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고양이19 '미미'를 남자 이름으로 사용하는 깜놀한 그리스 문화 '미미'를 남자 이름으로 사용하는 깜놀한 그리스 문화 그리스에 오기 전, 제 평생 '미미'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던 것은 이런 이미지였습니다. 오! 어른이 되어 딸아이에게 사주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미미 인형! 제가 어릴 때는 서구적인 얼굴의 바비 인형 보다도, 미미월드에서 만든 이 미미 인형이 최고의 인기였습니다. 그리고 제게는 상처를 안겨준 존재이기도 했지요. 미미인형이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을 때, "나도 미미가 갖고 싶어요" 라는 제 소원에, 평소 궁상맞을 만큼 검소하셨던 부모님께서 사다 주셨던 인형은 얼굴만 미미와 닮았을 뿐, 팔다리가 쉽게 빠지고 인형을 앉히면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져 쩍벌 다리가 되던, 시장의 이름없는 인형이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동생들이 커가며,.. 2013. 4. 2. 아스프로 너, 너 흡혈 고양이였어? 아스프로 너, 너 흡혈 고양이였어? 유난히 바빴던 지난 주, 그날 따라 고양이 녀석들 밥을 잘 못 챙겨 줬구나 싶어서 밤 늦게 뒷마당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래도 밥 주는 이웃들에게 잘 얻어 먹었는지 그날따라 애들이 보이질 않는 것입니다. (밥 주는 사람이 없으면, 저희 집 뒷문에 모여 미옹미옹 난리가 날텐데요.) 밥을 들고 애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스프로!" "포르토갈리!" "디디물라!" 밤에 잘 돌아다니는 애들이라, 다들 옆 동네 놀러를 갔는지 불러도 대답들이 없었습니다. 다시 집 쪽으로 돌아오다가 저만치 허연 물체가 보여서 아스프로인가? 싶어 와락 반가운 마음에 "아스프로~!" 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히익~~~~~! 뭐니 아스프로.. 너,너,너...흡혈 고양이었어???? 뭔가를.. 2013. 3. 26. 전 국민이 고기를 구워먹는 그리스의 특이한 국경일 전 국민이 고기를 구워먹는 그리스의 특이한 국경일 엊그제 3월7일은 전 국민이 고기를 구워먹는 날로 정해진 그리스의 특이한 국경일이었습니다. 이것은 그리스의 국교인 정교회의 절기에 맞추어 정해진 '고기 굽는 연기가 나는 목요일'(τσικνό πέμπτη치크노 뺌디)이라는 날인데, 부활절 40일 전부터 음식에 대해 절제하는 전통을 갖고 있는 그리스에서는, 이 40일 전에 전국적 으로 할로윈과 비슷한 가장무도회(απόκριες πάρτι 아뽀끄리에스 파티)를 하며 즐겁게 놀고, 그 주 목요일 전 국민이 고기를 구워먹는 것입니다. 부활절이 해마다 날짜가 바뀌듯, 이 고기굽는 연기 나는 목요일도 해마다 날짜가 바뀝 니다. 자, 전국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3월 7일 목요일은 시내 길 한가운데까지 .. 2013. 3. 9. 야생 고양이들, 콧잔등이 가장 속상해요~ 야생 고양이들, 콧잔등이 가장 속상해요~ 이웃님들의 이쁜 고양이들 포스팅을 볼 때마다 아이, 꺄악, 어머, 어쩌면 저렇게 이뻐!!!! 하고 비명을 지르다가도 한켠이 찌르르 속상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 이쁨 받고 자라는 아이들이 그 정성스런 돌봄과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운신의 자유를 집 밖에 두고 들어와 살아야 하는 것 처럼, (그런 세상이 존재하는지 아예 모르는 아이들도 있지만요.) 그리스의 야생 고양이들, 길 고양이들은 이렇게 자유롭기 이를 때 없지만? 너희가 진정 자유를 아는구나!!! 아무대서나 저렇게 잘 자다니! (오토바이는 시어머님 것이고, 덮개는 시아버님물건입니다. 두분은 고양이를 별로 안 좋아하시지만, 얘네들은 전혀 상관 안해요.) 어떻든 저렇게 자유로운 아이들이지만, 저, 콧잔등.. 2013. 3. 1. 좀처럼 견디기 힘든 그리스의 겨울나는 법. 좀처럼 견디기 힘든 그리스의 겨울나는 법. 그리스는 여름 성수기동안 비가 단 한 방울도 오지 않습니다. 거의 7개월 동안 단 한 번의 비도 구경할 수 없는 긴 여름을 보내고 나면, 겨울 5개월 동안 거의 매일 비가 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뜨거운 햇볕으로 나무와 풀이 바짝 타들어가 마르다못해, 한 여름인데도 상록수들을 제외하고는 숲은 초록보다는 갈색이 더 풍경을 지배하는 색깔이 됩니다. 오래전 알베르 까뮈의 작품 '이방인'에서 '작열하는 태양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사람'에대해 읽으면서, 뭐 저렇게 말도 안되는 설정이 다 있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알베르 까뮈가 지중해 알제리출신의 프랑스사람으로 이탈리아에도 거주했었던 것을 감안하고 본다면, 한국의 채감광도 3배는 되는 것 같은 지중해의 한낮의 태양이 .. 2013. 2. 18. 고양이 마브로, 나는 아직도 너를 기다려. 고양이 마브로, 나는 아직도 너를 기다려. 마브로가 저희 집에 처음 온 날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 포스팅 한 적이 있었습니다. 2013년 1월 4일 올렸던 내용입니다. 아스프로와 쌍둥이로 태어났던 마브로는 제게 첫 번째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엄마 까페는 참 좋은 엄마 고양이었습니다. 늘 이 둘을 끼고 다녔지요. 훗날 보니 모든 야생 고양이 엄마들이 자식들을 그렇게 살뜰하게 돌보는 게 아니더군요. 도도한 아스프로와 달리 붙임성 좋고 활발한 마브로는 뒹굴뒹굴 장난치길 좋아하는 귀여운 아기고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난지 석달쯤 되었던 때였을까요. 엄마 고양이 까페는 집 앞쪽 큰 길에 쓰러져 자는 듯 의식이 없었습니다. 온 몸에 외상이 하나도 없는데, 그렇게 몸을 쭉 뻗고 누워있는 .. 2013. 1. 19. 고양이 아스프로의 침공 고양이 아스프로의 침공 그리스의 고양이들은 원래 고양이가 살기 좋은 환경에서 나고 자란 야생고양이들인지라, 높은 나무를 표범처럼 오르내리고 2~3층 집 지붕을 탈만큼 활동력이 좋습니다. (다운타운 안의 고양이들은 건물을 타고 올라갑니다. 물론 아테네처럼 차가 많은 곳의 고양이들은 뒷골목에서만 활동합니다.) 반은 집고양이처럼 자란다 해도 집에 들어오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순식간에 2층 딸아이방 침대에 누워 버립니다. 친해져도 원래 집에서 태어나 집안에서 길러진 녀석들이 아니다보니, 친하다는 표시로 확 할퀴기도 합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지요. 목욕을 시켜 깨끗하게 해줘봤자 또 금새 밖에 나가 2층 지붕 타고 놀 것이기 때문에 야생의 녀석들에겐 씻기는 게 별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집 뒤에 상주하며 .. 2013. 1. 1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