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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독백

막말자들이여.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11. 28.

 

 

막말자들이여.

 

 

왜 사람 말을 이해를 못 할까.

왜 처음 보는 사이에 막말을 할까.

왜 그리스 초등학교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 할까.

글을 제대로 읽어보시란 말이다.

한국과 달리, 그리스 초등학교는 등학교 때 부모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고 분명히 썼다.

부모 동반 없이는 학교를 못 오고 가도록 법이 그런 나라에 사는 아이가,

사람이 죽어 나가고 집이 침수되도록 폭우가 몰아친 날, 지각을 했다고

선생님이 아이를 데려다 준 부모에게가 아닌, 9살 딸아이에게 소리를 지른 게 당연한 일이라고?

내가 예민한 거라고?

 

담임에게 화가 나지만, 오늘도 무단 결근한 담임을 어떻게든 이해해 보려고 쓴 글인데

글이 메인에 오르니

보도 듣도 못한 사람들이 들어와 막말을 남긴다.

 

내 글을 평소에 읽던 독자가 그런 글을 남겼다면

그들은 나를 조금은 아는 사람이고 딸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아는 사람이니

그래, 내가 뭔가 잘못했구나 반성이라도 하겠다.

 

막말자들이여.

그대들은 이민 생활이 뭔지 아는가.

한국인이 딸아이와 나, 단 둘 뿐인 곳에서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아는가.

 

나는 오늘도 삶이 고단했다.

그래도 내 선택으로 이 나라에 왔고 그래서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좋게 생각하고 감사하며 살려고 하는데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가.

 

당신들이 우리가 이곳에서 흘린 눈물을 아냔 말이다.

당신 자식이, 혹은 당신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버스에서 쫓겨난 적이 있냔 말이다.

당신 자식이, 혹은 당신이 길 가다 칭챙총 손가락질을 당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해져서

더 이상 울지도 않는 씩씩한 딸아이의 잠든 얼굴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려본 적이 있냔 말이다.

 

그리스에서 얼마나 수 많은 이민자 부모가 말이 어눌하고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생님이, 자기 아이를 그리스인 아이와 차별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지 못하고

그냥 당하고만 사는 줄 아는가.

내가 이런 말을 안 해서 몰랐다고?

그러게 댓글 날리기 전에 다른 글도 좀 보지 그러셨나.

 

내 글을 스무 개, 아니 열 개만 정독해서 읽어 봐라.

아니, 그조차 귀찮으니 아무 말이나 썼겠지.

 

왜 애 관련 글에 함부로 아무 말이나 하는가.

심지어 자식도 있다는 사람이.

어떻게 직접 여기서 겪어 보지 않은 일들에 그렇게나 다들 잘나셨는지.

참 대단하십니다.

 

한국에서 당신 자녀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는데,

내가 진상에 극성엄마이고,

내 딸이 문제가 있는 거라고 말하셨소?

 

내가 여기에 한국에서 사는 얘길 썼던가? 여기가 한국인가?

 

 

막말자들이여.

얼굴 모른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아라.

당신들이 적어도 어느 나라 어느 동네에 사는 정도는

IP로 다 알 수 있다.

친절한 티스토리는 당신이 아이디를 바꾸어 써도

열심히도 찾아준다. 

 

 

대단하다. 대한민국.

내 그리운 조국.

다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내 그리운 조국에 사는 분들이셨네.

 

 

막말자들이여.

그대들처럼 겪지 않은 일도 다 알 수 있는 해안을 가진 사람들 덕에

대한민국 미래는 밝겠구려.

 

또한 나는 그대들 덕에

오래 살겠구려.

고맙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