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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결혼132

먹을 것을 좋아하는 딸에게 생긴 행운 먹을 것을 좋아하는 딸에게 생긴 행운 딸아이는 먹을 것을 참 좋아합니다.아기 때부터 남달랐지요.맛있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 알고, 맛있어 하는지 콧노래를 부르며 먹을 때도 있어 시부모님께서 웃으실 때가 많습니다.편식하지도 않고 뭐든 맛있게 참 잘도 먹습니다. 저희 시어머님보다 더 많이 먹는 그 양에 비해 저만큼이라도 몸매를 유지하는 게 용하다고 할 정도입니다.(운동을 꾸준히 시키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딸아이가 지난 금요일 2학년이 끝나고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딸아이는 일찍 안 일어나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무엇보다도 아침부터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더 기뻐하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를 살살 꼬셔서 맛있는 것을 요리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거든요. 어떻든.. 2013. 6. 17.
한국의 '말하는 압력밥솥'에 대한 유럽인들의 엉뚱 반응 한국의 '말하는 압력밥솥'에 대한 유럽인들의 엉뚱 반응 저희 집의 쿠쿠 압력밥솥입니다. 그리스에 이사 온 초창기에는 아시아인이 적은 이곳의 전기밥솥이 종류도 적고 맘에 들지도 않아, 그냥 그때 그때 냄비밥을 해서 먹었습니다. 어차피 저희 집에서 쌀밥을 먹는 사람은 저와 딸아이 둘 뿐이기에, 매니저 씨나 다른 손님들을 위해 그리스음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저는 매일 밥을 해 먹을 수는 없으므로 그럭저럭 냄비밥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리스에 부모님이 오시게 되면서 이 쿠쿠압력밥솥을 선물로 들고 오셨고, 저는 밥이 되는 것을 지키고 서 있지 않아도 되는 전기 압력밥솥이 새삼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십년 넘게 쿠쿠압력밥솥을 써 왔었는데, 단 한번도 고맙다라는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던.. 2013. 6. 14.
짧은 일탈, 특별한 밤 외출에 마음이 시원해졌어요.(그리고 미안해.) 한국에 살 때도 답답할 때는 가끔 마음 맞는 친구와 삼청동 골목이나 올림픽 공원 서쪽 능선, 파주출판단지 안쪽 처럼 한가한 길을 걷고, 맛있는 커피 마시는 게 제가 일탈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업무에 쫓기고 많은 사람을 만나며 복잡하게 갈라졌던 마음이, 한가한 풍경 속에서 가닥이 모아져 생각이 정리되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리스에 와서는 이렇게 한가한 일탈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적응이 되니 해야할 일이 늘어나서 낮엔 이런 저런 일을 하고 밤엔 가족 돌보고 손님 맞이 하느라 정신 없는 시간들이었지요. 시부모님이 바로 뒷집에 사시기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저희 가족끼리만 맛있는 것을 먹고 들어올 때도 어떨 땐 좀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 2013. 6. 12.
장의사와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정말 괴기스런 외국인 친구들 장의사와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정말 괴기스런 외국인 친구들 어제 소개한 할끼다에 여행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아테네 근교의 소도시인 할끼다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프랑스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의 호텔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오길 잘 했다 생각했는데요. 당시 저희가 묵었던 할끼다의 호텔정원과 베란다 사진입니다. 매니저 씨는 할끼다에서 아테네로 가는 길 중간 쯤의 경치 좋은 바닷가에, 친한 친구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며 오랜만에 그들을 만나고 싶으니 함께 들르자 했습니다.기존의 제가 알던 매니저 씨 친구들이 다들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들이라, 새로 만날 이들에 대해서 별 거부감 없이흔쾌히 함께 가게 되었는데요. 호젓한 바닷가에 있는 이 카페 간판을 찾았을 때부터, 저는 뭔가 좀 특이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왜.. 2013. 6. 11.
