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유물 반환을 호소하는
그리스인들의 독특한 운동
지난 주 만났던 그리스인 친구로부터 만났을 때 본인이 찍은 딸아이의 사진을 SNS에 올려뒀으니 확인하라는 연락
이 왔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그 친구의 SNS로 들어가 그간 친구가 찍은 사진들을 둘러보는데, 친구의 SNS에 링크
되어 있는 흥미로운 것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이 사진을 보고는 푸하핫 하고 크게 웃었습니다.
그게 저 그리스 여신상이 저런 멘트를 날린다는 발상이 너무 웃겼기 때문입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도대체 이 여신상은 어디에 있길래 그리스로 돌아오려고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이 사진을 만든 사람이 왜 그리스어가 아닌 영어로 이런 걸 만들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링크된 이 포스터 비슷한 사진 옆에 달린 댓글들은 그리스인들 것 외에도 다른 나라 사람들의 것들도 있었
는데,
"그래. 아가씨, 얼른 고향으로 돌아가길 나도 간절히 바랄게." 처럼 코믹스러운 댓글부터,
"돌려보내라. 대영박물관은 각성하라!" 등의 심각한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어랏? 이거 그냥 웃자고 만든 게 아니구나? 싶었던 저는 사진의 원래 출처(www.imgreek.gr)로 들어가 올려진
다른 사진들과 글들을 주욱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진에는 다른 나라 박물관 벽에 주욱 진열되어 있는 그리스의 유물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또 다른 포스터들도 있었는데요.
그렇지... 출신을 바꿀 순 없겠지. 저도 포스터의 글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아! 다른 나라에게 빼앗긴 그리스의 유물 반환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이구나.'
저는 그제야 이 포스터들이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유구의 역사를 지닌 그리스의 유물들은 다른 나라의 잦은 침략과 집권 기간동안 상당 수 다른 나라로 유출되었는
데, 그것을 반환받길 요구하는 운동이었던 것입니다.
이 포스터에서는 구체적으로 영국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런 켐페인은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도 기사화 되었는데요.
'아리스 갈로예로풀로스'라는 기자가 쓴 "전면에 나서야 마땅한 그리스" 입니다.
제목처럼 이제는 유물 반환을 위해 국민들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캠페인의 홈페이지(www.imgreeek.gr)와 youtube에는 비장하기까지 한 음악과 함께 이런 빼앗긴 그리스
의 유물 반환 운동을 알리는 동영상 트레일러가 올라와 있습니다.
이 동영상까지 보고 난 저는 더 이상 첫 번째 포스터 사진을 보고 웃을 수 없게 되 버렸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유구한 역사의 우리나라 역시 무수히 많은 유물들이 국외로 유출되었고, 국내로 반환되지 못한
채 세계 유명 박물관에서 "나는 한국 것이다" "나는 한국인이다"를 몸으로 표현하며 진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저는 한국의 문화재 반환 운동 사이트들을 검색해 찾아 들어가 봤습니다.
한국 문화재 반환 운동 - facebook
(http://www.facebook.com/pages/%ED%95%9C%EA%B5%AD%EC%9C%A0%EC%B6%9C%EB%AC%B8%ED%99%94%EC%9E%AC%EB%B0%98%ED%99%98%EC%9A%B4%EB%8F%99/259857554031055)
그런데 아쉽게도 예전엔 활발하게 활동되다가 지금은 스팸성 글로 도배가 되버린 사이트들도 있었습니다.
독특한 포스터들로, 보는 이의 흥미를 이끄는 그리스의 유물 반환 운동처럼 네티즌 파워가 강한 한국에서도
문화재 반환이라는 주제가, 좀 더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다루어져,
다양한 연령층의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운동으로 일어나길 진심으로 바라게 됩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 영어 문장은 제가 편의대로 의역한 것이니, 크게 문맥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영어 번역가님들 노여워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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