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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

한국철도노조를 열혈 지지하는 그리스인들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 1. 16.

 

 

 

한국철도의 민영화를 반대하는 23일간의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전국철도노조)의 총파업은 끝이 났지만, 철도 분할 민영화를 반대하는 대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출처 – 전국철도노동조합 http://krwu.nodong.net/ )

 

먼저 한국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전국철도노조와 지지여론의 입장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7조의 빚을 안고 있는 코레일. 정부는 수서발 KTX를 분리시켜 공기업화 해 경쟁체제를 만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전국철도노조 측은 철도 사업을 분리해 공기업화 하는 것은 곧 민영화로 이어질 것이고, 이런 경쟁이 현 적자를 해결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도리어 철도요금 인상 등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민영화 과정에서 천문학적 숫자를 요하는 철도 사업을 할 수 있는 자본력 있는 민간 기업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결국 현재 통신 산업처럼 독과점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민영화로 인한 경쟁체제가 빚을 줄이는 것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17조 빚의 출처가 막연하게 투자때문이라고 말할 뿐 어느 부분에서 온 것인지에 관하여 투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는 낙하산 인사와 관련있을 거라는 주장도 재기되고 있습니다.

(코레일 빚 관련 자세한 내용은 이곳으로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7881013&cp=nv)

게다가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사례나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시의 발언(외국기업에 공공시장을 연다)대로 철도 민영화는 결국 전기, 수도 민영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기, 수도 민영화는 요금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담당했던 민간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전기가 끊어져 버렸던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사례처럼 기본 국민의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철도 사업을 분리 해 공기업화 하더라도 민영화하지 않도록 법제화 하겠다 라고 밝혔으나, 전국철도노조나 국민들 중 이 주장을 믿지 않는 수가 많은 것은, 법제화 라는 말이 나온 지 몇 주가 지나도록 이에 대한 아무 구체적인 정부의 움직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민영화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이번 전국철도노조에서 임금인상 등의 협상안을 함께 들고 나온 것에 대해, 민영화를 빌미로 노조원들의 밥그릇을 챙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노조측은 임금인상 조건은 한국 노동법에 임금인상이나 복지혜택 등의 조건이 안 들어 있는 파업은 불법파업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한 조건이고, 만약 민영화가 철회 된다면 이 조건 철회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꿋꿋한올리브나무

 

 

이런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 세계 각 나라의 노동조합을 비롯한 국민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여론이 늘고 있습니다.

  

facebook - Support railway worker's right to strike in korea

페이스북 한국철도노조를 지지하는 사이트로 전 세계 각 곳에서 지지하는 사진과 글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노동신문에서도 연일 한국철도노조를 지원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프랑스 철도노조에서는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한국철도의 민영화를 반대하는 시위를 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이미 철도의 민영화로 큰 부작용을 겪었던 영국철도노조의 한국철도 민영화 반대를 위한 삭발의식이 눈에 띕니다.

 

 

 

이에 대해 그리스의 반응을 알아보니, 그리스 노동조합연맹인 PAME의 조합원들이 아테네에 있는 주 그리스 한국 대사관을 찾아 한국철도노조를 지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PAME는 1999년 4월 설립되어 현재 18개 지점, 230개의 노조연맹으로 2,500명의 조합원이 함께 하는 그리스의 노동조합연맹입니다. (http://pamehellas.gr/)

 

 

재외국민 입장에서 볼 때, 사실 해외 언론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기사보다는 더 자주 등장하는 김정은의 행보나 북한 핵 문제가 아닌, 한국의 현재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는 해외 여론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한국과 교류가 활발한 편이 아닌 그리스의 언론에서는 그간 박근혜 정부나 한국에 대해 드물게 소식을 전하더라도 그리스인 특유의 풍자적이고 단편적인 보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르네상스 시대로 되돌아가는가?» 라는 식의 한 줄 평 같은 것이 그 예입니다.

 (그리스에서는 대통령이나 정치가를 놀리듯 풍자하는 TV프로그램이 여럿 있고, 이런 부분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현직 총리가 실언을 했을 때, 나체 남자 카툰과 총리 얼굴 사진을 합성해 MC들이 풍자거리로 삼는 경우도 보았는데, 이런 것은 당연한 그리스의 풍자 문화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런 그리스인들이 이번처럼 직접적으로 한국의 현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지지하고 나섰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현상에 대해, 그리스 국가 경제 회복 과정에서 구제 금융과 EU의 요구 대로 세금 인상, 고용보험 삭감, 공무원 구조조정 등 국민에게 강제적으로 주어진 의무 앞에 현 그리스 노조의 주장과 파업이 예전만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 버린 부분 때문에, 그리스 노조가 언론의 관심을 끌고 싶어 이런 한국을 지지하는 행동을 취했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존심 강한 그리스인들이, 그것도 2,500명의 조합원이 함께 하는 노조연맹 대표단이 한국대사관 앞까지 찾아가 한국철도노조를 적극 지지하는 행동을 취했다는 것은, 진심으로 한국의 이번 사안이 해결되길 바라는 노동자의 입장이 더 컸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스 노조 PAME의 홈페이지 소개 글에서 '우리는 범 그리스적인 활동을 해왔다'라고 소개한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이 글은 한국철도 민영화 반대를 지지하는 해외 여론에 관한 글입니다. 비방이나 욕설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건강하게 피력하는 댓글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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