(한화 약 75,000원)를 주는 할아버지에 대해 예를 들 정도로, 그리스 조부모들은 한국의 조부모들처럼 손자 손녀를 오랜만에 만나거나 특별한 날이 되면, 돈을 손에 꼭 쥐어줍니다. 저는 이런 문화를 처음.. 2013. 10. 15. 그리스 신나치 황금새벽당, 테러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이유 최근 국제 뉴스에서 그리스의 황금새벽당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살인에 이어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그간 이에 대해 잠잠해지길 기다리던 그리스 정부는 결국 뒤늦게 공권력을 투입해 이들 세력에 의해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점차 커져 가는 것을 저지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내 연합뉴스에서도 이에 대해 자세히 기사화했습니다. 최근 제게, 도대체 왜 신나치 정당이라고 불리우는 황금새벽당이 이런 행태를 강행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질문들이 있어, 이유를 밝혀보겠습니다. 사실 황금새벽당의 이런 과열된 행보는 작년 그리스 대선이 있을 때, 이미 예견되었던 것인데요. 그간 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이민자를 극도로 배척하는'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 이념을 내새우던 이들이, 아무리 자국.. 2013. 10. 8. 자다가 그리스인 남편으로부터 당한 어떤 봉변 딸아이의 장난감 천사날개와 천사봉을 착용하고 본이이 더 신이나, 딸아이와 요정놀이를 하던 매니저 씨입니다. 언젠가 그리스인 남편 매니저 씨가 잠꼬대를 한다는 이야길 드린 적이 있습니다. (관련글 : 2013/05/04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항상 폭소를 부르는 나의 외국인 시할머니) 딸아이와 매니저 씨는 둘 다, 잠을 자며 실제로 꿈을 꾸는 내용을 입밖에 내서 얘기할 때가 있어 정말 깜짝 놀랄 때가 많은데요. 딸아이는 이 실제상황 같은 잠꼬대 때문에 남의 집에서 자는 것을 살짝 두려워할 정도입니다. 사촌 미카 집에서 처음 자던 날은 새벽에 "이렇게 놀자! 아~ 신나겠어. 그리고 이것도 먹자!" 이런 말을 큰 소리로 해서, 자다가 화들짝 놀란 미카의 엄마인 끼끼 고모가 무슨 일인가 싶어 방으로 뛰어.. 2013. 10. 6. 친한 사이엔 일을 미루는 속 터지는 그리스인들 20년 가까이 된 저희 집 아래층 화장실은, 제가 영화 숨바꼭질의 손현주가 된 것처럼 아무리 윤이 나게 닦아도 깨끗한 느낌이 덜합니다. 한 평 남짓 아주 작은 화장실이라 고치는데 하루 이틀이면 부수고 새 변기와 세면대 거울 조명 타일을 붙여 넣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이 화장실 공사를 1년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그리스인들이 일 처리가 늦거나 게을러서 이런 결과가 있을 거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리스인들은 성격이 급하고 기본적으로 노동량이 많아 게으르진 않습니다. "난 그리스인이야. 그래서 난 침착할 수 없다고. 우씨..." (그리스어 MALAKA는 영어의 WFT같은 욕입니다.^^ 그리스인의 상징 프라뻬 커피 모양이 함께 있네요.^^) "침착하라고? 그건 불가능 해.. 2013. 10. 2. 이전 1 ···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