한국 장인을 단번에 녹여 버린 외국인 사위의 비결 한국 장인을 단번에 녹여 버린 외국인 사위의 비결 "아, 글쎄. 아빠가 그런 걸 좋아하실 리가 없다니까! 절대 그런 말을 하지 말아 줘." "왜 아빠한테 그런 걸 권하려고 해? 우리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군복무하실 때 간첩 잡는 일 하셨다고. 부탁이야. 제발." 그리스로 이사온 후, 아버지께서 저희를 보러 그리스에 오시기로 하셨을 때, 제가 매니저 씨에게 던졌던 말들입니다. 장거리 해외여행은 늘 힘들어 하시고, 땅 넓은 미국이라 맘대로 돌아다닐 수 없어 미국 딸네 집도 지루하다며 긴 세 월 동안 딱 한 번 밖에 안 다녀 오셨던 아버지이신지라 저는 정말 긴장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깔끔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성격에, 몸 아프셨던 과거때문에 음식을 상당히 까다롭게 드시는 분이 저희 아버지셨습.. 2013. 6. 8.
그리스인들에 대해 심하게 오해하게 만든 '이것' 그리스인들에 대해 심하게 오해하게 만든 '이것' 전에 말씀 드렸듯이, 여자가 집을 사는 그리스 문화대로 제가 시부모님께 작은 집을 지어드리고 시부모님이 사시던 이 집에 저희가 살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님께서는 그 기회에 살림을 다 새로 장만 하신다며 살림을 많이 두고 이사 나가셨는데요. 이민을 올 때 한국에서의 모든 살림을 정리하고 들어온 저는 시부모님이 쓰시던 오래된 물건을 물려 받아 쓰는 것 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든 물건의 연차는 달랐지만, 어떤 것은 이십 년이 넘은 것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냥 시어머님이 알뜰하시구나 정도로 생각했었고, 저도 낭비는 싫어하므로 쓸만한 것은 새로 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에 이사 온 첫 해 여름, 한참 시어머님으로부터 '다림질이 필요.. 2013. 6. 3.
저는 오늘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늘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딸아이는 어제부터 숙제를 붙들고 씨름하고 있었습니다.그런데 제가 한국과 일 관계로 전화를 길게 하느라 도무지 도와줄 짬이 나질 않았지요.딸아이는 숙제를 들고 뒷집 시부모님 댁에 갔지만 손님이 한 가득, 역시 도와주실 수가 없었습니다.웬일로 아빠가 일찍 들어와서 숙제를 도와 주나 했는데, 일 때문에 다시 나가봐야 했습니다. 제가 일을 좀 끝내고 숙제를 봐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딸아이는 설움에 복 받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었지요.도대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숙제가 너무 많고 힘들다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정말 웬만하면 엄살이다 하고 넘어갈텐데, 숙제를 보니 정말 엄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스 초등학교는 숙제가 참 많습니다. 공교육에 상당.. 2013. 5. 31.
외국인 남편이 좋아하는 감자탕집에 못 갔던 슬픈 이유 외국인 남편이 좋아하는 감자탕집에 못 갔던 슬픈 이유 매니저 씨는 한국에 살 때, 감자탕을 참 좋아했습니다.얼마나 좋아했냐면, 다시 한국에 가고 싶은 이유가 롯데월드, 감자탕, 해장국, 조개구이, 홍합짱뽕 순서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지요.그런 그가 최고로 꼽는 한국음식인 감자탕을 자주 먹을 수가 없는 슬픈 이유가 있습니다.그것은 우리가 처음으로 감자탕을 함께 먹으러 갔던 날, 바로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의 식성을 고려해 봤을 때 분명히 감자탕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매니저 씨가 한국에 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잠실에 있는 모 유명한 감자탕집에 그를 데리고 갔습니다. 가기 전에 감자탕이라는 음식에 대해 이미 제게 설명을 들었던 그는 정말 기대에 차서 룰루랄라 저를 따라나.. 2013. 5. 30.
외국인과 로맨스를 기대했던 내 친구에게 생긴 일 외국인과 로맨스를 기대했던 내 친구에게 생긴 일 저녁 무렵, 딸아이와 그리스인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갈리쎄아(Καλιθέα Kalithea)에 차를 마시러 갔습니다. 어제 저녁 찍은 사진들인데, 저 뒷 모습의 여성은 제 일행과 상관 없는 그냥 관광객이랍니다^^ 갈리쎄아(Καλιθέα Kalithe) 1928년 이탈리아가 그리스를 점령했을 당시, 피부를 치유하는 천연수가 샘솟아 바다와 연결되는 해변이 로도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탈리아 고위 관계자들은, 이 갈리쎄아를 이탈리아 고위 관계자들을 위한 휴양 장소로 개발하고 피크닉과 파티, 천연수 피부치료와 수영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장소로 갈리쎄아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로도스 시에서 10km 외곽이라 시내에서 차로는 약 20~30분 떨어진 장소로, 현.. 2013. 5. 22.
코믹한 유로비전 중계와 시어머니의 엉뚱한 시청평 코믹한 유로비전 중계와 시어머니의 엉뚱한 시청평 어제 소개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유럽의 각 나라 각 가정으로 생방송으로 내 보내는데요. 영어로 진행되는 축제이니만큼, 각국 언어로 아나운서나 MC 들이 이 축제에 대해 각 나라 방송국에서 중계 해설을 하게 됩니다. 그리스의 경우 그 중계와 해설이 해마다 마치 만담을 연상케 해서 그 해설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오늘은 유로비전에서 특이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나라들 중심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그리스 중계 해설가들은 얼굴은 나오지 않고 목소리만 계속 출연했는데요. 원래 풍자를 좋아하는 그리스 방송인들답게, 저를 많이 웃게 만든 이 코믹한 해설 내용과 이에 대한 저희 시어머님의 엉뚱한 반응을 소개해 봅니다. 1. 몰도바(Moldova)의 곡 .. 2013. 5. 21.
이민 갔던 그리스인들이 역이민하는 단순한 이유들 이민 갔던 그리스인들이 역이민하는 단순한 이유들 전세계에는 현재 그리스 거주 인구만큼이나 많은 그리스 이민자들이 각 나라별로 분포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을 갔거나 유학을 갔다가, 다시 회귀본능을 느끼듯 역이민하는 그리스인들도 상당 수에 달하는데요. 그들이 '왜 그리스로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지' 피력하는 이유가 한결같이 비슷해서 그것을 소개합니다. 1. 해가 모자란 곳에서 살 수가 없어요. 그리스가 일조량이 많은 나라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그리스인들은 으레 햇볕은 이렇게 늘 풍족한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다 그리스를 떠나 살게 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살면서, "어? 왜 햇볕이 부족하지?"라며 우울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스의 여름 해.. 2013. 5. 16.
값싼 과일샐러드가 외국인 시어머니에게 미친 영향 값싼 과일샐러드가 외국인 시어머니에게 미친 영향 저녁 무렵 시어머님께서 열려 있던 집 뒷창문으로 "올리브나무~" 라며 제 이름의 말꼬리를 쭉 빼며 특별히 다정 하게 부르셨습니다. 그러시더니 곧 '요 며칠 생일을 핑계로 딸아이만 겨우 뭔가 해 먹이고 요리 파업 중인' 저에게 "배고프지 않니? 치즈 넣어서 파이를 좀 구울 건데? 네 것도 해 줄까?" 라고 물어 보셨습니다. "아.. 안 그래도 배고팠는데, 해주시면 많이 감사하지요." 라고 대답을 하면서도 참 별일이 다 있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에 워낙 파이나 케이크 만들기가 생활화 되어 계신 분이라 뭔가 열심히 만들어 턱 한 접시 씩 안겨 주시는 일은 흔한 일상이지만, 그렇다고 손녀인 제 딸아이에게가 아닌, 제게! 뭔가 만들어 줄.. 2013.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